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5일 일요일

조직과 조직원

조직이 조직원의 수준을 만드는지 조직원이 조직의 수준을 만드는지는 흥미로운 논쟁거리다. 상식적으로 조직원들이 조직의 수준을 만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반대의 경우, 조직에 새로 합류한 전혀 다른 성향의(조직보다 높은 수준의) 사람들이 그 조직의 수준에 맞게 변해가는 경우를 우리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농담 반 진담 반 섞어서 말하자면 이러한 현상은 예비군 훈련장을 가보면 바로 깨달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인정하고 나면 이제 질문은 처음으로 되돌아 갈 수 밖에 없다. 과연 조직이 조직원의 수준을 결정하는가?

신규 사업을 수행하는 신생 회사에 있다 보니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한다. 설립 후 2년 만에 조직 구성원이 몇배로 늘어난 탓에 책상은 계속 늘어나는데 이 중 신입 사원 수는 별로 없고 상당수가 경력사원이거나 그룹내 전배 인력들이다 보니 각자가 갖고 있는 수준과 히스토리가 모두 다르다. 그런데 어떤 경력의 사람이 입사를 하든 기존에 형성되어 가는 문화에 곧장 동화되어 버린다. 문제는 그 문화가 누구나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바뀌지 못하고 있는 문화라는 것. 그룹에서도 날고 기는 임원들을 전배 보내서 위에서부터 바꾸려고 하는데 항상 구호는 크지만 개인이 할 수 있는 변화에는 한계가 있다. 요즘 회사가 큰 변화를 겪고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잘 변하지 않고, 일부 변화하는 부분도 개인의 노력이라기 보다는 조직의 변화에 따른 성향이 크다. 일종의 컬쳐 쇼크라고나 할까. 그 와중에도 조직원들은 변하지 않기 위해 발버중 치고 있으니 쇼크가 맞긴 한 것 같다.

어제 동료와 이 이야기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우리에게는 매트릭스의 '네오'가 필요하다는 것. 설득과 타협 없이 그냥 힘으로 각자의 집단을 평정하고 적대적 조직과 평화 협정을 맺어 버리는 존재가 없이는 조직의 수준과 문화는 쉽게 바꿀 수 없는 듯 하다. 여러 서적들에서는 그게 필수조건이라고 언급하고 성공 사례들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과연 그 서적에 나오는 성공 사례들이 정말일지 의심스럽다.

조직이 조직원의 수준을 결정하는가? 맞다. 그렇다면 조직원이 조직의 수준을 결정하는가? 모르겠다. 적어도 확실한 정답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