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극 [間隙]
죽음은 삶의 대극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서 존재한다 '상실의 시대' 中 - 무라카미 하루키 윤정아. 너와 우리 사이에 벌어진 이 거대한 간극 [間隙]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 12년의 추억을 아무리 끌어올려 메워도 좁혀지지 않더구나. 앞으로 무심히 지내지 말고 서로서로 연락하고 살자는, 빈소 앞 침통한 표정의 동기들에게 눈물이 그렁그렁한 말투로 이야기한 정현의 한마디가 이토록 가슴에 사무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저 결혼, 출산 등 좋은 소식 있을 때 마다 한번씩 모이면 될 줄만 알았지 누가 이런일로 동기들 얼굴을 마주할 줄 상상이나 했겠니. 10년전 어느 날, 작대기 하나짜리 계급장의 내게 동기들 소식과 연락처를 모두 정리해서 보냈던 편지가 내게 보낸 네 유품이 될 줄이야. 세상엔 올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단다. 굳이 배웅하러 오지 말라고 동기들의 발을 잡아 놓으려 네가 한 것이니? 그런다고 모이지 않을 녀석들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텐데. 동기들 누구나 인정했던 천사 윤정아. 이젠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인사 밖에 없구나. 잘가라 그리고 편히 쉬렴. 2007년 마지막 날 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