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0일 일요일

생일

모처럼 주말과 겹친 내 생일 덕에 고향에 내려가서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올라왔다. 별다르게 뭔가를 하진 않았지만 어머니와 회 한접시를 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마음 푸근해지는 일이었다. 사실 이제는 당신 아들보다 당신 손주 걱정에 신경이 집중되어 계시기는 해도 말씀만은 항상 그래도 아들이 더 신경 쓰이신다고 말씀해주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은근 좋아해야 하는 건지 아직도 철부지여서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생일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선 처가에서 내 생일이라고 돈을 보내왔다면서 맛난거 먹자는 아내의 이야기를 귀로 흘리고 그냥 늘어져 있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첫째가 당장 동물 친구들을 보러 가자고 한 것. 찾아보니 자주 찾는 서울 대공원은 아직 야간개장 기간이 아니어서 에버랜드를 항해 급하게 짐을 싸서 온 가족이 달렸다. 가기로 마음만 먹으면 집에서 30분이면 가는데 뭐가 어려울까. 뭐, 아비된 입장에서 내 생일따윈 아이의 웃음에 비할바 없는 사소한 일일 뿐인 것을. :-)

어쨌든 야간개장 페스티발까지 다 보고 왔더니 시간이 꽤 늦었다. 둘째는 오기 전부터 차에서 기절해 있었고 첫째는 나와 같이 목욕을 하고 조금 전 꿈나라로 갔다. 둘 모두 중간에 깨지 말고 잘 자렴. 내 생에 최고의 생일 선물은 너희들 이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