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8일 일요일

휴일 단상

#1
어제 서울 대공원에서 나름 피곤했는지 두 아이들이 늦게까지 자준 덕에 아침에 여유있게 시간을 쓸 수 있었다. 그 틈을 타서 집에 있는 아이맥의 OS를 레오퍼드로 업그레이드 했다. 너무 무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잘 동작했다. 땡큐 SH.

#2
아이들 동영상과 사진으로 하드디스크 용량이 부족해서 며칠전 외장 하드를 하나 샀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지 파일들을 복사하다 보면 읽고 쓸 수 없다면서 에러가 난다. 걸려도 하필.... 내일 연락해서 교환해야 하는데 인터넷으로 장사하는 작은 업체라서 좀 귀찮을 것 같다.

#3
날이 좋아서 얼마 전부터 별러 왔던 화분 분갈이를 했다. 전에 비하면 큰 화분으로 옮겨줬느니 튼튼하게 잘 자라렴. (별로 식물을 잘 키우는 편이 아니라 좀 걱정)

#4
아내가 두 아들과 함께 낮잠을 자는 사이에 아내의 갤럭시의 ICS업그레이드를 했다. 마치 보고 있었다는 듯이 업그레이드 끝나자 마지 나온 아내 덕에 많이 사용해 보진 못했지만 확실히 전보다 부드러워 졌다. 아내도 대단히 만족스러워 했다. 한두번의 마이너 튜닝이 필요하긴 하지만 내 아이폰 4S가 갖고 있던 부드러운 동작에 거의 근접했다. 갤럭시로 살걸 그랬어. 값도 더 쌌는데. ICS로 업글된 갤럭시와 비교하니 딱히 아이폰이 더 좋다고 말할만한 것도 없는듯 하다. 괜히 무겁기만 하고. ㅡㅡ

#5
아홉시에 통신사에서 전화가 와서 우리집 아이피로 디도스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고 KISA에서 연락이 왔단다. 그래서 그럴리가 없다고, 우리집은 G5 맥이고 현재 꺼져있는 상태라고 했다. 원격 데스크탑으로 점검을 해도 되겠냐고 하길래 맥인데 가능 하냐고 했더니 한참을 있다가 내일 전화하기로 했다.

뭐 어쨌든 오랜만에 네트워크 관련 용어를 들었다. 대학 1학년때 과 서버를 해킹해서 들어가려 했던 이후로(이때는 걸려서 학과장님한테 경고 받았었다) 한동안 그런 재미에 살았었는데. 한 5~6년은 되지 싶다. 절정을 찍었던 건 한양대 리눅스 유저 그룹 서버 관리하던 때였지 싶다. 외부 공격도 문제였지만 root권한 뺏으려던 몇몇 내부 인물들 때문에 더 힘들었었다. 그런데 참 즐겁게 지내긴 했었는데. 요즘은 그런 스릴과 재미가 없단 말이지. GNU활동도 공식적으로 그만 뒀고.

어쨌든 하루 집에서 푹 쉬었더니 컨디션이 많이 회복됐다. 다시금 다음 한주일 열심히. :-)

2012년 3월 13일 화요일

연예인 포스

일주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기억나는 것들을 정리하다보니 이 한장의 사진이 보였다. 스위스 상공을 날고 있을 때였다. 두툼하게 덮인 운해를 넋을 잃고 바라보는데 멀리 섬처럼 보이는 구름이 있었다. 희한하게 생긴 구름이라고 자세히 보다 깜짝 놀랐다. 그건 구름이 아니라 산봉우리였다. 산봉우리가 하얗게 눈이 덮여 있어 마치 하얀 섬처럼 보이고 있던 것이었는데 그 때 높이가 높이이니만큼 산이라고 처음에 생각을 못했던 것이었다. 스위스 상공이었으니 알프스였겠지?

여러가지로 마음 싱숭생숭 했던 출장이지만 힘들었던 기억보다 이 한장의 사진이 더 기억에 남으니 어지간히 인상 깊었던 모양.

정말 저 동네 가서 몇년 살다 올까...

2012년 3월 3일 토요일

내가 보낸 편지

몇해 전... 말로만 듣던 사기를 당해 가진 모든것을 다 잃고 길거리에 나 앉게 됐을때가 있었다. 천만원이 안되는 현찰과 몇개의 가구. 그게 다였다. 길거리에 나앉는다는 말이 문자 그대로의 뜻으로 다가왔다. 암담했던 그날 아내와 한 약속이 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니 서로에게 화내거나 짜증내지 말자고. 여기서 우리가 서로에게 짜증을 내는 순간 우리는 기댈 곳이 없다고. 그리고 그날 밤 나 자신에게 편지를 썼다.

간혹 삶에 대해 투덜거리는 나를 발견하면 꺼내서 읽어보곤 하는데 오늘 아침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읽어 봤다. 그리고 먼지 쌓이기 전에 여기에 다시 한번 정리해 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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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된 말이지만, 게임은 이기고 보는 거다. 왜냐하면 룰에대한 불평은 이긴자의 권리이기 때문이지. 축구 경기만 봐도 그래. 심판이 불공정했다고 진팀의 감독이 백날 떠들어 봐야 거기에 동의한다는 이긴팀 감독의 단어 하나만큼의 영향력도 없거든.

인생도 마찬가지야. 룰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일단 승자가 되렴. 룰이 불공정해서 도저히 못 이길 것 같아? 그래서 선택한게 불평 불만이라면 방향이 틀렸어.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는 어떻게든 승자의 길을 향하는 틈새를 찾으려 포기않고 노력중이거든.

난 내 양심과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든 수단을 써서 이길거야. 행운도 바라지 않겠어. 반드시 내 손으로 이기기 위한 수단을 차근차근 쌓아 나갈거야. 젊은이는 인내심이 없어 실패하고 노인은 시간이 없어서 실패하는 법이지. 그러니 젊을때 인내심을 갖는다면 그것만큼 무서운 무기가 없어.

부익부 빈익빈? 웃기지 마. 가진자들 중에서도 누군가는 망해서 없는자가 되고 없는자들 중에서도 누군가는 가진자의 대열에 합류하는 법이야. 그게 소수라고 해도 상관없어. 난 그 소수가 될 테니까.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갈 가능성을 논하는 순간 그건 불가능이 되지만 들어간다 못간다의 이분법으로 보면 절반의 확율이고 들어간 낙타에게는 100%의 시도인 법이지.

다시한번 말하지만 불공정 하다고 불평하기 전에 이길 방법을 찾아. 그리고 이겨. 룰에 대한 논의는 그때 해야 남이 들어줄테니까. 그러지 않고 주저앉아 불평하기 시작하는 순간 내 가족은 영원히 불공정한 룰에서 패자로 살아야 한다는 걸 잊지마.

2012년 3월 1일 목요일

고민

내가 한 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어지간히 얻는데 필요한 시간은 과연 얼마일까? 지식이 아닌 경험을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내 시간의 값은 도대체 얼마인가?

파도가 슬슬 치기 시작한 요즘 파도를 잡아 탈 것인지 좀 더 기다릴 것인지를 놓고 많은 고민 중이다. 내가 원하는 지식을 어느정도 얻은 지금이 적기일지 아니면 한두해 좀 더 머물면서 얻을 인지도에 대한 투자를 한 후가 적기일지 모르겠다. 조급해지면 안됨을 잘 알면서도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기가 앞으로 십년도 남아있지 않다는 생각에 미음이 바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길게 보자고 하지만 사실 정말로 인생을 길게 보면, 지금의 이 순간들이 오히려 마음 바쁘게 만든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어쩌면 내 삶의 목표가 너무나 싱거운데 반해 현실을 살아가는 내 태도는 너무나 의욕적이라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 인생의 로드맵을 다시 점검하기 위한 멘토들이 필요하다. 보이는 것만 보면서 사는 우물안 개구리. 비전이 없이 사는 지금의 내 모습이다.

어머니의 생신

삼일절 휴일과 어머니의 음력 생신이 겹쳐서 고향에 내려가서 시간을 보내고 왔다. 어제 저녁에 내려갔는데 아내와 이야기 하다 정신이 팔려서 신탄진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바람에 예상보다 한시간이나 더 걸렸다. 덕분에 케이크고 뭐고 아무것도 못했다.

대신 오늘 점심을 모시고 집 근처 레스토랑에 가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사실 이젠 나나 아내가 준비하는 어떤 선물보다 할머니를 "하니"라고 부르며 앵기는 두 손자들이 더 큰 선물인듯 하다. 뭐, 정확히 말해서 둘째는 아직 멀긴 했지만.

매년 생신이 올 때마다 무언가 해드리고 싶은 마음과 혼자 되신 이후 주위에서 챙기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시는 것을 알기에 조심스러운 마음 사이에서 갈등이 크다. 내 기억속의 어머니는 아직도 너무나 강인하신 분인데 현실에서 눈으로 보는 어머니는 예전의 그 분이 아니다. 그런걸 느낄 때마다 착찹한 마음을 어떻게 갈무리해서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처럼 맛있게 식사하시고 손자들과 장난 치시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니 오래오래 오늘 처럼만 지냈으면 소원이 없겠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