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사랑해요

어제 밤늦게 야근을 하고 퇴근하니 두 아이들이 모두 안자고 놀겠다며 엄마와 실갱이 중이었다. 내가 현관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안방에서 그 소리를 들은 첫째가 빼꼼히 내다 보고는 환한 표정으로 방 안의 둘째를 향해 "아빠다!" 하고는 냅다 달려와서 품에 안겼다. 무릎을 꿇고 첫째를 안아주자 마자 뒤이어 온 둘째는 다른 한쪽팔 차지. 그리곤 서로 할 말이 많다. 제대로 알아 들은 거라곤 왜 늦게 오냐는 질타 하나뿐이었지만 매번 "정말?" "그랬어요?" 하고 맞장구를 쳐줬다. 뭐, 내용이 크게 중요한건 아니니까.

그렇게 두 아이들이 고자질(?)을 마치고 나자 아내가 수고 했다고 날 포옹하고 토닥여 주는데 첫째가 다시 와서 아내를 뒤에서 끌어 안더니 "엄마 사랑해요" 한다. 질새라 다시 뛰어온 둘째도 포옹에 합류 하더니 아직 한참 어눌한 발음으로 "아빠 사랑해요" 한다. 아이들에게 듣고 어찌 가만 있을까. 아내와 나도 "사랑해요" 라고 대답해 주었고 놀이처럼 번져서 한참동안 네 식구가 거실에 포옹하고 앉아서 서로 상대를 바꿔가며 사랑한다며 깔깔거리는 큰 소리의 웃음과 미소를 지었다.

그 와중에 날 포옹하고 있던 아내가 내 등 뒤에서 말했다. "좋다" 라고. 그래, 더 이상 어떤 수식어가 필요할까? 좋다.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