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4일 일요일

일상 정리 (2012.10.14.)

평일엔 퇴근 후 아이들 재우느라, 주말엔 놀러 다니느라 블로그 포스팅을 잘 못하고 있어서 그냥 시간이 나는 김에 몰아서 요약본으로 올린다. (나쁘지 않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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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화장실 안에서 둘째와 첫째간에 큰 소리로 다툼이 벌어졌다. 아직 엄마 아빠도 제대로 못하는 둘째와 발음이 부정확하고 어휘에 한계가 있는 첫째간의 말다툼이니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기들 사이에선 제법 심각하다. 무슨 일인가 봤더니 다름아닌 쉬야에게 안녕 인사를 할 수 있는 주체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에 벌어진 일. 요즘 용변 가리는 것을 연습중인 첫째가 좀 더 재미있고 쉽게 가리게 하기 위해서 용변을 보고 나면 변기의 물을 내리고 소변 혹은 대변에게 '안녕' 하고 손을 흔드는 것을 가르쳤다. 그런데 아직 기저귀를 차고 살아야 하는 둘째에게 형아의 이 '안녕' 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그리고 샘나는 능력이었는가 보다. 결국 사고를 쳤다. 첫째가 쉬야를 한 후 엄마가 바지를 올려주는 잠깐의 틈을 타서 형아가 안녕을 하기 전에 둘째가 먼저 안녕 하면서 변기를 향해 손을 흔들었던 것이다. 이를 보고 분노한 첫째가 내 쉬야인데 왜 네가 안녕을 하나면서 따지고 들었고 형아가 뭐라고 하던 말던 자기도 쉬야에게(비록 형아 거긴 해도) 안녕이라고 했다는 사실 자체가 좋아서 기분좋아 했던 둘째와 다툼이 벌어진 것.(둘의 성격이 첫째는 섬세하고 둘째는 무대뽀라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어쨌든 명백하게 둘째의 잘못이기 때문에 둘째를 야단쳐야 했는데 배꼽을 잡느라 웃기만 했다. 결국 잠시 후 다시는 둘째가 먼저 쉬야에게 안녕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첫째를 달래야 했다.

-2-
운동삼아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도 할겸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다. 출근할 땐 최단거리로 가고 퇴근할 땐 조금 멀리 돌아서 속도감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 오는데 제법 효과가 좋다. 이번주로 딱 3주째 자전거 출퇴근을 했는데 비오거나 야근이 확정적인 날을 빼곤 자전거를 계속 끌고 다녔다. 아침에 회사까지 자전거로 달려가서 회사 앞의 피트니스 센터에서 샤워를 하고 출근하면 그렇게 기분이 상쾌할 수가 없다. 암튼 지난 3주동안 총 271km 를 달렸고 9189kcal 를 소모했다. 매주 3000kcal 씩 평균적으로 소모한 셈인데 결국 1주일에 하루씩 아무것도 안먹고 굶은 것 이상의 칼로리를 소모했다. 뭐, 그만큼 먹기도 했는데 체중이 줄고 있는거 보면 그래도 운동 효과가 제법 있나보다. 날이 좀 추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타야지.

-3-
회사에서 워터파크 이용권을 신청했는데 됐다. 덕분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캐리비안베이를 어제 다녀왔다. 한창 물에서 노는 것에 재미를 붙인 두 아이들을 데리고 워터파크를 가야겠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됐다. 작지만 제법 파도가 크게(아이들 기준에서) 치는 실내 파도풀도 좋았고 튜브를 타고 길게 밖까지 나갔다가 들어올 수 있게 도는 풀도 좋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따뜻한 물에서 몸을 녹일 수 있는 릴렉스 공간이 좋았다. 몸에 열이 별로 없는 첫째와 아내는 거기서 나올줄을 몰랐고 열이 많은 나와 둘째는 좀 힘들어 했다. 물놀이 기구(미끄럼틀)도 제법 있었는데 첫째가 탈 수 있는 정도의 미끄럼도 제대로 타지 못한 점은 아쉽다. 다른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첫째가 그냥 겁이 많아서 시도조차 제대로 못했다. 나중에 나이들면 좀 나아지겠지. 그리도 파도풀에서 파도가 넘실거리며 넘어올때마다 비명을 지르듯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그저 좋았다. 그래 다음에 또 한번 신청해볼게. 그때는 좀 더 재미있게 놀아보자꾸나. 이번엔 내부 길을 잘 몰라서 어리버리 시간을 허비한 것도 적지 않으니.

-4-
어제 캐리비안베이에서 나오는데 에버랜드쪽이 좀 시끌벅적 했다. 지나가는 길에 보니 할로윈 축제란다. 별 것 없을 거란 생각은 들었지만 유난히 에버랜드를 좋아하는 아내가 역시나 좀 구경해 보고 싶어하는 눈치길래 오늘 다시 찾아오자고 했다. 그래서 오늘 오후에 다시 온 에버랜드. 사실 아이들이 아직 놀이기구를 탈 수 없기 때문에(둘째는 어려서, 첫째는 겁이 많아서) 가봐야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주말이라도 나가서 기분 전환을 하지 않으면 하루종일, 일주일 내내 두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진이 빠져 있을 아내의 마음이 점점 지칠 것 같아서 가급적 주말은 움직인다.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오늘도 에버랜드를 찾았다. 뭐, 어제 캐리비안베이를 거의 공짜로 즐기기도 했으니 원+원 행사라고나 할까. 그런데 기대와 달리 오늘은 놀이기구도 탔고(비록 두 아이들 모두 바짝 얼어서 '즐기지'는 못했지만) 막판에는 첫째가 신나서 먼저 뛰어다니고 끌고 난리도 아니었다. 부모란 단순한 존재. 이유가 뭐든 상황이 어쨌든 애가 웃으면 바보처럼 그냥 같이 웃고 같이 좋아한다. 해가 지고나서 갑자기 추워지지만 않았으면 첫째와 뛰어다니느라 거기서 폐장 불꽃놀이까지 다 보고 왔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