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고향
(2001년도에 쓴 글을 옮겨 놓은 것) 며칠간의 짧은 청주 나들이를 끝내고 서울로 돌아왔다. 바로 학교에 들려 몇가지 볼일을 보고 내 오피스텔로 돌아왔을때 나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며칠동안 제대로 치우지 않아 너저분한 술병들과 쓰레기들. 그렇지만 그와 함게 찾아온 것은 ‘편안함’ 이었다. 아무 이유 없이 청주에 가고싶고, 그래서 무작정 내려가면 그렇게 마음이 편했던 때가 있었다. 1995년도...대학에 입학한 그 해에 그랬다. 그런식으로 무작정 수업까지 빼먹고 평일에 내려갔다가 우연히 친구를 만나 황당해 하는 그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 즐거워 했던 적도 있었고. 그때로 부터 6년이 지난 지금, 난 그러한 마음의 고향이 뒤바뀌었음을 느낀다. 언제부터였을까. 서울이 더 마음 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 그건 아마도 하숙집이 아닌 내 방이 생긴 이후이리라 짐작을 해본다.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런 소중함이 곧 편안함으로 바뀐것은 아닐까. 지금도 내 방에는 컴퓨터의 냉각팬 돌아가는 소리 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있다. 그 고요함이 주는 안락함이란. 이 편안함 때문에 난 항상 술한잔의 여유를 느끼고 싶은걸까. 지금 스피커에선 Air on the “G” string 이 흐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곡들중 하나. 무언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읽을 거리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