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하는 미래
매일 아침 출근길에는 한국에 계신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드린다. 둘이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 하는게 일반적인데 오늘은 뜬금 없이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온다는데 아이들을 이런거 저런거 시켜서 준비 해야 한다고 주위에서 그러더라는. 첨단 과학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아들은 당신께 그런 문제를 물어볼 가장 좋은 상대이리라. 그리고 그 말씀의 끝은 결국 당신 손주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내가 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함으로 연결됐다. 어머니께 그랬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아는 사람은 없다고.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도 알 수 없다고. 지금 어떤걸 준비한다고 해도 그게 시간낭비 노력 낭비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으니 나는 그냥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단 대처를 좀 더 잘하기 위해 안테나를 곤두세우고는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 어머니께 드렸던 이야기를 짧게 요약하면 이렇다.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대비를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어떤 세상이 펼쳐지든 대처는 할 수 있죠. 그래서 앞으로는 대비하는 것 보다 대처하는게 중요한 세상이 될 것 같아요. 제 세대 까지는 대비하는게 중요한 시대였어요. 지식을 쌓기 위해 공부하고, 경험하고 하는 그 모든게 결국 어떠한 좁은 영역의 미래가 펼쳐졌을때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 대비하는 과정이었고 그러다 보니 끈기 있고, 성실한.. 장기간의 대비를 잘 하는 사람이 뛰어난 인재였어요. 우리가 공부와 학습을 열심히 해야 했던 이유죠. 그런데 제 아이들은 대비할 수 없는 미래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인공지능 학원 같은데 보내서 뭔가 대비하려고 하는건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할수 있어요. 대신 대처를 잘 하는 유연한 사고 방식을 가진 아이로 키우려 노력하는건 의미가 있을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이런 아이로 키우려고 하면서 동시에 과거 필요했던 대비를 잘 한.. 그러니까 공부벌레로 동시에 키우는건 어렵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