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26일 화요일

더치커피

어제 밤에 아이들을 재워놓고 자려고 누워서 아내하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던 중 커피 이야기가 나왔다. 특별히 더치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대화하다 인터넷 검색하다 하면서 만드는 법, 유래 등에 대해 각자가 취득한 정보를 주고 받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필이 와서 둘이 벌떡 일어나 침출식 더치커피를 내리자고 합의를 봤다. 부엌으로 나와서 불을 켜서 내가 핸드밀러의 그라인딩 굵기를 조절하고 원두를 가는 동안 아내는 커피를 침출시키고 숙성시킬 통을 찾느라 싱크대를 뒤적거렸다.



그 야밤에 수선을 떨어서 결국 더치 커피를 위해 커피를 찬물에 침출시켜놓고 다시 잠이 들었다.



낮에 아내에게 메일이 왔는데 어제 그 난리를 치고 만들었던 커피 우려내기를 끝내고 숙성중이라고 했다. 생각보다 적은 양이 나왔는데 어차피 조금만 해보기로 했던 거니까 불만은 없다. 다만 오늘 퇴근하고 맛을 봐야 하는지, 좀 더 숙성시켜서 내일 아침에 맛을 봐야 하는지 고민중. 맛있었으면 좋겠다. :-)

2011년 7월 25일 월요일

플라즈마(plasma)

길지도 않은 심플한 단어다. 이게 뭔지 자세히 설명하는 건 귀찮고, 문득 오늘 점심을 먹다가 이게 생각났다. 학부 4학년때 받은 수업의 제목이었는데 말 그대로 플라즈마에 대한 내용을 배우는 수업이었다.

이 과목이 특히 기억이 남는 것은, 너무나 흥미롭게 공부했다는 것 때문이다. 흡사 추리 소설을 읽는 것처럼 다음 페에지에 나올 미분방정식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 궁금해서, 또 그 다음엔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지 기대가 되서 책을 덮고 잠자리에 들기 싫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공부했었다. 추리 소설과의 차이가 있다면 한페이지 넘기는데 몇시간씩 걸린 적도 있을만큼 오래 걸렸다는 것. 결국 수식 1-1을 적어놓고 책의 맨 뒤에 나오는 수식까지 줄줄 유도해 가면서 설명할 수 있을만큼 내용에 심취했었다.

그런데 정말로 기억에 남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렇게 나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시험에 임했는데 문제를 풀려고 보니 문제에서는 수식을 외우고 있다는 가정 하에 문제가 출제 되어 있었다. 그 순간 식은땀이 주륵 흘렀는데 도저히 수식을 기억하고 있지 못했던 것. 유도 하라면 유도할 수 있는데 단순 암기는 못하고 있었다. 어떤 형태인지는 기억 나는데 세세하게는 기억하고 있지 못해서 혹시 틀릴까봐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수식 1-1부터 유도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1번 문제를 드디어 풀고(전체는 4문제) 시간을 확인해보니 시험 시간을 50분만 준다고 하셨다.(우리과는 전공 과목은 특별히 시간 제약이 없었다. 특히 3,4학년은.) 시간을 더 달라고 하자 시계를 한참 보시더니 5분 더 주겠다고 하셔서 그냥 답안지 내고 나왔었다. 이런 제길슨. 덕분에 4학년 학점이 안드로메다로 갈 뻔했었다. ㅡㅡ;

어쨌든 그때 익힌 지식은 대학원 전공이었던 플라즈몬(plasmon)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됐었지만 그 당시에는 투덜투덜을 입에 달고 살았었다.

오늘 밥을 먹다 그 생각이 나면서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잠자기 싫을만큼 재미있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같이 들었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그렇게 재미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분명 공부보다는 쉬운건 분명한데 말이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라고 하는 사람은 제대로 공부해본 적 없는 사람이라고 믿는 1인)

2011년 7월 22일 금요일

포항 '아라비카'

이번 커피 여행의 마지막 카페는 포항에 있는 '아라비카' 였다. 그동안의 방문기와 달리 과거형인 까닭은 어제 점심때 방문을 했었고 곧바로 집까지 달려오는 바람에 포스팅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아, 물회로 점심 먹고 오긴 했다)

버스 터미널에 있는, 지나가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 아니라면 어느곳이나 기억에 남는 단골은 있기 마련이고 그런 가게일수록 그런 단골들 또한 기억이 아닌 추억을 그곳에 묻어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유행한게 몇년 전부터일까? 흔히 말하는 다방커피가 아닌 제대로 된 핸드드립이 유행하기 시작한지 말이다. 오년? 십년? 과연 십년 전에 핸드드립이라는 방식의 커피를 즐겼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만일 그 시간이 이십년으로 늘어난다면?

포항에 있는 로스터리 카페 '아라비카'는 그 이십년이라는 시간을 같은 주인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식의 커피를 내리고 있는 곳이다. 인테리어 조차도 크게 바뀌지 않아 실내는 이십년된 인테리어다.

카페 투어객이라는 인사를 함과 동시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바로 전날 다녀간, 이십년 전 단골에 대한 이야기까지. 외지에 나가 이십년을 정신없이 살다가 사업차 들린 포항에서 젊은날의 단골 가게를 찾았던 그 분이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더라는 그 이야기에서 단지 돈받고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우려내는 푸근함이 느껴지는 장소로 다시금 보였다. 그런 장소에서, 이십년간 커피 하나로 지역민들에게 인정받고 유지되어 온 가게에서 커피 맛이 이렇고 저렇고 이야기 하는 것은 주제넘은 일일 것이다. 그냥, 푸근했다. 또 이랬던 적이 언제였는지 모를 만큼.

지금이야 조금 유행처럼 번지는 취미이긴 하지만 커피라는 것은 커피의 산지에서 시작해 손 끝을 거쳐 마실때의 온도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일정함이 없는 새로움으로 가득한 음료다. 심지어 커피를 내리는 날의 습도에 따라 맛이 달라질 정도니 우리나라 같이 기온이 급변하는 기후에서는 일정한 커피맛이라는 것이 의미없는 이야기일 수 있다. 그래도 그 중 한결같은 커피맛을 말한다면 포항의 '아라비카' 가 아닐런지.

이번 커피 여행의 마지막은 푸근하고 아늑했다. 아라비카를 마지막 여행지로 선택한 나 자신이 기특하게 생각될 만큼.

남쪽으로 여러곳을 둘러보긴 했지만 아직도 못가본 곳들이 많다. 우리나라 커피의 성지나 다름없는 강릉의 여러 카페들은 자주 들릴 수 있으니 제외한다 쳐도 남양주의 '왈츠와 닥트만', 울산 '빈스톡'(여긴 이제 샵을 안하시니 일반인 자격으로 가봐야...), 경주 '얀', 대구 '커피명가' 등은 한번은 가보고 싶은 곳들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들려보지 못했다. 그리고 서울지역의 유명한 곳들은 아예 리스트업 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가보지 않을까?

차로 이동한 거리만 1,450km 의 나름 대장정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조금 더 커피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정신없이 돌아 다녔던, 하지만 커피향 가득 행복했던 휴가를 이제 마무리 한다. 아직도 내 코 끝에선 달콤한 커피 원두의 향이 남아있는 듯 하다. :-)

2011년 7월 20일 수요일

경주 '슈만과 클라라'

원래 오늘 일정은 아침에 부산을 떠나 오전에 울산 '빈스톡'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경주로 이동해 이지역 커피 명가인 '슈만과 클라라'를 가기로 되어 있었다. 도시를 두 개 가로지르는 일정이긴 하지만 어차피 멀지 않고 부산에서 경주로 가는 길목에 울산이 있기 때문에 크게 무리되는 일정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여행의 의외성이라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울산 '빈스톡'을 포기했다. 이유는 해운대. 어제 저녁 바람이 불고 결국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못나가본 해운대를 오늘 오전에 방문했다. 첫째에게 백사장 모래 장난을 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과 울산 '빈스톡'을 맞바꾼 것. 어차피 '빈스톡'은 카페는 아니고 말 그대로 구경 하고자 했던 곳이니(운 좋으면 박윤혁님이 내려주는 커피를 한잔....기대하긴 했지만) 크게 문제될 것도 아니었다.
오전을 그렇게 부산 해운대에서 보내고 경주로 이동했다. 일반적으로 도시 중심지에 있거나 한때 중심지였던 곳에 있는 다른 커피숍들과 달리 슈만과 클라라는 주택가에 있었다.(여기 주택가 맞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도 아니고 말 그대로 주택가 외각에 정말 동떨어져 있었다. 그 때문일까? 이곳의 분위기는 슬리퍼를 끌고 찾아야 할 것 같은 친근함이 강제되어 있다. 적어도 강제라는 단어에서 부정적 의미를 뺀다면 말이다.

카페의 1층은 로스팅하는 곳과 커핑 랩이 같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두를 로스팅 하고 맛을 테스트하며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도 이루어 진다고 한다. 매장은 2층인데 생각보다 널찍했고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카페의 위치로 볼 때 평일 오후이니 만큼 조금은 휑한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커피를 즐기고 있었다. 매장 한켠엔 오래된 LP 가 가득했는데 장식인지 아직도 현역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곳에서 파나마 게이샤 커피를 맛 볼 수 있었다. 게이샤 라는 말은 일본어가 아니다.(한글로 발음을 적어 놓은게 비슷할 뿐) 이 커피는 일반적인 경로로 구할 수 없는 커피로 경매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는 '비싼' 녀석이다. 내가 이제껏 마셔본 커피 중 가장 비싼 녀석이었는데 대충 가격을 이야기해 보면 로스팅한 원두 한알에 몇백원 정도 한다.(OMG. lol) 아마 카페 투어중이 아니었다면 쉽게 고르지 못했으리라. 맛은 대단히 색달랐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예가체프의 할아버지뻘 되는 맛과 향취라고나 할까. 어떻게 글로 제대로 표현할 수 없으니 궁금한 사람은 직접 맛을 보길. (파나마 게이샤에 대한 설명은 다음 링크 참고. http://www.coffeero.com/news/news_view.php?id=academy&seq=501 )

지금은 보문단지내에 있는 산푸른 펜션에서 쉬고 있는데 창문을 열어두고 있으니 뻐꾸기 우는 소리도 들리고 서늘하니 춥다는 생각까지 드는 상황이라 TV 뉴스에서 폭염 어쩌고 이야기 하는 기자가 남의 나라 이야기 하는 것 같은 기분. 내일은 포항으로 이동할 계획인데 오늘 저녁 시원하게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다.

2011년 7월 19일 화요일

부산 로스터리 카페 '휴고'

오래된 도시의 한켠에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하는 구역이 있다. 비좁은 골목, 낮은 빌딩, 낡은 담벼락, 잡초들이 비집고 올라오는 깨진 보도블럭. 한때 중심지의 역할을 짊어지고 있었기에 누구나 '어디'라고 말하면 알 수 있는 곳이지만 도시가 커가며 옮겨가는 중심에서 소외되어 더 이상의 변화가 없이 도시와 함께 늙어가는 장소. 그래서 그런 곳에서는 스크린 속 배우가 실제로는 초로의 노인이 되어 있는 낡은 무성영화 필름 같은 시간의 어긋남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로스터리 카페 '휴고'는 지난 십년동안 부산의 한 귀퉁이에서 한결같이 커피 향을 풍겨온 오래된 장소의 냄새가 났다.

생각했던 것 보다 휴고를 찾아가는 길은 어려웠다.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의심할 정도로 비좁은 골목에 지그재그로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와 화분들을 지나 두 바퀴나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장소를 빙글빙글 돌아야 했다. 결국 전화를 걸어 가게 직원에게 장소를 확인해야 했고 직원이 길가에 나와 우리를 주차할 수 있는 건물로 안내를 해주고서야 부산 커피의 1세대라 불리는 유서깊은 그곳을 찾아갈 수 있었다. 우리 전화를 받고 두번 물어보지도 않고 가게 앞으로 나온다고 말하는 폼에는 수많은 카페 투어객들을 맞이해본 경험이 배어 있었다.

카페를 들어가니 나이든 노부인 두분이 한 테이블을 찾이하고 계셨다. 오래된 인테리어의 실내와 노부인 두분의 조용조용한 목소리가 첫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무슨 커피를 주문할까 고민하다 휴고 자체의 로열 블랜드와 브라질 원두를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로열 블랜드는 강배전한 원두를 고노 드리퍼로 내리는 진한 커피인데 뜨거운 물로 내리면 쓴맛이 너무 강하게 우러나기 때문에 조금 낮은 온도의 물로 한방울 한방울 내리고 내린 결과물을 다시 가스불 위에 올려서 마시기에 좋은 온도로 데워서 내놓는 특이한 커피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진한 에스프레소 더블샷이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중량감이 있는 커피였는데 오전에 이미 다량의 카페인을 섭취한 아내와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맛이 진했다. 뒷맛에서 놀라울만큼 강하게 단맛이 올라오긴 했지만 카페인 자체가 과다인 것 같은 진한 중량감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결국 반쯤 남기고 말았다. 브라질 원두는 신기하게도 온도에 따른 맛의 차이가 적었다. 로열 블랜드를 먼저 맛보고 나서 마셨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진한 맛 보다는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고 도는 순한 맛이었다. 너무 부드러워서 그냥 입 안에서 흡수되어 버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니면 드리퍼 하나에도 시간의 무게가 묵직하게 내려 앉은 듯한 휴고의 분위기에서 적당한 진한 맛은 그 중량감을 느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카페 투어를 왔다고 하자 이런저런 질문에 시원스레 대답해 주시는 바리스타님 덕분에 몇가지 핸드드립에 대한 팁을 얻어서 가게를 나섰다.

거제도에서 가거대교를 건너 휴고를 찾아가는 길도 그랬지만 휴고에서 해운대에 잡아놓은 호텔까지 오는 길도 길게 늘어선 차와 비좁은 도로를 구불구불 헤집고 와야 했다. 해운대에 도착하자 마자 바람과 비가 몰아쳐서 해운대 백사장에서 여름밤을 즐기려고 했던 계획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만 충분히 부산을 방문한 가치가 있었던 오후였다. 내일은 울산을 거쳐 경주까지. 비는 오늘까지만 내리고 말아야 할텐데.

Jay's coffee studio

어제 저녁부터 기다렸던 Jay's coffee studio에서 커피를 즐겼다. 펜션 2층에 자리잡고 있는 터라 커피숍에 앉아 있으면 경치가 정말 좋았다. 야외 테라스에도 테이블이 있었는데 날이 지금처럼 덥지 않으면 거기 앉아서 햇볕을 즐기는 것도 무척 좋을 것 같았다.(테이블마다 큼지막한 파라솔을 하나씩 세워 놓거나 전체적으로 차양을 쳐 놓았으면..하는 아쉬움이.)

평일 아침이고 오픈하자 마자 들어간 덕분에 손님이라고는 우리밖에 없었다. 매주 화, 수 요일이 로스팅 하는 날이라고 되어 있어서 혹시 오래된 원두밖에 없거나 오늘 갓 로스팅해서 아직 맛이 제대로 없는 원두만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살짝 됐지만 아내와 내가 고른 수프리모와 산토스는 목요일에 로스팅을 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손님이 없었던 덕분에 아내가 수프리모를 즐기는 사이 나는 첫째와 함께 카페 내에서 숨바꼭질을 하면서 놀아줄 수 있었다.

커피 맛은 훌륭했다. 나나 아내의 입맛 기준으로는 군산 산타로사 보다 더 좋았다. 특히 브라질 원두 특유의 진하고 깔끔한 맛을 제대로 살려내서 입에 머금고 넘기는 순간의 느낌이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었다.(내가 집에서 내리는 산토스의 복잡한 맛과는 차원이 다른 ㅠㅠ) 본래 어느 집이나 핸드드립의 리필은 아메리카노로 해주지만 Jay 님이 인심을 쓰셔서 탄자니아 원두로 핸드드립 리필을 해주셨다. 이 또한 훌륭. 비록 내가 좋아하는 원두는 아니고 아내가 선호하는 원두라서 내 입맛에 맞았던 것은 아니지만 산토스, 수프리모, 탄자니아 모두 고유의 맛을 제대로 살리고 있었다. 예가체프를 한번 맛 보고 싶었는데 풍부하고 현란한 맛을 자랑하기보다는 단단하게 맛을 입 안으로 갈무리해서 깔끔하게 마무리 하는 드립 스타일인 듯 해서 예가체프보다는 내가 골랐던 산토스가 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마셔봐야 아는 거지만 마셔보질 못했으니...)

더치 커피도 있었는데 오늘 거가대교를 타고 부산으로 넘어가서 카페 '휴고'를 방문할 예정이라 카페인 과다가 우려되어 참았다. 더치 커피는 500ml 단위로 파는데 해수욕장에 갈 때 사들고 가서 아이스박스에 넣어두고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았다.(더치 커피는 휴고에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거기서 사들고 해운대로 가서 마셔야지.)

전반적으로 커피 맛은 매우 마음에 들었고 어쩌면 커피보다 카페 창 너머로 펼쳐진 풍경이 더 마음에 들었던 곳. 펜션부터 관광, 커피 한잔의 휴식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거제도나 통영쪽에 온다면 무조건 들릴 듯.

이제 거가대교를 넘어 부산으로. 2001년에 오픈한, 10년차 로스터리 카페 '휴고' 를 향해 출발~

통영 솔향기 은빛바다 펜션

한국의 나폴리 통영. 나폴리를 가본적도 없고 사진으로 제대로 본 적도 없으니 '나폴리' 라는 단어에서 내게 떠오르는 영상은 전혀 없다. 하지만 나폴리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 이름을 날린 역사가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고 '한국의 나폴리' 라는 별칭으로 통영을 부를때 어떤 이미지를 그리는지 정도는 상상할 수 있다.

군산, 보성, 여수를 거쳐 바로 그 통영에 와 있다. 어제 도착했는데 두개의 짝을 이룬 대교가 보이고 바로 앞에 갯벌이 펼쳐져 있는 솔향기 은빛바다 펜션에서 하루를 묵었다. (정확히 말하면 통영이 아닌 거제도 행정 구역이지만...) 와서 얼마나 마음에 들었는지 아내하고 내년 휴가때는 여기에서 아예 며칠 있으면서 거제도와 통영 일대에서 휴가를 즐기는게 어떠냐는 말을 했을 정도. 어제 생명으로 와글와글 하는 갯벌에서 깔깔거리며 걸어 보기도 하고 해가 지고 난 후 바닷가를 따라 도는 산책로로 가족들과 함께 걸었는데 바닷물 온도가 높아서 그런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굉장히 포근했다. 동해와 달리 파도가 잔잔하게 치는 이곳의 파도 소리는 듣고 있자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그렇지만 사실 여기에 온건 예쁜 펜션에서 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펜션하고 같이 있는 Jay's coffee studio가 목적이었다. 월요일은 휴무라서 어제는 커피를 즐기지 못했고 오늘 아침 부산으로 출발하기 전에 한잔 할 생각. .

아침에는 모처럼 내 KX를 들고 펜션 앞바다에 나가 사진을 찍었다. 밤사이 물이 들어와 갯벌로 내려서는 돌계단에 앉아 셔텨를 누르는데 묵직하게 올라오는, 익숙한 KX의 셔터음과 느낌이 반가웠다. 그동안 정물 사진은 RB67로 찍고 아이들 사진은 조리개 우선 모드가 지원된다는 이유로 컬러 필름을 물려놓은 아내의 ME로 찍거나 똑딱이 디카로 찍다보니 KX를 이용할 기회도 여력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손을 타고 올라오는 그 묵직하면서 경쾌한 셔터음이 말로 표현하는 것이 힘들 정도로 반가웠다.

사진을 찍는 취미는 가족들이 공유해줄 수 없는 나 혼자만의 공간이다. 그런 만큼 그동안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것은 내가 날 위해 시간을 쓰지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아이들 사진은 찍는다는 표현보다는 기록한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아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만족스러운 일도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오로지 뷰파인더로 보이는 사물과의 대화만이 남는 사진을 찍는 그 순간은, 숨쉬는 것도 조심스러울 만큼 절정의 순간이다. 그리고 내게 필요했던 것은 바로 그런 숨막힐 정도로 고요한 나만의 시간이었던 듯.

어느덧 아침 8시. 이제 슬슬 짐을 챙겨놓고 커피를 마실 준비를 해야겠다. 오늘의 목적지는 부산. 사실 본격적인 커피 여행은 바로 오늘부터. :-)

2011년 7월 17일 일요일

군산 산타로사

군산 은파호수는 그 자체로도 명물이다. 호수를 숲이 둘러싸고 있고 그 경계에 있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는 어디가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가을쯤 한번 더 와보고 싶을 만큼 멋진 곳이다.



그 은파호수가에 유명한 로스커리 카페가 있는데 바로 '산타로사' 다. 내가 전문 블로거도, 기자도 아니어서 가게 이력이나 이런 것들은 스킵하고 바로 커피 맛을 보기로 했다. 아내는 예가체프, 나는 늘 그렇듯이 브라질 산토스를 요청했다. 예가체프는 너무 복잡하지 않은 깔끔함을 보였고 산토스는 본연의 깊고 단순한 맛을 보였다. 전반적으로는 매우 만족. 다만 산토스의 경우 식으면서 쓴맛이 너무 날카로와져서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커피한테 아쉬운게 아니라 첫째에게 끌려 다니느라 커피가 제일 맛있을 때 마시지 못했다는게 아쉽다는 것.



그런 아쉬움과 무관하게 커피 자체는 훌륭했다. 내리는 모습을 봤는데 거름종이냐 거름망이냐, 드리퍼는 어떤걸 쓰느냐, 드립하는 방법은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 등 주문 자채에 따라 내리는 방법과 도구의 조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봤다. 특히 한잔 한잔 대단히 공을 들이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런 정성이 이런 맛을 만들어 내는구나 싶었다.



전반적인 평을 요약하면 맛이 약간 날카롭다는 것. 식기 전의 맛은 어디가서 쉽게 맛보기 어려운 그런 맛이었는데 커피 온도에 따라 맛이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 갈다.

군산 이성당

평소 먹어보지 못한 특이한 음식이 아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을 금할 수 없을만큼 맛있게 하는 요리사나 음식점은 없다. 사실, 흔한 음식이라는 것은 그만큼 맛의 보편화가 되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맛 없게 하는 것이 더 이야기 거리가 되는 음식이라는 의미가 된다.

어떤 사람은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빵'은 그런 흔한 음식들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맛으로 유명한 빵집에 대한 입소문은 쉽게 접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군산에 있는 '이성당' 이라는 빵집은 상당히 특이한 곳이다. 흔치않은, 바로 입소문이 나 있는 빵집이기 때문이다.

이성당은 1945년에 문을 연 빵집으로 해방 전 일본인이 하던 빵집을 해방직후 인수해서 아직까지 이어오고 있는, '대한민국보다 오래된 빵집' 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빵집이다. 오랜 역사가 증명하듯이 맛으로 유명한 빵집이다. 음식을 다루는 업종의 특징상 맛이 아주 좋지 않으면 유행에 따라 매출이 출렁이고 그런 출렁임을 몇번 겪다보면 문을 닫는 경우가 생긴다. 60년을 훌쩍 넘긴 빵집이 갖는 맛의 차이는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오늘 가족들과 함께 바로 그 이성당을 찾았다. 생각보다 쉽게 찾았는데 밖에서 본 이성당은 상당히 놀라웠다. 빵집 치고는 제법 넓은 매장과 테이블 수를 자랑하고 있었는데 그 넓은 매장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빵은 직원이 내놓자 마자 순식간에 사람들이 집어가서 비어 버리고 계산대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너무 길어서 빵을 계산하는 줄, 팥빙수 등의 음료를 계산하는 줄, 음료를 받아가는 줄 등이 모두 구분되어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빵을 사는 사람들이 서너개 고르고 마는게 아니라 쟁반 수북하게 쌓아서 계산대로 가져간다. 팥빵이 제일 유명하다는데 항상 진열대에는 비어있다. 직원이 내놓자 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정신없이 집어드는 진풍경을 구경하고 싶다면 꼭 오전에 가야 한다. 늦게 가면 더이상 빵이 없다고 하니.

잔뜩 기대를 하고 베어 문 첫 맛은 시시했다. 힘들게 자리를 잡은 테이블에서는 합석을 해야 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맛과 번잡함 때문에 역시 소문 믿을 것 없다는 약간의 투덜거림을 속으로 삼켜야 했다. 그래도 몇개 더 사들고 번잡한 빵집을 나왔다. 그런데 빵을 먹으면 먹을수록 '어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달지도 않고 뭔가 대단히 강렬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 손이 갔다. 결국 아내와 둘이 "이집 빵 맛있다"는 말을 하기에 이르렀다. 평범한데 손이 가는 맛. 그게 지금까지 이성당을 지켜온 맛인듯 했다.

여행의 첫 출발지인 군산. 군산의 두군데 목적지 중 한군데인 이성당. 출발이 좋다. :-)

2011년 7월 13일 수요일

남 탓 하지 않기.

누구를 탓 하기는 참 쉽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다 못났다. 일이 잘못 되거나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을때 그 근본적인 이유는 모두 외부적인 요인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보고 있다.

물론 정말로 외부적인 요건이 따라주질 못해서 일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 비율이 얼마나 될까? 적어도 내 경우엔 난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외부적인 문제로 일이 안풀리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 크던 작던, 내게도 문제가 있었다. 가정이든, 회사든.

며칠전 위에서 일을 시키곤 아무런 권한 이양을 해주지 않아 오히려 일이 제대로 안되고 보고 하느라 시간 낭비가 많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사실 내가 보기에도 우리 회사는 임원의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임원들의 업무가 너무나 많고 그래서 오히려 의사결정 권한을 아래에 나눠주고 싶어하는 임원들도 많다. 중요한 건, 내가 그럴 능력이 있는지 증명해 보이는게 먼저라는 사실. 세상에 권한을 먼저 주고 그 사람을 키워가고자 하는 사람은 드물다. 효과적이지도 않고. 능력을 증명할 기회가 없다는 것 역시 우스운 변명. 업무의 중요도에 관계없이 맡은 일을 잘 해내는 사람에게 한단계 더 중요한 일이 주어진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나 자신에게도 매일 아침 거는 주문. 제발 남 탓을 하지 말자. 남 탓을 하면 그도 날 향해 탓을 하게되고 그 순간 협업도, 성과도, 고객도 모두 떠나버린다.

2011년 7월 11일 월요일

휴가계획

계획에 없던 휴가를 쓰기로 해서 나름 계획이라는 걸 짜보고 있다. 사실 처가가 강릉이어서 바닷가에 간다는 건 좀 식상하다보니 휴가라고 해서 어디 움직인다는게 그리 들뜨는 일은 아니다. (주말에 처가에 갔다가 산책하러 나서면 경포대인 입장이라...) 아내는 작년에 갔던 샌디에고를 다시 가거나 아니면 산호세/샌프란시스코쪽을 가보고 싶어 했는데 젖먹이들이 있어서 함께 가기도, 떼어 놓고 가기도 애매해서 다시 나가는 건 몇 년 후로 미루기로 했다.



그러고 나니 시선을 한국으로 돌려서 이리저리 둘러볼만한 곳을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래도 사실 둘러보고자 하면 여기저기 볼 곳들이 많다. 무작정 어디 가서 며칠 놀다 오는 것 보다 테마를 잡아서 정말 휴가라도 쓰지 않으면 가보지 못할 곳을 가기로 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테마는 '커피' 와 '습지'. 습지 식생이 전공인 아내에게는 전국에 가보고 싶었으니 가보지 못한 습지가 많다.(자기 말로는 영동지역 습지만 다녀 봤다니까) 그래도 막판에 커피로 결정을 내렸다. 아내가 예전부터 좋아는 했지만 최근 들어서 제대로 재미를 붙인게 바로 커피이기 때문.



그래서 이번 여름 휴가때는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의 커피 명인들을 찾아다녀 볼 생각이다. 이런곳들은 사실 큰 마음 먹고 움직이지 않으면 가보기 쉽지 않다.(커피 한잔 마시자고 포항까지 간다거나....) 대충 몇군데 정하긴 했는데 내일 정도까지 고민좀 해보고 모레까지는 숙소 예약을 할 계획. 설마 초성수기도 아닌데 일주일 전에 예약해도 충분하겠지. :-)

2011년 7월 8일 금요일

돈(money)

돈이 많은 건 좋은 일이다. 세상엔 많아서 나쁠게 없는 것들이 몇가지 있는데 좋은 벗과 마찬가지로 돈 역시 많아서 나쁠게 없는 것들 중 하나다. 아, 물론 그걸 제대로 못써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칼과 같이 잘못 사용하는 일부에 국한된 말이니 돈 자체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돈이 많으면 좀 더 행복하게, 재미있게 살 수 있는게 현실이다. 억지로 꼭 그런거 아니고 운운하지 말고 생각해보면 사실이 그렇다. 재미있게 즐길 거리를 찾을 수 있는 범위는 돈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 범위가 넓어진다고 더 즐거운 건 아닐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즐길 거리를 찾는 그 사람의 능력 탓이지 범위가 넓어지는 건 사실이다.

문제는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게 아닌 이상 돈이 많기 위해선 정말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현재 즐길 수 있는 행복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일해야 한다는, "행복하기 위해 행복을 포기해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돈이 줄어들 경우의 행복 수치는 로그 함수로 감소한다. 그게 문제다. )

두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가끔씩 '구경' 하듯 쳐다보는 내 일상을 보면서 조금 회의감이 드는 요즘이다. 내가 목표를 설정하고 그 길을 달리기로 결정했을 때, 난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 미처 몰랐었다.

행복을 위해 행복을 포기해야 하는 기간을 언제까지로 가져가야 하는 걸까? 분명한 건 '당장'은 아니라는 것과 '먼 훗날' 이어서도 안된다는 것. :-(

2011년 7월 7일 목요일

아내의 생일

오늘은 아내가 만으로 서른을 찍은 날. 어제 오후에 올라오신 어머니께서 잡채부터 동그랑땡까지 생일상을 봐주신다고 분주하셨던 덕분에 간만에 집에 기름 냄새가 진한 잔치집 분위기가 났다. 그 와중에 케�까지 챙겨 오셨으니 내가 멋적을 정도. 어쨌든 덕분에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는 나도 잘 얻어 먹었다.

아내에게 만으로 서른을 넘긴 소감을 묻자 남들과 어울려야 나이가 실감날텐데 늘 아이들하고만 집에 있으니 나이가 별 의미 없게 느껴진다고 했다. 겪어보진 않았지만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는 말.

아이들이 어느정도 커서 더이상 하루종일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게 되면 다시 나이를 인식하게 되는, 밖에서 사람들하고 함께 일하는 때가 오겠지. 나이가 더 들더라도 그건 좋은 일일거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 살 더 나이를 먹은 오늘. 진심으로 해피 버스데이 투 유, 혜성.

2011년 7월 3일 일요일

병점 지하차도 침수

아침에 장대비를 뚫고 출근하기위해 차를 몰고 나가는데 집 바로 앞에 있는 병점 지하차도에 차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조금씩 전진을 하는 기미도 안보일 정도로 차들이 서 있었는데 평소 교통 체증이 없던 곳이라 이상하게 생각됐다. 빗길에 지하차도 내에서 사고라도 났나 싶어 차를 돌릴 수 있을때 돌리자는 생각으로 옆 골목으로 빠져서 한참을 돌아 출근을 했다.



퇴근 후 아내에게 들어보니 바로 그 병점 지하차도가 폭우로 침수됐었다고 한다. 사고가 아니라 물이 차서 차들이 못지나가고 있었던 것. 가뜩이나 연식이 오래된 차인데 괜히 물 먹고 주저 앉을 뻔 했다는 생각에 잘 빠져 나왔다 싶었다.



그나저나 정말로 오랜만에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퍼붓는 비를 경험한 듯. 내일부터 수요일까지는 비가 안온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2011년 7월 2일 토요일

주말 아침

주말 아침. 오늘과 내일 모두 회사에서 워크샵이 예정되어 있어 출근 준비를 하고 있다. 가족들이 자는 사이 부엌으로 나와서 커피를 내려서 아내 몫으로 한잔 덜어두고 아침 식사와 함께 내 몫을 마셨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아내 몫으로 놔둔 커피를 버리고 새로 내려서 식탁에 올려 두었다. 드립 방식을 바꿔봤는데 확실히 내게 익숙한 방식이 더 괜찮은 듯.

보통 워크샵이라고 하면 내 주위에선 어디 멀리 놀러가는 걸 생각하는데 우리 회사는 진짜 워크샵을 한다. 아침부터 새벽이 될 때까지 회의실에 모여 앉아서 한가지 주제로 끊임없이 토론을 한다. 마실것을 쟁여두고 하는데 어차피 식사는 회사 식당에서 해결하니 간식거리는 따로 없다. 이번엔 지난번 이틀간 진행되었던 1차 워크샵의 결과물을 놓고 진행하는 2차 워크샵인데 역시 이틀간 예정되어 있다. 위에서 받은 숙제는 다른 업무 하면서 워크샵 방향이 어떻게 가는지 종종 들어가서 체크하고 엉뚱하게 가지 않게 챙겨라...인데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업무 주어진 것도 많아서.

어쨌든 마침 장대비도 예고되어 있어 어디 움직이기 곤란한 주말, 회사에서 내내 지내게 생겼다. 분명 한밤중까지 진행될테니 평일이나 다름 없는 주말일 듯. :-(

2011년 7월 1일 금요일

5%의 개선과 100%의 혁신

오늘 제품의 나아갈 방향과 개선점에 대한 토론을 벌이던 중 함께 일하는 대리 한명이 터무니 없게 들리는 말을 하면서 내게 그랬다.

"과장님, 때론 5%의 개선보다 100%의 혁신이 쉬울 때가 있는 법이에요. "

순간 한대 맞은 느낌.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내내 그 말을 곱씹고 있다. 방법을 찾아보면 당장은 어렵더라도 내년엔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번 뒤집어 놓고 처음부터 생각해보자. 프로그램이 복잡해지면 디버깅보다 처음부터 작성하는게 더 좋은 결과를 낼 때가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