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5일 월요일

크리스마스 아침.
각자의 선물을 받은 아이들. 둘째는 선물이 100개가 아니라며 울었고 아빠하고 따로 잤던 막내는 엄마에게 "아빠가 선물 사줬다" 고 뛰어가서 엄마가 산타클로즈 할아버지가 사주신거라고 다시 알려주는 해프닝까지. 복잡복잡.

얼른 아침먹고 교보문고 나들이 가자. 아빠도 산타클로즈 할아버지 선물 받아야지? :-)

2017년 12월 1일 금요일

저녁

문득 하늘을 보니 색이 곱다. 이제 점점 노을이 아름다워지는 계절로 가는구나.


2017년 10월 24일 화요일

Starbucks in the Golden cove shopping center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석양을 보고 있다. 어쨌든 이번 출장도 이제 끝이구나.

가자, 집으로.


2017년 10월 15일 일요일

No husband, No three kids

아내를 공항버스 타는 곳까지 태워다 주고 돌아옴. 오늘부터 일주일동안 아내는 뉴욕으로 휴가를 간다. No husband, No three kids. 결혼 후 아내는 혼자만의 휴가를 또는 시간을 보낸 적이 없이, 십 몇년의 시간을 달려왔다. 사람인데 어찌 지치지 않을까. 그걸 해소하는데 일주일이 짧은지 긴지는 판단이 안선다. 하지만 최소한 그렇게 좋아하는 박물관, 미술관, 뮤지컬로 가득한... 평소 정말 가보고 싶어했던 뉴욕에서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은 분명하겠지. 즐거우면 된 거 아니겠어? :-)

잘 다녀와요. 나와 삼형제는 엄마 휴가를 틈타 라면, 스팸, 과자 등등으로 점철된... 소망했으나 금지된 것들과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니 걱정마시고. ㅎㅎ

2017년 8월 15일 화요일

헌책방

헌책방 이라는 단어에는 유화 물감과 같은 진득한 끈적임이 있다. 단지 낡은 것에서 오는 시간의 무게가 아닌 다른 무엇.

동네에 헌책방이 하나 들어섰다. 20여년전 종로에 갈 일이 있으면 가끔씩 들리던 헌책방을 떠올려 볼 때 도저히 매칭이 되지 않는 장소 - 고층 건물이 즐비한 동탄에서도 어느 곳에서든 보이는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에 Aladin 에서 하는 헌책방이 들어섰다. 아내에게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언뜻 장소가 그려지지 않을만큼 이질적인 조합이었다. 초고층의 주상 복합과 헌책방.

기대 그리고 궁금함이 어울어진 마음으로 찾은 그곳은 내 기억속의 헌 책방과는 사뭇 달랐다. 켜켜이 가로로 쌓여 있는 책들 사이로 미로처럼 돌아다녀야 했던 그곳이 아니라 전산으로 책의 위치가 검색되고 책의 상태에 따라 가격 표지가 붙어 있는 무척이나 현대적인 모습의 장소였다. 심지어 검색할 때 이미 책의 상태와 가격을 미리 알 수 있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언제쯤 전자책이 종이책의 유통 규모를 뛰어 넘을지는 알 수 없다. 편리성이라는 단 하나의 장점 만으로 뛰어 넘기에는 아직 종이책의 벽이 높은 것일 수도 있다. 내 경우만 봐도, 읽고 싶은 책과 소장하고 싶은 책은 분명히 다르며 아직은 소장하고 싶은 책의 경우 디지털 형식이 아닌, 출판된 종이책으로 구매하고 있다. 종이책을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저렴한 문고판이 아닌 일반판을 사는 것을 고려할 때 다른 이들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책이 소장할 가치가 있는지는 개인마다 다를테니 책의 종류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

여하튼 첫 방문에서 하루키의 장편 소설인 1Q84를 구입했다. 일부러 찾아보진 않았지만 구글 스토어에서 구입하는 전자책 버전의 비용과 그다지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한참을 읽었기에 약간은 너덜너덜해져서 새 책 특유의 뻣뻣한 느낌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종이책으로 책장에 꽂아두고 한권씬 뽑아서 읽는 그 기분은 태블릿으로 화면을 쓸어가며 읽는 전자책과 확실히 다른 맛이 있다.

형태가 비록 낯설지만 헌책방이 동네에 생겨서 정말 고맙다. 서점 특유의 분위기가 느끼고 싶어 간혹 강남 교보문고까지 나들이를 다녀오곤 했는데 나들이의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내 책장의 책도 늘어나고.

2017년 5월 31일 수요일

경쟁

세상은, 내가 보고 배워야 하는 것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문제는 그들이 가진걸 배워 내것으로 체화하려면 몇 년을 거기에만 쏟아부어도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결국 방법은, 그들을 내 팀으로 만드는 것 뿐이다. 중요한 건 내 위치가 아니다. 그들을 내 보스로 삼든 내 동료로 삼든 그들과 한 팀으로 내가 일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종종 정말 감탄스러운 역량을 갖고 있지만 여건상 같이 일 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중국 출장중인 오늘 주요 거래처 건물에 있는 커피숍에서 우연히 오랜동안 알고(경쟁하고) 있는 경쟁 회사의 사람을 2년만에 만났다. 이가 갈리도록 유능한 인간. 개인적으로는 반갑게 인사하고 무슨일로 왔는지와 중국 날씨 이야기로 1분도 채 안되는 짧은 담소를 주고 받았지만 그 담소 뒤에 내가 그렇듯 그 사람도 우리 회사를 거꾸러 뜨리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으리란 건 자명한 사실.

이 인간 때문에 피가 마르는 경험을 한게 한두번이 아니지만.... 그런데 솔직히 앞으로도 내 경쟁자로 이 업계에 계속 있어주면 좋겠다. 6년전 전시회에서 상대 회사 라인업 조사하는 상품기획자로 처음  알게되서 지금까지 비슷한 커리어를 밟고 가며 살아남아 있는 몇 안되는 '동기' 같은 존재랄까..

업계가 레드오션화 되어 치킨게임을 해오는 동안 미래를 꿈꾸는 일을 하던 경쟁자들도 하나씩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미국, 한국, 유럽, 일본...가릴 것 없이. 경쟁이 다 그런거지만, 경쟁자가 줄기만 하는 건 시장이 더이상 성장하지 않는다는 뜻이니 반갑지만은 않다.

어쨌든, 짧은 인사 후 툭 뱉은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또 만나자, 살아남아서.

그래, 서로 살아남자. 그래서 은퇴후 같이 바에 앉아 네가 좋아하는 위스키를 한잔 같이 하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가 지금 하는 이 피말리는 경쟁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