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8일 토요일

가족 그리고 꿈

Steve Jobs.

생전의 그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의 창조적인 두뇌와 장기적인 비전, 실행력이 만들어 낸 결과물들은 좋아했지만 그가 가진 폐쇄성은 동의하기 어려운 정도였고 그 때문에 개인적으로 박수쳐주는 것은 어려웠다.

하지만 그에 대한 호의 여부와 관계없이 그가 만들어 내는 물건들로 인해 즐거운 시간들을 보낸 것 만큼은 부정할 수 없고 그런 측면에서 그가 이루어낸 것들에 대해 큰 감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그가 마지막을 보낸 방식을 지켜보면서 요즘 많은 생각에 빠져 있다. 마지막 몇주간을 그는 오로지 가족들하고 시간을 보내는데 열중했다고 한다. 그의 인생을 되돌아 보면 가족들과 거의 시간을 보내지 못했고 그가 왜 그래야만 했는지 가족들에게 설명하고 싶어했다고 전기작가의 입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그의 가족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라면 많이 안타까울 것 같다. 가족은 마지막에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 마지막에도 돌아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모든 것이 끝나갈 때 조차도 돌아 갈 수 있는 곳이 가족이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평소에는 가족을 떠나 있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왜 가족을 떠나 있어야 하는지 설명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의미있고 가치있는 것일까? 적어도 가정을 이루고 살고자 했던 사람에게 말이다.

그와 나의 가치관 차이 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정진하더라도 가장 최우선 순위는 가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런지. 어쩌면 그 우선 순위의 차이 때문에 그는 내 나이에 글로벌 기업의 CEO로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일지도. 하지만 가족이라는 존재가 내 성공을 위해 날 서포트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아님은 명확한 진리라고 믿기에 나는 가족을 희생해서까지 내 꿈을 이루고 싶은 욕심은 없다. 당연히 꿈을 위해 노력을 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야 하는 목표이지 내 꿈이 내 가족의 꿈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믿는다. 결과물은 함께 나누되 도달은 내 힘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들간에 서로 '희생'을 요구하게 된다.

20년 후, 내가 그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내 꿈을 이루고 있으며 그 꿈의 결과물을 가족과 나누고 있을까? 그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