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4일 목요일

삶을 바라보는 태도

지난 한달간, 아니 어쩌면 지난 반년간 여러가지로 생각이 참 많았다.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전 1년처럼 힘들었고 또 생각이 많았다. 그리고 그때도 그랬지만 그런 생각과 고민으로 인해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한걸음 옆으로 움직였다. 만족스러울 만큼 변화한 것이 아니기에 앞으로 움직였다고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지금의 자리에서 '옆으로' 비켜서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5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날 본다면 누군지 기억도 못할 만큼 인지하지 않고 무시했으리라. 10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날 봤다면 아마도 숨쉬는 고철 덩어리 취급을 하며 분노했으리라. 그때는 겉으로 드러나는 열정의 가치만을 인정했었으니까. 열정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 분노했었으니까.

열정.

참 좋은 말이다. 하지만 예전의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것은 활활 타오르는 열정은 남이 보기에 멋있어 보일 뿐 스스로에겐 그만큼의 이득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원하는게 남에게 멋있다는 말을 듣는 것이라면 그런 것도 나쁘지 않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차분함이다. 자신의 생각과 목적과 의지를 안으로 잘 갈무리해서 쟁여 둘 수 있는 차분함.

젊은이는 마음이 급해서 허둥대다 시간을 낭비하고 나이든 사람은 시간이 부족해서 차분함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젊은 사람이 차분함으로 멀리 본다면 그만큼 무서운 사람이 없다.

멀리, 길게 내다보는 사람은 활활 타오를 수 없다. 눈 앞의 어떤 일에 쉽게 흥분하지도 않고 쉽게 절망하지도 않는다. 앞으로 갈 길이 얼마나 먼데 그러겠는가. 100미터에서의 순위에 절망하는 마라톤 선수도 없고 200미터까지 전력 질주하는 마라톤 선수도 없다.

지난 몇달의 고민 끝에 남의 평가가, 남의 시선이, 남에게 인정받는 것이, 남을 넘어서는 결과가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에서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낀다.

조바심을 버리고 멀리 보자. 지금 이 순간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생각과 믿음은 여름 한철 미친듯이 울어대는 매미 소리와 함께 떠나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