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기분이 상해서 쓴 글이므로 염두에 두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그냥 넘어가셔도 좋구요. ^^)
어제 기분나쁜 일이 있어 오늘은 종교에 관련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한다.
그 이전에 먼저 머릿글을 늘어 놓자면, 나는 3대째 개신교를 믿는 집안에서 태어나 옹알이와 주기도문을 같이 배우며 성장했다. 개신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나는 개신교가 싫어 가톨릭 신도로 살고 있다. ‘개신교도’가 아닌 ‘개신교’가 싫다고 한 것은, 그릇된 단체라도 올바른 개인은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개신교를 믿는 많은 친구들을 갖고 있으며 가장 절친한 친구도 흠잡을데 없는(개신교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개신교 신도이다.
개신교 사람들은 자신의 종교를 이야기 할 때 ‘기독교’ 라고 하는데 틀린말은 아니지만 좀 구분지어 줬으면 좋겠다. 미국인과 이란인이 모두 ‘지구인’ 이라고 지칭하면 양자간의 차이를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에서다.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너무 길어져서 간략하게 요약하면, 기독교는 개신교와 가톨릭(천주교)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리스 정교회 등 한국에 거의 없는 교파는 빼자) 개신교는 중세 가톨릭의 타락에 반기를 들어 일어난 종교개혁의 결과물이다.(내가 개신교도라면 자랑스럽게 사용할텐데 이상하게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란인은 ‘이란인’ 이고 자신은 ‘지구인’ 이라고 지칭하는 이상한 ‘미국인’들이다) 언론에 자주 노출되서 일반인들도 들으면 알 수 있는 요즘 유명한 성직자로 가톨릭쪽은 고 김수환 추기경을 들 수 있으며 개신교쪽은 추부길, 장세동, 조용기 목사님등을 들 수 있다. 요즘 어이없는(x1000) 말 실수(실수인지 의도인지 모르겠지만)를 자주 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교황님은 가톨릭 쪽이고 촛불 시민을 사탄이라 지칭하고 인도네시아 지진참사를 이교도들에 대한 하느님의 천벌이라고 하여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분들은 개신교 쪽이다.(다른나라 목사님들도 그랬는지는 모르지만...어쨌든 대한민국에선 그렇게 말했다)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새로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 단지의 공통된 특징일텐데, 음식점들과 인근 서비스업 관련 상점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전단지 폭우를 쏟아낸다. 집 문 앞은 벌써 열쇄 전문점 스티커가 8개인가 9개가 붙었고 그동안 떼어낸 전단지는 셀 수조차 없다. 가장 많은 수의 전단지는 뜻밖에도 교회 홍보 전단지이다. 중국집 전단지보다도 많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더욱 놀라운 것은, 중국집 전단지는 몇몇 곳에서 도배를 하다시피 지속적으로 뿌리는 것임에 반해 교회 전단지는 거의 매번 다르다. 동탄이 세대수가 좀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 많은 교회들이 도대체 어디에 숨이 있는 것인지 신기하기까지 하다.
어제는 산책을 하는데 여성 두분이 다가와서 선물과 함께 교회 전단지를 주며 예수 믿으라고 인사를 했다. 선물은 사양했고 전단지는 이미 봤을 거라고 웃으며 이야기 했더니 나를 따라 오시면서 자신들의 교회가 얼마나 좋은 교회인지 내게 설명하려 애를 썼다.(TV에 나온적도 있어요. 음..맛집기행인가? 동탄에서 우리 교회가 가장 커요. 축구장도 홍보하는 건 처음 알았는데? 그러니까...TV에 나온 적 있고 건물의 크기로 교회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나가는 곳이라는 말인가?) 가톨릭 신도라 이미 성당에 나가고 있다고 좋게 거절했더니 굳은 얼굴로 가톨릭은 거짓 종교이기 때문에 믿고 있으면 지옥불로 떨어진다고 했다.(짧게 말했는데...사실 내가 당황해서 멈추고 얼굴을 쳐다보자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말들을 하셨다. 천주교 신자에게 돈이라도 뺏겼나?) 다른 한분이 그 말을 한 여자분을 뒤로 잡아 끌며 전도할 때 그렇게 이야기 하지 말라니까 자꾸 그런다며 질책하는 모습을 보곤 별 말 없이 목례만 하고는 뒤돌아 섰다.
휴...그분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저들을 그릇되게 인도한 목자들의 잘못이지. 하지만 솔직히 기분은 나쁘다. 그래서 글로 화풀이를 좀 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개신교 목사님 수가 16만명이라고 한다. 그뿐 아니라 교회연합신문이 이달 초에 주장한 바에 의하면
돈 받고 그냥 목사 자격을 부여하는 수백개의 개신교 소속 신학교들 때문에 목사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2008년에 문광부에서 조사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개신교 신도 수는 860만명 정도라고 한다. 그것도 감소 추세. 목사 1인당 56명 정도의 신도수인데 대형 교회들을 빼면 나머지 교회들의 신도수는 암담한 지경이다. 2004년도에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교회만 6만여개라는데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이미 이 당시 숫자로도 전국 슈퍼마켓의 9배, 중국집의 2.5배(정말 더 많았네?), 약국의 2.4배가 되는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바로 수준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 목사들의 생존경쟁이다. 으리으리한 교회를 짓는 문제가 아니라 당장 자신도 살아남고, 처자식도 먹여 살리려면 교회에 헌금을 바치는 신도의 수를 늘려야 하는 것이다. 자신은 치장하고, 남은 비방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못하면 조만간 교회 문을 닫아야 하며 목사 숫자로 봤을 때 다른 교회에 빌붙어 살기도 쉽지 않다. 대형 교회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한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 하면 다들 그런다. ‘우리 교회는 안그래요’라고. 웃기는 소리. 안그런 교회들은 대부분 대형 교회들인데 조금 거칠게 대충 구분지어서 목회자 1인당 평균 개신교도 숫자인 56명의 열배를 넘는 교회들은 큰 교회라고 해보자. 대한민국 개신교가 부흥을 한 근본 원인은 대한민국 초기 개신교단이라 불러도 좋은 100년전 평양 장대현 교회로부터 기인한다. 장대현 교회의 원칙은, 신도수가 일정 수 이상 늘어나면 신도수가 적은 교회로 안내하던지 새로운 교회를 개척해서 교회의 신도수는 늘지 않더라도 교단의 전체 신도수는 늘어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교회에 일정수준 이상의 교인과 헌금이 몰리지 않도록 경계했다. 그래서 대한민국 개신교가 빠르게 성장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은 어떤가. 대형교회들이 몰려드는 신도들을 인근 교회로 안내하던가? 천만에! 대학교 강당을 빌려서 예배를 보더라도, 인터넷으로 예배를 생중계 해서라도 절대로 신도를 뺏기지 않는다. 욕심이 나는 것이다. 내가 고생해서 세운 교회고 이렇게 크게 키웠는데 이걸 남에게 넘길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이 교회를 다닌다면 한번 담임목사를 찾아가 물어보라. 이미 이룬 교회를 아무 조건 없이 다른 목사님께 넘기고 새로운 개척교회를 만들어 손길이 닿지 않은 이들을 위해 새로이 시작하시라...고. 평생 예수님의 고행을 본받아 편안한 이불과 고급 승용차, 으리으리한 교회를 떠나 낮은 곳으로 임하시라고 말이다. 물론 그렇게 사시는 목사님들도 있다.(우리 집안에도 있었으니까) 내가 말하는 건 대형교회 목사들이다.
뭐...입아프지만 그래도 열심히 개신교회가 고쳐야 할 것들을 지적하면 다들 그런다. ‘우리 교회는 안그래요.’
물론 자신이 속한 조직의 잘못을 인정하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하지만....이제는 인정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스님도 천국 갈 수 있다고한 미국 개신교를 장경동 목사가 비난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더부살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방식을 잊은 대한민국 개신교는 십자군 전쟁 당시 가톨릭의 잘못을 그대로 밟아 나가고 있다. 십자군 전쟁 이면에는 정치적, 경제적 야심이 있었던 것처럼 지금 대한민국 개신교 목회자들 역시 하느님을 위해서가 아닌 다른 이유로 신도들을 몰아붙인다. 그리고 그들에게 배운 신도들은 그저 그 말씀이 진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에 실망한 탓에 지속적인 개신교도의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목사들의 생존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대한민국 개신교는 자멸의 길을 향해 갈 것이다.
불가능 하리라 생각하지만, 대한민국 개신교가 살아 남으려면 성직자의 결혼을 금지하고(나는 굶어도 내 새끼는 잘먹이고 잘입히고 싶은게 인간의 본능이며 이것은 금전에 대한 욕심을 불러온다), 성직자의 수를 통제해서 개나 소나 목회자가 되는 걸 막고(개신교에서도 인정했듯 질낮은 목사의 대량 양성을 막아야 한다), 중앙 교단에서 월급을 지급하고, 일정 기간마다 성직자의 소속 교회를 강제순환 시켜서 특정인의 교회가 없게 하며 교구제도를 실시해서 교회당 신도수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 만이 점차 사유화 되면서 부패해가는 개신교회를 살리는 방법이다.
가톨릭(천주교)를 비판하는 개신교 신도들은 교리를 들고 싸우자고 든다.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성경상의 교리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동안 자신이 속한 개신교 자체는 타락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개신교회를 타락시키고 있는 건 개신교회의 목회자들이니까. 하지만, 적어도 인지할 필요는 있다. 현재 대한민국 개신교가 처한 상황을...쇠락의 길을 말이다.
왜, “우리 교회는 안그런” 것 같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