2009년 8월 30일 일요일

2009년 8월

2009년 8월은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어떻게 이야기 하면 시간이 많았고, 어떻게 이야기 하면 시간이 많지 않았다. 확실한 사실은, 누군가에게 무엇이든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2000년 1월 이후(그 이전에 네트웍에 올린 글은 손실되었으니) 내 이름으로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내 홈페이지에 올린 글 수중 가장 많은 23편의 글을 2009년 8월 한달간 올렸다. 이것까지 하면 24편이니 하루 한편이 조금 못되게 글을 올린 듯 하다. 그만큼 남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가 보다.

이제 다음주가 되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바삐 사는 관계로 아마 전처럼 글을 자주 올리지는 못할걸로 생각된다. 그래도 내 머리속의 찌꺼기들을 배설하는 수단으로 글쓰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꾸준하게 매일같이 여러개의 글을 올리고 수만명의 독자를 거느린 파워 블로거는 아니지만 지난 10년간 꾸준히 내 생각과 일상을 남겨왔다. 1년에 단 하나의 글을 올리게 되더라도 이전과 같이 앞으로도 글을 올리고 내 생각을 정리하고자 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2009년 8월 29일 토요일

산책

저녁 식사를 하고나서 아내와 함께 동네 산책을 다녀왔다.

저녁이면 종종 다녀오곤 하는 산책이 지난 며칠은 부쩍 선선해진 날씨탓에 훨씬 즐거워졌다. 몇주 전까지만 해도 무더운 날씨 때문에 땀을 흘려서 운동을 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걷기 딱 좋은 바람을 맞으며 기분 좋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서울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이곳 동탄에는 벌써 가을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메일 박스 정리

지난 몇년간 쌓여왔던 gmail 의 메일박스를 정리했다.

이제 다시는 찾아볼 일 없는 연구과제 관련 메일과 논문 첨부 메일등을 고민하다 모두 삭제했다. 그냥 놔둬도 되겠지만 이사가면서 짐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모두 삭제했다.

2기가 정도 사용중이던 메일 박스가 정리하고나서 보니 56메가로 용량이 줄어 있었다. 연구와 관련된 메일이 그렇게 많았을 줄은 생각도 못했었는데.

텅 비어버린 메일 박스를 보며 무언가 시원 섭섭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The Mission



오래전 감명깊게 본 영화중에 The Mission 이라는 영화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은 대게 음악도 좋다. 영화를 평가할 때 OST 의 비중을 높게 두기 때문이겠지만 여하튼 그렇다.

최근들어 이 영화의 OST 를 자주 듣고 있다. 무척 오래전에 구입한 CD 인데 한동안 듣지 않다가 얼마전부터 CD재생기에 넣어두고 반복해서 듣는다. 구할수만 있다면 DVD 를 구입하고 싶은 영화 0순위인데 발매를 했는데 못찾는건지 눈에 띄질 않는다.

구입하고 싶었던 영화 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마의 휴일 은 구했지만 아직도 컬렉션으로 갖추고 싶은 영화들은 목록으로 정리하기에도 벅차다. 쉽게 구해지진 않지만...명작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명작이니만큼 서두르지 말고 꾸준히 찾아볼 생각이다. :-)



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오늘 재미있는 기사를 접했다. 상반기(6월까지)까지의 정부 재정 적자가 28조원에 이른다는 기사였다. 기사의 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재정 적자를 22조원으로 계획하고 있었다는데 상반기에만 28조원의 적자가 이미 발생했으니 하반기 재정 운용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최근 개인들의 금융관련 지식이 늘면서 예전처럼 안먹고 안입고 안쓰는 저축이나 생각없는 소비 대신 노후까지 계획을 짜서 생활하는 재무설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개인들도 이럴진데, 도대체 현 정부는 무슨 생각으로 상반기에만 28조의 적자를 봤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문득 예전에 접했던 블로그가 생각났다.

현대건설 파산(워크아웃) 주범! 이명박!!

내용을 요약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있을 당시 이라크 전쟁 위기로 모든 건설 회사들이 이라크에서 빠져 나갈때 현대건설만 공사비를 받을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묻지마 수주를 했고 이것이 결국 대부분 미수금이 되면서 현대건설이 파산하는데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는 것이다.

이미 그 당시에 앞 뒤 따져보지 않고 무조건 하고 보는 방식으로 회사를 말아먹었던 것이다. 지금 국가 재정을 쓰는 방식을 보면 계획대로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가 시끄러우면 돈뭉치 들어다 틀어 막는 식인데 과거 현대건설 파산과 너무나 흡사하다. 한마디로 무계획적인 운용인 것이다.

만일 예산 계획 수립 후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해서 재정적자 규모가 확대된 거라면 이해할 수 있다. 설명을 하면 된다. 그러나 앞선 기사의 내용에 보면 하반기가 되면 재정 적자가 줄어 22조로 맞출 수 있을 것 이라고 재정부 관계자가 이야기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렇다면 상반기에 28조의 재정 적자가 난 것도 계획된 것이고 하반기에는 6조에 해당하는 흑자 재정을 펴겠다는 말인데 현 상황에서 그게 가당키나 한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세제 개편등을 통해 추가적인 세수 확보를 하려 애쓰고 있다 하여도 정부에서 하반기에 한푼도 안쓰고 6조를 걷어 들여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어쨌든 하반기에는 흑자 재정을 펴겠다는 정부의 발언이 있었으니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대게 사람잡는 선무당들이 목소리 만큼은 씩씩하고 자신감 넘친다는 불변의 진리가 또다시 적용될까 하는 점이다.



대중문화,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을 태울 것인가

5섯살 짜리 꼬마가 가요를 부르는 동영상이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삭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저작권법이 강화된다면서 시작된 소란이 극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저작권 보호법은 원저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그러나 지금 같아선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아닌, 법무 법인의 수익을 보호하는 법이 되어 버렸다.

문화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산업이다.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수단을 쉽게 제공해주는 문화 분야가 더 많은 사랑과 인기를 누려 왔다는 점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자신이 직접 불러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저작권 위반이라며 법의 잣대(올바른 잣대로 보이지도 않지만)를 들어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지금의 작태는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대중들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가수나 작곡가들이 지금과 같이 대중이 자신의 노래를 불러주는 것을 고마워 하기는 커녕 자작권법 위반이라고 법으로 처단하려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그들의 문화와 대중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일부 불법 복제를 잡으려다 해당 문화 산업 전반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경우를 잘 묘사한 속담이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을 태운다 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문화계는 지금 그들이 살고 있는 집에 불을 놓고 있다.

만일 그대들이 원하는 것이 이와 같은 황당한 저작권법이 아니었다면, 그대들의 고객인 대중을 위해 지금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의 바램이 무엇인지는 불을 보듯 명확하다. 그리고 그 불은 지금 그대들의 집으로 옮겨붙고 있다.



2009년 8월 25일 화요일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이라면 차라리 좋겠다 는 말을 종종 듣는다. 어느쪽을 선택하든 비슷한 결과가 도출된다면 얼마나 선택이 쉬워지겠는가. 그러나 그런 선택은 사실 선택이 아닌 방기에 불과하다. 진짜 어려운 선택은, 어느 길을 택하든 후회와 아픔이 있을걸 뻔히 아는 경우다. 하지만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오고 그 선택은 결국 아픔으로 남는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은 평생을 간다.

어제 한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걸 원하고 전화했을거란 생각에 내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 했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그 친구의 목소리가 흔들리고 젖어드는 것을 들으면서 과연 지금 내 행동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야기 해야 했다. 최소한 내가 하고 있는 후회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나와 똑같은 결정을 내리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가족 구성원에게 예고되어 있는 죽음을 맞이하는, 그 방법을 결정하는 것 만큼 가혹한 선택이 어디 있을까. 그 친구의 선택이 어느쪽이든 분명 아픔과 후회는 남을 것이다. 그러나 멀리 내다 보았을 때를 생각한다면 나는 그 친구가 내 조언을 받아들이기를 희망한다. 가장 슬픈 죽음은 자신의 죽음을 예비하지 못하고 맞이하는 죽음이라 믿기 때문이다.



2009년 8월 23일 일요일

처서(處暑)

베란다 창문을 열자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들린다.

개구리 우는 소리, 매미 소리에 이어 귀뚜라미 소리가 언제부터인가 밤마다 들리고 있다. 생각해보니 더위가 한 풀 꺾이고 가을걷이를 준비한다는 처서(處暑)가 바로 오늘이다. 옛 어른들은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고 했다. 날이 선선해져 여름동안 피를 빨기 위해 극성을 부리던 모기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온 나라의 혈세를 쪽쪽 빨아들이고 있는 4대강 사업도 슬슬 수그러 들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진정으로 우리 나라의 장래 물부족 사태를 걱정한다면 반대 여론을 뭉개가며 수년안에 공사를 마무리 지으려 할 것이 아니라 필요성과 부작용등을 장시간 논의하고 검토한 끝에 오랜 기간 공들여 물부족 사태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토론과 설득의 정도를 밟으면 된다. 넘치기 일보 직전의 반대 여론을 막고자 가래를 들지 말고 지금이라도 호미를 들어 막으라는 소리다.

처서가 지나고 나서도 피를 빨고자 달려드는 모기는 쉽사리 손바닥에 눌려 죽는 법이다.



결정

'결정' 을 내리는 순간은 언제나 괴롭다.

갈등을 동반하지 않는 결정은 사실 그 순간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기억하는 모든 결정은 괴로운 시간을 수반했던 사건들이다.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오늘...아니 이제는 어제가 되어버린 저녁, 몇해 전 힘든 결정을 내렸었다는 후배를 만나 그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이후 세시간 동안 내가 무슨 이야기들을 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머리속이 하얗게 비어 있었다.

결정의 이유는 묻지 않았다. 지나간 일에 이유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걸 물어보지 않는 내가 야속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나가 버린 과거의 일을 들추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반면 누군가에게 그 일을 이야기 하면서 하소연 하고 싶은 것 아닐까 싶은 걱정도 들었다. 결과적으로 머리속만 뒤죽 박죽이 된 채 쓸데없는 시간만 흘려 보냈다. 횡설수설. 말해놓고 나서 '아이고..' 싶은 문장들이 쉴 새 없이 입에서 튀어 나갔다.

그 후배의 결정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누구든 다른 사람의 결정에 도움을 줄 수는 없다. 조언이랍시고 해줘 봐야 결국 결정하는 건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지인들에게 제대로 연락도 못하고 지냈다는 그 녀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안타까웠던 것도 사실이다. 각자 다른 학교 대학원으로 진학하기 전인 2002년까지 가장 친한 친구로 지냈던 녀석이었는데.

힘든 결정 뒤에는 언제나 그 순간을 보듬을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혼자 이겨낸, 그리고 이겨내고 있는 후배에게 위로의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언제나 굳건했던 녀석이기에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새벽. 맥주를 한 캔 뜯어 그 후배를 위해 잔을 비운다.



2009년 8월 22일 토요일

화장실에서 읽는 책

일반적으로는 그러지 않지만 가끔 두 권 이상의 책을 동시에 읽어 나갈때가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금방 읽어나가지 못하고 조금씩 오랜시간 읽는 책이 있을 때 그런 일이 생긴다. 그런 경우 그 책은 화장실에 비치되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이용하곤 한다. 최근에 그랬다.

'움베르토 에코' 의 '장미의 이름' 을 손에 잡은지는 오래 되었지만 잘 읽히지 않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다른 책에 추월 당하기를 몇번, 오늘 상권을 화장실에서 다 읽었다. 하권도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화장실에 비치될 것 같다. 차이가 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가 있어져서 속도가 제법 날 것 같다는 것.

후배를 만나 머리 복잡한 이야기를 들어 잠도 오지 않는 밤. 화장실에 비치해 둔 책을 들고 나와 거실에서 잠이 올 때까지 읽어야 겠다.



2009년 8월 20일 목요일

장인어른, 장모님 방문

어제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장인어른과 장모님께서 찾아오셨다. 내일 있을 학위 수여식에 참석하고자 올라오신 것이지만 이틀 먼저 올라와서 집도 구경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찍 올라오시는 것을 말씀드렸는데 기쁘게도 승락해서 일찍 올라 오셨다.

어제는 시간이 늦어 아무데도 못갔지만 오늘은 두 분을 모시고 코엑스에서 열렸던 유아용품 및 출산준비물 박람회에 다녀왔다. 우리도 이런저런 준비물을 샀고 부모님들께서 몇가지 사주시기도 했다.

지금은 집사람하고 이불을 보러 장모님께서는 나가셨고 장인어른은 주무시고 계신다.

간만에 집이 북적북적한게 좋다. 역시 함께 사는 식구는 단촐한 것 보다는 약간명이 더 있는 것이 좋은 듯 하다. ^^



2009년 8월 19일 수요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분의 재임기간까지 나는 정치에 대해 무관심 했기에 그가 언론에서 빨갱이라는 공격을 받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되든 무관심했다. 말 그대로 '정치에 관심 없는 이십대' 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랬기 때문에 그 분이 어떠한 시간을 보냈고 어떤 일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 기록물로 남겨져 있는 사실들을 접할 수는 있으나 그 시기를 공유하고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내 감정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향한 것과 같이 애틋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한가지는, 대한민국의 민주화에 대해 혹은 시민의 권력에 대해 알아갈수록 어느 분야를 알아보든 귀결점은 '김대중' 이라는 세 글자였다는 점이다. 그가 대한민국 역사에 남긴 발자취의 깊이는 발자국이 아니라 깊은 계곡을 팠고 거대한 벽을 남겼다.

누구나 신념을 갖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절대 권력이 그 신념을 꺾으려 할 때 굽히지 않고 수십년을 한결같이 굳건하게 있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그가 진정 자신의 권력욕심 때문에 정치를 했다면 절대 권력에 붙어도 벌써 수십년 전에 붙었을 것이다. 아무나 손가락을 들어 '저 자는 빨갱이다' 라고 외치면 사실 관계도 확인해보지 않고 돌을 들어 지목당한 사람을 쳐 죽이던 (한국 전쟁이 남긴, 그리고 지금도 남아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타까운 정치 의식을 생각해볼 때 그가 견뎌낸 세월은 결코 짧지 않았다. 차라리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3당 합당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워 빠져나가는 것이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고, 무릇 정치가란 그래야 한다.

뜨거운 열대야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2009년 여름. 대한민국은 진정으로 아까운 정치인을 또 한명 잃었다. 그의 영정 앞에 고개숙여 묵념을 한다.



2009년 8월 16일 일요일

초롱이 재활 치료 시작

지난 3일동안 병원에서 고강도 치료를 받던 초롱이가 오늘 집에 온다.

최소 3년 이상 재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는데 말이 통하지 않는 개라 어려움이 많다. 사람이라면 "평생 불구가 되고 싶지 않으면 앞으로 몇년간 조심하셔야 합니다" 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스스로가 조심하겠지만 개는 그게 불가능 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껑충껑충 뛰지 못하게 공간적인 제약을 가하고 주인이 운동을 시켜주는 일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해, 앞으로 3년간을 주로 개집에서 생활하도록 해야 하고 규칙적으로 나오게 해서 가벼운 운동을 조금씩 시켜야 한다. 그런데 지금 초롱이가 생활하고 있는 개집은 초롱이가 웅크리고 잘 때 편안함을 느끼도록 되어 있어서 주생활 공간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의사와 상의한 끝에 병원에서 치료받는 동안 초롱이가 지냈던 것과 동일한 제품을 전문 업체에서 구입하기로 했다. 어제와 오늘이 휴일이라 주문은 내일 들어갈텐데 그때까지는 초롱이도 불편하겠지만 기존의 집에서 며칠 지내야 할 것 같다.

뜻하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바람에 연말쯤 각자 구입하기로 했던 물건(아내는 아이폰, 나는 킨들DX)의 구입을 일단 연기하기로 했다. 앞으로 3년간 구입 안해도 좋으니 초롱이가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힘내자. 나도, 아내도, 초롱이도.




2009년 8월 15일 토요일

사촌 형제들 모임

오늘 낮에 세븐스프링스 강남점에서 사촌 형제들의 모임이 있었다. 내가 박사학위 취득턱을 내는 자리였는데 간만에 많은 수가 모였다. 각자의 생활이 있어 모여봐야 두세명씩 나뉘어서 얼굴 보는게 전부였는데 오늘은 열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친형제가 없는 내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자주 만나고, 서로 의지가 되어주는 사촌들이 많다는 것은 진정으로 반가운 일이다. 식사를 마치고 형님들과 나는 각자의 집으로, 싱글인 동생들은 조금 이르긴 하지만 맥주집을 찾아 강남역으로 헤어졌다. 지금쯤 뜨거운 날씨를 시원한 맥주로 식히며 이야기 꽃이 피었겠지. 그러고 보니 사촌들과 맥주 한잔 하느라 밤 늦게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눠본게 꽤 오래 전이다. 이젠 집으로 불러야 겠지. ^^



2009년 8월 14일 금요일

디스크가 온 초롱이

이틀전에 초롱이가 유난히 기운이 없어 보였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다음날 외출하고나서 돌아오니 초롱이가 왼쪽 다리를 잘 쓰지 못했다. 예전에 동물병원에서 초롱이가 고관절이 좋지 않다고 해서 관절에 이상이 왔구나 싶었는데 시간이 늦어 병원에 데려가진 못했다.

오늘 아침 일찍 가기로 했는데 이번엔 양쪽 다리를 다 제대로 쓰지 못하는 거였다. 안으려 하다 몸에 닿으니 죽을듯이 비명을 질렀다. 크게 이상이 생겼구나 싶었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는데 병명은 충격적이게도 디스크였다. 간호원이 초롱이의 다리살을 세게 꼬집었는데도 눈만 데룩데룩 굴리고 있었다. 하반신이 마비가 된 것이었다. 문제가 생긴 부분의 허리에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그 아래로는 감각이 없는 듯 했다.

직립 보행을 하지 않는 개는 디스크가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사람과 사는 개는 디스크가 종종 온다고 한다. 특히 사람을 좋아해서 두 발로 서서 겅중겅중 뛰는 동작을 자주하는 개일수록 디스크가 온다고 했다. 초롱이는 특히나 점프력이 좋고 이쁨받는 걸 좋아해서 우리가 들어오면 뒷다리로 서서 껑충 껑충 뛰어오르곤 했다. 평소에도 두발로 자주 서 있곤 했다. 우리는 그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웃었는데 실은 그게 초롱이의 허리에 지속적인 충격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개가 이상 행동을 하는 걸 보고 알게 되서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렇게 이틀만에 하반신 마비가 올 정도의 급성은 치료가 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단다. 오늘부터 이틀간 약물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경과가 좋으면 퇴원해도 되지만 이후 초롱이가 그런 동작을 못하도록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침에 병원에 입원시키고 나서 이런저런 일정이 있었는데 하루종일 넋이 나가서 계속 실수를 연발했다. 나도 아내도 마음이 이만저만 피폐해진게 아니다. 약물 치료는 비용 부담이 적어 괜찮지만 만일 더 악화된다면 MRI 촬영을 통해 정확한 위치와 확진을 하고난 후 수술이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보험이 안되기 때문에 수백만원이 든다는데 솔직히 우리에게 그런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여력은 없다. 또 그렇게 수술한다고 해서 100% 치료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한다. 결국 그럴 경우 초롱이는 하반신을 쓰지 못하게 될 테고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상반신 이상에 이어 욕창까지 고통스러운 나날을 살게 된다. 간혹 동물 프로그램에는 그런 개와 주인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대부분 몇 년 살지 못한다고 했다. 아내와 이후 이야기를 하면서 그럴 경우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의 가짓수를 따져봤다.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후의 생각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우선 지금 당장의 약물 치료가 효과가 있어 신경이 돌아오고 이후의 훈련 요법은 그 다음의 문제다. 결혼과 함께 우리집에 와서 우리 결혼 햇수와 같은 나이를 갖고 있는, 우리에게 지난 5년간 자식 노릇을 해준 초롱. 부디 고생하지 않고 건강을 되찾기를 바란다.






포도 농장에 다녀오다

오늘 오후 우리 부부와 기석이 셋이서 안성에 있는 삼정원 이라는 포도농장에 다녀왔다. 포도로 유명한 안성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화성으로 이사오고 나서는 여름이 오기만을 별렀었는데 드디어 다녀왔다. 삼정원은 스무가지 이상의 포도 종류를 재배하고 있는 농장인데 요즘은 세가지 종류의 포도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기석이는 4 kg, 우리 부부는 2 kg 을 샀다. 비가 지난 며칠간 많이 와서인지 포도의 당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청포도의 새콤한 맛이 오히려 더 강조되서 개운한 맛을 냈다. 이제 간혹 지나다니면서 포도를 구입할 계획이다. 다음번엔 다른 포도 농장을 찾아봐야겠다. 마음에 안들어서는 아니다. 혹시 아는가? 더 맛있는 포도를 재배하는 농장이 안성 어디에 숨어 있을지. :-)



2009년 8월 11일 화요일

스무살의 나

집에서 사진 정리를 좀 했다.

옛날부터 찍어서 모아온 사진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앨범을 사서 정리를 좀 해두긴 해야 하는데 너무 많아서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렇게 나온 사진들 중 내 시선을 끄는 건 스무살의 내 모습이었다. 정확하게는 스무살 초중반까지의 사진들. 그 당시에는 여행을 많이 다녔다. 서해에서 남해를 거쳐 동해까지 우리나라 해안을 따라갔던 배낭여행, 한여름 소나기 맞아가며 중부지역의 고갯길들을 타넘고 다녔던 자전거 여행, 과 동기들을 이끌고 속초로 다녀왔던 기차여행, 중국 연변 자치구로 다녀왔던 한겨울의 자원봉사, 일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 다녀왔던 그리고 또다시 가고 싶은 지리산 종주, 백제의 발자취를 따라 걸었던 공주와 부여로의 역사 여행, 대동여지도의 길을 현대 지도에 옮겨 그려가며 옛길을 따라 걸었던 국토종주....그리고 어디를 언제 다녀왔는지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주말 배낭 여행들.

돌이켜 보면 편하게 다녔던 여행은 단 한번도 없었다. 늘 코에서 단내가 나도록 힘들었었고 돈을 여유있게 써가며 다녔던 적도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스무살의 내 젊음을 한껏 누려가며 다닐 수 있었고 '어디가서 뭘 봤는데 좋더라' 는 식이 아닌 생생한 이야기 거리가 넘치도록 많다. 수리티재를 자전거로 넘는게 어떤지, 지리산 촛대바위를 남의 배낭을 옮기느라 두번이나 오르락 내리락 한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도보 여행을 하다 지났던 수박밭에서 주인 아저씨가 안겨준 수박을 주먹으로 깨 먹는 맛이 어떤지, 대동여지도를 따라 그린 길을 걷다 산 꼭대기에서 길이 사라져 버렸을 때의 황당함이 어떤 기분인지. 스무살의 젊음이 아니면 도전해보기 힘든 것들을 누려 봤기에 나는 누구를 만나든 할 말이 많다. 그리고 그만큼 내 스무살의 기억은 풍요롭다.

사진 속에는 그 때의 나와, 그 때를 함께 했던 사람들이 그 당시의 얼굴을 한채 웃고 있었다. 사진을 보며 한참을 미소 지었다. 푸근해 진다는게 이런 기분일까. 기억이 풍요로우면 그것을 함께했던 사람들도 풍요롭다.

지금도 여행을 다니지만, 분명 그 당시에 경험했던 여행과는 많이 다르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금이 불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때의 경험과 기억 만큼이나 지금의 경험과 기억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나이를 한살 먹을때마다 내가 내 삶에서 또다시 1년을 만들어 냈다는 뿌듯함에 기뻐하듯이, 나는 지금의 내 경험들 역시 앞으로 십년이 훌쩍 지난 후 또다시 풍요로운 기억으로 되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시간이 흘러가는 만큼 되돌아 오는 기억의 풍요로움도 커진다는 것을 믿는다. 그것이 바로 내가 그리고 우리가 사는 모습이라는 것도 나는 믿는다.



2009년 8월 10일 월요일


[K50.4 | 400TX | Diafine | V700]
@용인




읽은 책 목록

-. 2009년 8월 10일 이전에 읽은 책은 게시하지 않음
-. 이 게시글은 블로그 우측 하단에 링크로 상시 게시
-. 업데이트 하는 책은 완독을 기준으로 함.
-. 두차례 이상 다독을 한 책도 읽을 때마다 매번 재게시


순번제목저자완독일
25 예술가의 작업실 박영택 2013.2.18.
24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이해인 2012.10.12.
23 (마음을 얻는 지혜)경청 조신형, 박현찬 2012.10.05.
22 조국 현상을 말한다 김용민 2012.9.24.
21 좋은 사람 콤플렉스 듀크 로빈슨 2012.1.16.
20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와사키 나쓰미 2011.10.16.
19 생각 버리기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2011.09.28.
18 인문학 콘서트 김기동 外 2011.07.17.
17 Justice 마이클 샌델 2011.03.11.
16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2011.02.03.
15 밤의 거미원숭이 무라카미 하루키 2010.09.12.
14피를 마시는 새이영도2010.08.07.
14눈물을 마시는 새이영도2010.07.02.
1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코맥 매카시2010.06.11.
12김동인 단편선김동인2010.05.05.
11천년의 금서김진명2010.03.15.
9세계 금융을 움직이는 어둠의 세력기쿠카와 세이지2009.11.21.
8긍정안광호2009.10.11.
7연인정호승2009.09.25.
6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알랭 드 보통2009.09.18.
5즐거운 나의 집공지영2009.09.03.
4장미의 이름(하)움베리토 에코2009.08.31.
3무기의 그늘(하)황석영2009.08.24.
2장미의 이름(상)움베리토 에코2009.08.22.
1무기의 그늘(상)황석영2009.08.14.


* blogspot 에서 table 만들 때 테이블 윗 공간에 여백이 남는 문제는 나무님의 게시글을 참조해서 해결했음.

수면 내시경

얼마 전 밤에 심한 복통으로 잠을 깼다. 하필이면 처가에 놀러가서 아버님과 술 한잔을 하고난 이후 그랬기 때문에 어른들의 걱정을 사고 말았다. 그날 이후 통증은 바로 사라졌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졸업논문 학기를 거치며 신경성 위염이 생긴 듯 했다.

병원에 가서 확인을 받았는데 예상대로 신경성 위염. 의사가 약을 처방해주면서 3~4일만 약을 먹으면 완치가 될 것 같긴 한데 이왕 병원에 올 정도로 신경을 썼으니 내시경으로 한번 검사해 보는게 어떤가를 물어봤다. 생각해보니 어차피 입사하고 나면 병원다닐 시간도 부족할만큼 바빠질게 뻔한데 여유 있을 때 검사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 병원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면 내시경을 받았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아주 깨끗. 위염도 전부 없어졌고 위가 아주 건강한 상태라고 했다. 그리고 왜 수면 내시경이라고 불리는지 알 것 같았다. 시술대에 눕고나서 링거를 맞고 있는 혈관 주사 라인에 간호사가 주사를 한대 놓았다. 온 몸이 약간 나른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갑자기 다 끝났으니 회복실로 가자고 했다. 약간 황당할 정도로 아무 느낌이 없었다.

정말로 시술받는 통증에도 불구하고 세상 모르고 잘 만큼 강력한 수면제를 썼을리는 없고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마취제들 중 하나를 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시술 후에 잠깐이지만 균형을 잘 잡지 못해 아내가 옆에서 팔을 잡아서 균형감을 보조해 줘야 했다.) 그래서 약효가 있는 동안 벌어지는 일들이 기억 중추에 전달이 안되는 것 아닐까. 술 마시고 필름이 끊긴 것과 같은 효과겠지. 어쨌든 기억하지 못하면 아팠든 안아팠든 상관없는 일이다. 위가 건강하다니 그걸로 대 만족. :-)


에피소드 하나.

내 앞에 시술 받았던 사람은 마취제 양을 좀 줄여달라고 의사한테 요구했다고 한다. 지난번에 시술 받고 나서 중국집에서 자장면 먹다 기억이 돌아왔다나. 시술대에 누운 것 까지 기억나는데 그 다음에 정신차려보니 자신이 자장면을 먹고 있더란다. 얼마나 황당했을까. ㅡ_ㅡ;; 암튼 그런 이유로 수면 내시경은 무조건 보호자와 함께 가야 한다.



2009년 8월 9일 일요일

형태가 없는 것



고정된 형태가 없는 것들.

바람, 불, 물

이들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다는 것은 묘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커피 핸드 드립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는 첫맛은 커피 본연의 깊은 맛이 강하게 나고 뒷맛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종류다. (에스프레소는 싫어한다. 진한 맛은 일품이지만 넘기고 난 후 커피의 맛이 입 안에 너무 많이 남아있다) 브라질 산토스를 가장 좋아하고 만델린도 좋아하는 편이다. 아내는 예가체프등과 같이 달콤한 맛과 새콤한 신맛이 나는 커피를 좋아하지만 나는 질색을 한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근처에서 카페 빠르코 라는 로스터리 커피숍을 하시는 작은 어머니 (이제껏 다니면서 마셔본 핸드드립 커피중에 작은 어머니만큼 원두 종류별 맛을 기가막히게 이끌어 내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덕에 핸드드립을 배워서 그 이후부턴 내가 원하는 맛을 내 손으로 내는 재미를 쏠쏠히 느끼며 커피를 즐기고 있다.

작은 어머니 가게에 인사드릴겸 놀러가면 로스팅이 잘 된 커피 원두를 조금씩 싸주셔서 신선한 원두를 구하는게 별 문제가 되지 않았었는데 화성시로 이사를 온 후 잘 볶은, 신선한 커피 원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가장 가까운 로스터리 숍이 수원까지 나가야 했기 때문. (이놈의 신도시에는 아파트 말고는 뭐가 있는게 없다.) 우편으로 주문하는 건 언제 로스팅 했는지 알 수 없고 어떤 환경에서 원두를 로스팅 하는지 눈으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주문하는게 내키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로스터리 숍을 발견했다. 아쉽게도 산토스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만델린이 너무 로스팅이 잘 됐다며 강력 추천하는 주인 아저씨의 권유를 받아 만델린을 사들고 집에 왔다. 어제부터 몇 잔 마셔보고 있는데 결과는 대 만족. 주인 아저씨의 로스팅 정도가 내 입맛에 굉장히 잘 맞는다. ^^

간만에 커피를 내렸더니 집안이 커피 냄새로 그윽하다. 역시, 인위적인 방향제 같은 것 보다는 커피향이 백배는 더 좋다. :-)




2009년 8월 8일 토요일

동탄 보건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탄 보건소에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다음달에 배넷 저고리를 임신 축하 선물로 준다고 하고 이번에는 빈혈을 막기 위한 철분제를 한달치 받아왔다. 그리고는 땡.

화성시 재정이 많지 않아서인지 별다른 건 없었다. 물론 각종 검사를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것과 철분제를 임신한 모든 여성들에게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받을 건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잔뜩 기대를 하고 갔었던 터라 뭔가 좀 허전하긴 했다.

어쨌든 종현이 말 마따나 불필요한 이런저런 검사와 예방 접종들 맞을 필요 없이 보건소에서 해주는 것만 해도 충분하다니 앞으로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ps
보건소 가는길에 커피 로스터리 샵을 하나 발견했다. 그동안 신선한 커피 원두를 구하지 못해 곤란했었는데 이제 언제든지 신선한 원두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



갖고 싶은 물건 1위 - Kindle DX

몇 달 전까지는 특별히 갖고 싶은 물건이 없었다. 한때 Natura Classica 를 갖고 싶어했던 적도 있지만 Kobica 를 갖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머리속에서 사라졌다. 그 이후 그다지 갖고 싶은 물건이 없다가 얼마전부터 아내가 구매 리스트 1순위에 놓고 있는 아이폰에 나도 살짝 끌리기 시작했다.(같이 사자고 유혹 ㅡ_ㅡ;; 도대체 왜..;;;)

출시되면 아내가 살 때 나도 그럼 살까... 하는 생각이 슬슬 들던 어제. 단 하나의 물건이 내 머리속의 모든 구매 리스트를 포맷해 버렸다. 바로 아마존에서 발매하는 Kindle DX 였다.

Kindle 시리즈는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전자책 리더기다. 발광방식의 액정이 아니라 전자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종이와 거의 같은 가독성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고 무엇보다 실제 종이책을 보는 것 처럼 편하다. 휴대폰이나 모니터 등으로 글을 읽을때처럼 눈이 아프지 않다는 뜻이다. 거기다 전자책은 대부분 종이책 가격의 1/3 ~ 2/3 정도이고 그나마 저작권 기한이 끝난 고전들은 무료로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다. Kindle 은 이러한 전자책을 수천권 저장해 놓고 볼 수 있다. 사실상 도서관이나 마찬가지. 나같이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기기임에는 틀림 없으나, 그 동안은 그다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pdf 리딩 기능이 빠진 제품이 대부분이었고 디스플레이 크기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그림과 도표가 많이 첨부된 pdf 포맷의 논문 파일을 많이 보는 내게 pdf 를 그대로 보여주는 기술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기존에는 pdf 가 지원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문서내 텍스트만 별도의 txt 파일로 만들어서 보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또한 대면적 구현이 어려운(혹은 비용이 많이 드는) 전자잉크 기술의 한계와 모바일 기기는 너무 크면 곤란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그간의 전자책 리더기들은 6인치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잡아본 바로는 내 취향에는 6인치는 너무 작았다. 1세대 Kindle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 Kindle DX 가 출시되면서 그 두가지 아쉬움이 해결되어 버렸다. pdf 문서를 변환이나 손실 없이 그대로 인식함은 물론이고 크기도 9.7인치로 대폭 증가했다. wireless 기능과 한글 텍스트 문서가 읽히지 않는다는 단점은 있지만, wireless 지원 기능은 탐나긴 해도 원래 없던 기능이라 생각하면 참을 수 있고 한글 텍스트 파일이 지원 안되면 pdf 로 변환해서 읽으면 된다.(시험삼아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을 Adobe Digital Editions 를 이용해서 내 아이맥에서 변환해보니 대략 15분 정도면 책 한권이 ebook 포맷에서 pdf 로 변환되었다.)

마침 더이상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마음껏 빌릴 수 없게 되어서 전자책을 이용할까 고민중이었다. 일일이 사서 보자니 책값이 감당이 안되고 시립 도서관을 이용하자니 회사 생활 하면서 오가기 번거로울 듯 해서였다. 그런차에 Kindle DX 는 딱 맞는 대안이라고 생각된다. 어쨌든, 그래서 내 머리속 구매 예약 리스트 1번부터 끝번까지는 Kindle DX 로 꽉 차 버렸다.

아내와 이야기를 해본 결과 연말에 각자 모바일 기기를 하나씩 사기로 했다. 아내는 아이폰을, 나는 Kindle DX를. :-)




2009년 8월 7일 금요일

출산용품 준비

어제 유아용품 전문 매장을 찾아 출산 준비물을 구입했다. 아기 옷부터 시작해서 몇가지 꼭 필요한 것들만 골라서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매장에가서 출산용품 준비하러 왔다고 하니 용품 리스트가 인쇄되어 있는 종이를 주던데 대충봐도 50가지가 넘어 보였다. 그런 걸 다 살 필요는 없겠지. ㅡ_ㅡ;;

어쨌든 조막만한 아기 옷과 손싸개 등을 보니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올때가 가까워 온다는 실감이 난다.



구글 크롬

구글 크롬이 발표되었을때 호기심에 설치만 해보고 제대로 사용해보진 않았었다. 가장 큰 이유는, MacOS 용 크롬이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 있는 아이맥에서는 firefox 를 사용중인데 집과 연구실 양쪽에서 서로 다른 브라우저를 쓰는 것도 썩 내키지 않고 해서 별 미련 없이 프로그램을 삭제했었다.

그러다 어제 구글 애플리케이션들은 구글 크롬에서 더욱 빨리 동작한다는 안내 문구를 우연히 접했다. 출근해서 별 생각 없이 크롬을 다시 설치하고 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구글오피스 등을 실행시켰는데, 와우-!

이렇게 빠를수가. ㅡ_ㅡ;;;;

이정도 속도라면 구글 오피스를 사용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듯 싶었다. 아쉬운 점은 아직도 MacOS 용 크롬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는 점. 집에서도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게 들고 있다.



2009년 8월 6일 목요일

햇살이 눈부시던 날


[Kobica 35 BC-1 | 400TX | Diafine | V700]
@한양대 지하철역




2009년 8월 5일 수요일

Gmail 실험실

gmail 에는 여러가지 추가적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실험실이 존재한다. 정식으로 서비스 되는 기능은 아니지만 자신의 메일 계정에 기능을 추가해서 사용해 볼 수 있는 (즉 테스트 중인) 기능들이 수십 가지나 전시되어 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사용' 에 체크하고 저장하면 된다.

그 동안은 메일 본문에 이미지를 삽입하는 기능만 추가해서 쓰고 있었는데 오늘 한가지를 더 추가했다. 다름 아니라, 답장시 상대방 메일 인용 위쪽에 서명을 넣어주는 기능이다.

내 서명이 인용된 상대방의 본문 아래쪽에 위치하는 경우는 사실 상대방의 메일 본문 내용의 중간중간 내 의견을 덧붙이는 형식의 회신에는 좋다. 하지만 메일로 문장 하나하나를 언급하며 토론하는 것이 아닌 이상 그냥 인용만 해놓고 그 위에 자신의 할 말을 적는게 보편적이다. 그런경우 서명이 인용된 본문 위쪽에 오는게 편하다.

이 기능이 옵션으로 들어가서 환경설정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


ps
실험실에서 등록한 기능은 언제든지 없어질 수도 있다. 말 그대로 테스트 중인 기능이니까.


2009년 8월 4일 화요일

과거와의 이별

요즘 오래된 수첩과 메모들, 문서등을 살펴보면서 내가 해왔던 것들과 하고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있다. 거창하게 과거와의 이별이라는 타이틀을 달긴 했지만 사실 포기하지 않고 있던 것들 중 더 이상 내가 안고 갈 수 없다 판단되는 것들에 대한 정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가입해서 활동중이던 인터넷 카페도 활동이 뜸해지는 것들은 정리하고 있다.

더이상 내가 정리할 것들은 없을 것이라고 몇해전에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또 정리할 것들은 생긴다. 정체된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좋은 징조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론 정돈되지 않은 삶을 산다는 의미이기도 한 듯 하다.



2009년 8월 2일 일요일

VIPS 수원역점 다녀옴

어제 저녁 수원과 서울의 K리그 18라운드를 보러 아내와 함께 수원월드컵 경기장 빅버드를 찾았다. 지난달에 있었던 강원-포항 전 이후 한달만의 축구 경기 관람이기도 하고 빅버드는 한차례도 가본 적 없었기 때문에 나름 기대를 많이 하고 갔었다.

그런데 도저히 차 댈 곳을 찾지 못해 결국 관람을 포기하고 나와야 했다. 경기 30분 전이 되도록 주차할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경기장 주차장은 물론 인근 도로까지 모두 먼저 온 차들이 점거하고 있었기 때문. 지하철이 없어 대중 교통이 불편하다고 듣기는 했는데 그래서인지 차를 끌고 온 사람이 많아 보였다. 우리도 집에서 차를 끌고 가면 15분이지만 버스를 타면 70분이 넘게 걸리는 상황이었는지라 차를 끌고 갔었다. 결과적으론 아쉽지만 포기. 다음에는 몇시간 전에 와서 차를 대놓고 근처에서 놀다 경기를 보러 들어가자는 아내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며 빅버드에서 차를 몰고 나왔다.

이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다는 아내의 요구에 따라 VIPS 수원역점을 찾았다. 패밀리 레스토랑 중 VIPS는 처음 가 봤는데, 배가 고팠기 때문인지 몰라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내도 흡족해 했고.

돌잔치를 하고 있는 팀이 있어서 자리가 나지 않아 30분 정도 기다리긴 했지만 크게 지루하진 않았다. 식사를 하면서 아내와 함께 우리는 나중에 아이 돌잔치를 어디서 할까를 놓고 한참 의견을 주고 받았다. 패밀리 레스토랑과 같이 음식과 서비스가 보장된 곳에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후보군을 몇군데 꼽아 봤는데 문제는 교통. 수원이 서울처럼 지하철이 잘 놓여 있다면 참 좋을텐데 그렇지를 않아 좀 아쉽다.

어쨌든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기분이 좋았는지 어제는 아이가 몸부림 치지 않아 잠을 푹 잤다고 한다. 매일 저녁....맛잇는 음식을 먹이면 좀 나아지려나? ^^a



2009년 8월 1일 토요일

2009년 07월 31일 초음파 - 발길질의 실체

요즘들어 태동이 부쩍 심해지고 있다는 아내의 호소. 병원에서 초음파 촬영중 그 실체를 봤다. 두 발을 모아 힘차게 발길질을 하는 모습이 영상에 잡혔다. 그냥 움직이는게 아니라 마치 일부러 힘을 주어 차는 듯한.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