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심한 몸살 감기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어 끙끙대다 차라리 움직이자는 생각에 새벽부터 일어나 따뜻한 차 한잔을 타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일요일인 오늘도 아침에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갔다 오고나면 출근해야 하니 지금 마시는 차 한잔에 감기가 떨어지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토요일 일요일 모두 출근해서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심플하다. 내일, 그러니까 월요일에 사업부장에게 직접 보고해야 하는 자리와 안건이 있다. 그 준비를 해야 한다. 사실 보고 준비 자체는 너무나 이른 시기에 쉽게 끝냈다. 다른 이의 도움을 크게 받을 것도 없었고 오히려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아이템이었기에 준비가 어렵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사업부장이 제시한 생각에 사업부장을 제외한 회사의 해당부서 모든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었으니 역시나 반대 입장인 내가 의견을 개진하는데 전혀 부담이 없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듯 하다. 모두가 반대했던 일에 사업부장이 한번 더 검토해보라는 식으로 압력을 가했고 마지못해 내게 떨어진 숙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금요일 아침에 상황이 바뀌었다. 한주를 마감하는 날이어서 보스들은 모두 회의에 들어가 있고, 오후에는 조직강화 행사도 있고 해서 약간은 느긋한 시간이었는데 그 때 월요일에 보고할 자료를 다시 열어서 혼자 리뷰하다가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략화 해서 표현하자면 현재의 방식에 대해 사업부장이 이의를 제기하고 새로운 제안을 했는데 거기에 대한 검토 보고를 하는게 우리 팀에 주어진 숙제였고 담당자로 내가 적임자라는 팀장의 판단에 내가 직보를 하게 된 아이템이었다. 사업부장의 제안은 제품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잘 모르는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이의 제기였고 내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의견을 주고받은 모든 사람들은 이를 사업부장이 제품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증거 이상도 이하도 아닌 해프닝으로...그러니까 안해도 되는데 어쩔 수 없이 하는 숙제로 인지하고 있었다. 보고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