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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April, 2022

급체

지난 월요일 밤 급체 증상이 오고 만 이틀이 지났는데도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고생을 하고 있다. 처음 증상이 왔던 그 순간에는 극심한 복통에 식은땀을 줄줄 흘리다가 구토를 하고 손발도 얼음장처럼 차가웠었는데 다행이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복통이 어느 정도는 남아 있고 배가 긴장되어 있는 탓에 진통제를 먹어 가며 지낸다.  하필이면 내일은 한국에서 업무차 뉴욕으로 출장을 온 고향 죽마고우가 우리 집에서 하루 자고 가기로 되어 있는데 지금 상태로 보면 맥주 한잔도 못하게 생겼다. 한국에 있을때도 서로 바빠 거의 보지 못하다가 지난 2016년에 각자 미국 출장을 왔다가 우연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정이 겹쳐서 얼굴을 보고는 지금껏 보지 못한 친구다. 그런 친구를 보는데... 위스키는 커녕 맥주도 한잔 못하게 생겼다니. 어지간하면 마시자! 싶은데 태어나서 처음 겪어 보는 급체 증상에 놀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러고 내일 아침에 괜찮으면 컨디션을 봐서... 라고 할지도.)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제는 술 없이는 대화가 안된다는 이십대도 아니고, 얼마든지 차 우려 가며 회포를 풀 수 있는 나이기는 하다. 어쨌든 어서 증상이 가라앉기를. 너무 힘들다. 

무소식이 희소식이 아닌 날

플로리다 여행을 와있지만 매일 밤부터 새벽까지 맥북을 켜놓고 일을 하고 있다. 휴가는 휴가고 일은 일. 어쩌겠나. 사실 내가 휴가 기간 메신저와 이메일을 일절 확인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불편해 할 일은 없다. 그저 내가 내 포지션 때문에 내 일이 걱정되어 챙기는 것 뿐. 그리고 솔직히 휴가 갔다고 해서 해야 할 일 잘 진행이 안되면 누가 대신 책임져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을 하다 문득 친한 후배이자 직장 동료 생각이 나서 카톡으로 안부 인사를 건냈다. 플로리다로 휴가 온거 자랑도 하고, (하지만)휴가 와서도 자정 넘어까지 일하는 신세 한탄도 하고, 미국 왔다고 업무량이 줄어드는건 아니라는 하소연도 할 겸 해서. 그런데 돌아온 답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병이 나서 석달간 휴직을 들어갔다는 이야기. 항상 미련스럽게 다르게 말하면 성실하게 일하던 그 친구 업무 스타일 생각이 나서 순간 짜증이 치솟았다. "내가 그렇게 일하지 말라고 했잖아! XX!" 그런데 실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이가 십년이상 차이 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인생의 선배인양.. 함부로 조언을 하고 싶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상황 자체가 나로 하여금 할말이 없게 만들었다. 사는거 참 어렵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더니 요즘은 꼭 그런것만도 아닌가보다. 일이 생겨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 연락을 못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Spring Break in Florida

아이들의 spring break 시즌을 틈타 휴가를 내고 플로리다로 내려왔다. 어제 밤에 도착해서 오늘까지 이제 딱 하루 놀았는데 정말 피곤하다. 다음주 토요일까지 어떻게 버티지. 아내 말대로 보약 한첩 지어 먹어야 할지도.  어쨌든 즐겁게 잘 놀고 갈 수 있기를. 

Monkey B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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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요리 수업 시간에 배웠다며 주말에 첫째가 가족들을 위해 만들어준 Monkey Bread.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동생들 입으로 다 없어져서 전체 사진은 찍지 못했고 마지막 남은 한조각만 접시에 담아서 촬영에 성공. 이것도 사진 찍고 나서 둘째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맛있다며 또 해달라는 동생들의 성화에 첫째가 약간 뿌듯한 모양.  눈치를 보니 이번주에 한번 정도는 더 만들것 같다. 

Baldur's Gat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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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저녁 시간에 뭔가 일 말고 할 수 있는 딴짓 거리를 고민하다 게임이 생각났다. 그래서 뒤적거리다 찾아낸 게임이 Baldur's Gate 3. 어린 시절 Baldur's Gate 1과 2를 무척 재미있게 했었던 터라 이후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enhanced edition이 포팅되어 나왔을때 이것도 구매해서 했었다. 워낙 D&D나 AD&D룰 게임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Baldur's Gate 시리즈는 실망한 적이 없었다.  하여.. 3편도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구매를 하고 며칠 자기전 30분 정도씩 즐기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게임을 하면서 몇가지 당황스러운 상황들을 접했는데 다음과 같다.  1. 설치에 필요한 시스템 저장 공간이 150G 였다. 처음에 숫자를 잘못 본줄 알았는데, 15G 가 아니라 150G 였다. 세상에나. 내 맥북 기본 하드 용량이 256G 인데 게임 하나 설치했더니 150G가 날아갔다. 결국 설치하다 SSD 용량이 부족하다고 경고 메세지가 떠서 이리저리 백업 하드에 자료를 옮겨야 했다.  2. 내 M1 맥북 에어의 메모리가 8G 인데, 게임을 하다 보면 실제 게임이 차지하는 메모리가 10G 가까이 올라간다. 물리적 메모리가 모자라니 2-3G 가까이를 SSD에서 스왑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거 SSD 에서 지속적인 스왑은 하드웨어 수명을 줄이는 대표적인 일인데 그걸 하고 있다. 내가 유튜브를 해서 비디오 편집을 하는 것도 아니라  8G 메모리면 충분할줄 알았는데 게임이 그 이상 사용할 줄이야.  맥북 에어가 아니라 맥북 프로를 샀어야 하는 건가. 생각해보면 그건 또 아닌게, 원래 여기서 게임을 돌릴 생각도 없었고.. 요즘 게임이 이정도로 하드웨어를 요구하는지도 몰랐다. 용량은 일단 설치 됐고 백업 하드를 이용해서 여유도 만들었으니 문제 없는데 메모리가 부족해서 SSD 를 계속 스왑하고 있는건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설마 BG3를 24시간 일년 내내 할 것도 아닌데 SSD 수명이...

Front derailleur 망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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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동네 이웃 한명과 아침 일찍 Columbia Trail 을 가서 자전거를 타고 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어제 밤부터 내리던 비가 오늘 오전 내내 내린다는 예보 덕분에 아침 6시에 라이딩을 취소 하자고 문자를 보냈다. 가랑비처럼 계속 내리던 비는 10시쯤 되자 폭우로 바뀌었고 그리고 한시간 가량 줄기차게 내렸다. Columbia trail 은 조금 더 비구름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서 오전 내내 많은 비가 내렸으니 캔슬을 한 결정이 옳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갑자기 비어 버린 주말 오전. 어차피 할 일도 없고.. 해서 그동안 살짝 신경을 건드리던 자전거의 front derailleur를 손 보기로 결정을 했다. 변속에 문제는 없으나 위치와 케이블이 틀어져서 미세하게 체인에 계속 닿는 상황이었는데 이 살짝 긁히는 느낌과 소리를 이참에 고치기로 한 것.   이래 저래 풀어서 위치를 맞추고 다시 조여가며 장력 조절하고... 등등을 반복하던 순간 일이 터졌다.  다름 아니라, 변속 케이블을 잡아주던 나사가 지나치게 힘을 줬는지 갑자기 나사 머리가 분리되어 버린것. 헉. 머리는 끊어져서 날아가고, 나사산이 파여 있는 body 는 derailleur 안쪽에 박혀 있는 상황.  잠시 확 올라오는 짜증을 길게 한숨으로 내쉬고 간신히 입으로 기분을 내뱉는 상황을 피했다. 이놈의 똥손 같으니라고. 길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건 살릴 방법이 없다. 탭을 내서 빼내는 방법도 있겠으나 그 인건비가 front derailleur 를 하나 사는 것 보다 훨씬 비쌀테니 옵션이 아니다.  Amazon 에 R3000-F 모델을 검색해보니 빨리 받아 봐야 4/20 인데 그때는 가족 여행으로 플로리다에 가 있을 때라 안 될 소리. 집 근처 bike shop 에 전화해보니 지금 재고는 없는데 수요일에 받을 수 있단다. 난 목요일 비행기인데. 결국 아무리 빨리 받아도 휴가 전에 자전거 수리는 어렵다는 소리. 그러면 휴가 다녀...

커리어 패스

엔지니어 한명이 팀을 떠난다. 자기 전공에 좀 더 맞는, Robotics쪽 스타트업에 합류하기 위해서인데, 좀더 많은 샐러리를 제시했지만 돈의 문제가 아니라서 잡을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NYU에서 Robotics.. 특히 Mechanics 쪽으로 전공한 인력이니 정확하게 자기 전문 분야, 하고 싶었던 일을 하러 가는데 그걸 무슨 수로 막겠나 싶다. 더구나 우리 회사에 와서 전혀 지식이 없었던 control과 sensor, communication protocol에 대해 배우고 일하면서 내공을 쌓았으니 이젠 정말 Robotics 쪽에서 탐낼만한 엔지니어가 됐다. 나 같아도 옮길듯.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엔지니어들의 문화가 좋기도 하다. 더 많은 돈과 큰 회사가 아니라 더 작은 회사로, 더 적은 돈을 받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미래를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투자한다는 식으로 도전에 나서는 엔지니어들이 많은 이 문화가. 하지만 개발 디렉터로서 내가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는... 지난 2년간 회사에서 개발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라고 쓰고 인력 감축이라고 읽어야 하는) 집중했던 터라 인력 여유가 없어서 업무 공백이 예상된다는 것. 이론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 단기적으로 업무를 대신할수 있는 수준의 리소스 여유..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지만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운가. 나야 지난 1년간 추가 인력 채용이 필요하다고 주구장창 요구해 왔다... 고 한마디 할수야 있겠지만 사실 쓸데없는 말이고 어떻게든 신규 인력을 뽑아서 업무 파악 끝날때까지 인력 운용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골치 아프다. 이런 인력 순환이 너무나 빈번하고 자연스러운 미국 회사에서 개발 디렉터의 역할은 사실상 인력 운용이 90%인데.. 내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계속 드는 의문은 그렇다면 "나는" 지금 회사에서 계속 있는게 맞는가 하는 것. 이제 얼마 뒤면 3년을 채운다. 그동안 내가 이 회사에 어떤 value를 주었는지, 앞으로 어떤 새로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