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31일 수요일

경쟁

세상은, 내가 보고 배워야 하는 것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문제는 그들이 가진걸 배워 내것으로 체화하려면 몇 년을 거기에만 쏟아부어도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결국 방법은, 그들을 내 팀으로 만드는 것 뿐이다. 중요한 건 내 위치가 아니다. 그들을 내 보스로 삼든 내 동료로 삼든 그들과 한 팀으로 내가 일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종종 정말 감탄스러운 역량을 갖고 있지만 여건상 같이 일 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중국 출장중인 오늘 주요 거래처 건물에 있는 커피숍에서 우연히 오랜동안 알고(경쟁하고) 있는 경쟁 회사의 사람을 2년만에 만났다. 이가 갈리도록 유능한 인간. 개인적으로는 반갑게 인사하고 무슨일로 왔는지와 중국 날씨 이야기로 1분도 채 안되는 짧은 담소를 주고 받았지만 그 담소 뒤에 내가 그렇듯 그 사람도 우리 회사를 거꾸러 뜨리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으리란 건 자명한 사실.

이 인간 때문에 피가 마르는 경험을 한게 한두번이 아니지만.... 그런데 솔직히 앞으로도 내 경쟁자로 이 업계에 계속 있어주면 좋겠다. 6년전 전시회에서 상대 회사 라인업 조사하는 상품기획자로 처음  알게되서 지금까지 비슷한 커리어를 밟고 가며 살아남아 있는 몇 안되는 '동기' 같은 존재랄까..

업계가 레드오션화 되어 치킨게임을 해오는 동안 미래를 꿈꾸는 일을 하던 경쟁자들도 하나씩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미국, 한국, 유럽, 일본...가릴 것 없이. 경쟁이 다 그런거지만, 경쟁자가 줄기만 하는 건 시장이 더이상 성장하지 않는다는 뜻이니 반갑지만은 않다.

어쨌든, 짧은 인사 후 툭 뱉은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또 만나자, 살아남아서.

그래, 서로 살아남자. 그래서 은퇴후 같이 바에 앉아 네가 좋아하는 위스키를 한잔 같이 하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가 지금 하는 이 피말리는 경쟁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