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8일 월요일

친구

3일간 이어지는 황금 연휴에 모든 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나느라 전국의 도로가 몸살을 앓던 주말에 그동안 얼굴을 거의 보지 못하고 살던 고향 친구 셋을 만났다. 어쩌다 보니 세 친구들을 각각 만나게 됐는데 한의사로 일하고 있는 녀석은 토요일 오후에 잠깐,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친구는 일요일 점심에 가족 모임으로, 나와 비슷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는 일요일 저녁에 우리 집으로 불러서 아이들은 장난감 방에 들어가 놀게 해두고 어른들끼리 맥주 한잔을 같이 했다. 만나면서 느낀 것은 각자가 하고 있는 일의 특징에 따라 차츰 그 친구의 성향이 변해 간다는 것. 전혀 변할 것 없다고 생각했던 지난날과는 달리 각자가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느냐에 따라 성향이 크게 움직인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사실이고 다른 면에서 그만큼 어린 시절의 친구들을 만날 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한번 더 생각을 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리 돌팔매가 장난으로 통하던 시절 계곡물로 함께 다이빙을 했던 사이라 할지라도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돌팔매는 더이상 장난으로 통하지 않는다.

친구들 중 다른 친구에게 지나치게 경우 없이 행동하는 녀석은 없어서 가족 모임을 해도 전혀 거리낌이 없다는 사실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하긴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인들이 함께 참석하는 모임은 사실 묘하다면 묘한 신경이 쓰이는게 사실이다. 발 밑의 얼음이 조금 얇아진 기분이랄까. ㅎㅎ )

명절에 고향 친구들이 모이는 저녁 술자리에 몇년째 참석하지 않다 보니 그런 자리가 좀 그립다. 하지만 명절에 가족들을 놔두고 친구들을 만나기에는 지금의 내 나이가 좀 많거나 적거나 하다는게 내 생각.(달리 말하면 '결혼하기 전이나, 아이들이 모두 성장해서 집안이 북적거리거나 하기 전에는 가족과 함께'가 우선이랄까.) 뭐, 이번처럼 여건이 허락하는대로 한넘씩이라도 얼굴 보면서 사는 수 밖에. 어느 면으론 그게 편하기도 하고.

암튼, 별 것 아니지만 간만에 친한 고향 친구들 몇을 봤더니 괜시리 기분 좋은 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