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2일 목요일

관심

며칠전 마트에서 치약등을 사기 위해 그쪽 코너로 가고 있는데 아내가 날 잠시 멈추게 하더니 용도가 궁금해지는 물건을 골랐다. 7개의 작은 통이 일렬로 연결되어 있는 손바닥만한 플라스틱 도구였는데 각 통의 뚜껑에 요일별 영문 이니셜이 적혀있는 형태였다. 그게 뭐냐고 물어보니 어머니 드리려고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이가 들만큼 드신 분 답게 어머니께서 드시는 약이 제법 많다. 아침 저녁으로 약을 드시는데 문제는 약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가 늘 헷갈리신 다는 것. 그래서 약 먹는 걸 건너 뛰기도 하고 두번 드시기도 하는 일이 가끔씩 일어난다. 그래서 이렇게 요일별로 구분되어 있는 약통에 약을 넣어두면 그런 불편이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아내의 이야기였다. 천원짜리 그 약통은 그렇게 우리 쇼핑 카트를 거쳐 어머니께 전달이 됐다.

그리고 어제 저녁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는데 어머니께서 그 약통을 너무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며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받을 땐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약 먹는 일을 헷갈리지 않아서 너무 좋으셨다는 것. 막상 아들인 나는 어머니의 불편을 듣고 안타까워 할 뿐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아내는 그걸 관심있게 듣고 어떻게 해드릴 수 없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건 비싼 선물이 아닌 평소 갖고 있는 사소한 부분에 대한 관심과 배려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날이었다.

여보, 당신이 우리 어머니 딸이 맞네요. 여기 이 무심한 아들보다 늦게 본 딸네미가 더 낫더라는 어머니 말씀이 그냥 나오는게 아닌 듯 싶어서 괜시리 머리를 긁적이게 되는군요. 마흔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에도 여전히 당신한테 배우며 살게 되니 이 철부지를 어찌해야 할지 그저 난감할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