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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October, 2022

시도에 대한 칭찬과 잘 한 것에 대한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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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에 비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자신이 할 줄 아는 걸 할 줄 아는 선까지, 부담 없이 남들 앞에서 펼쳐 보일 수 있는 성정은 어떻게 해서 길러지는 것일까.  어제 있었던 학교 친구의 할로윈 파티 초대에 응해서 피카츄 코스튬을 입고 가서 두시간 가량 놀다 온 막내. 파티가 끝날 시간이 되어 데리러 갔을때 그 집 창문 너머로 피아노를 치고 있는 막내를 봤다. 피아노를 제대로 배운 것도 아니고, 올해 석달 정도 학원을 다니다 말았고 할머니가 와 계시는 동안 할머니에게 몇 주 배운게 전부일텐데 그럼에도 친구들을 등 뒤에 앉혀두고 자랑스럽게 연주하고 있었다.  나는 저리 못했는데. 내 기억에 남들 앞에서 내가 피아노를 쳤던건 고등학생때가 마지막이었고 그때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엄청난 부담을 느끼며 연주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눈 감고도 칠 수 있었던 곡을 악보를 보면서도 두번이나 틀렸고 다시는 남들 앞에서 연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던 기억도 함께 묻어 있고. 어제 창문 너머로 지켜본, 저 아이처럼 자신의 연주 실력을 누가 안좋게 볼까 하는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으며 즐겁게 친구들 앞에서 연주하는 모습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아내와 잠시 대화를 해봤는데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미국 문화에서는 할 줄 아는걸 시도하는 것 자체를 칭찬하고 격려하지만 한국 문화에서는 잘한걸 칭찬하는 문화라서 그 차이가 아닐까 하는. 잘하든 못하든 모든 자기 표현을 격려하고 칭찬하기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자랑스럽게 자신의 성취를 보여주는 이 곳의 문화에서 자란 아이라서 그런것 아닐까 하는, 그런 이야기.  그게 사실인지, 아니면 저 아이의 기본 성향이 그런 것인지 알 방법은 없다. 하지만 남의 시선과 평가에서 평생 자유롭지 못했던 나와 다르게 저 아이는 스스로를 잘 표현하면서 자랐으면 한다. 

혼자 있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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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잠자리에 들었고, 아내는 일 하느라 안방 책상에 있다. 혼자 거실에서 벽난로 피워 놓고 와인 한잔 하면서 음악 듣는 중.  맥북을 가져올 때만 하더라도 한참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막상 지금은 그냥 멍 하다. 불멍, 음악멍, 와인멍 하면서 시간이나 보내야지. 

조성진 - Debussy Clair de l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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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째 드뷔시의 달빛에 빠져서 계속 듣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이것 저것 찾아서 들어봐도 조성진이 연주하는 Clair de lune 이상 이 곡을 잘 표현한 버전을 찾을 수가 없다.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언제 직접 들어볼 기회가 있을까?  

Suite Bergamasque L.75 III. Clair De Lune

가을의 복판에서 드뷔시를 만났다.  마을 주민들이 아침 산책길에 마주치면서 날씨가 정말 좋다고 인사를 건냈을 정도로 날씨가 좋았던 하루. 다음주면 한국으로 되돌아 가는 어머니를 모시고 인근 농장으로 apple picking 을 다녀왔다.  바람도 불지 않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고, 심지어 기온마저 포근했던 그런 주말.  사과를 따고, 할로윈 호박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틀은 음악에서 드뷔시의 Clair De Lune 가 흘러 나왔다. 가득한 단풍 사이로 차를 몰며 듣기에 이보다 더 좋은 음악이 과연 몇 개나 될런지.  날씨에 취하고, 드뷔시에 취하고, 지금은 버본 한잔에 취하는 그런 날이다. 

펜실베니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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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몇달 전부터 준비했던 펜실베니아 Lancaster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Lancaster에 있는 Sight & Sound Theater 에 가서 연극을 보고 Pocono(궁금한게, Weatherly 타운에 있는데 왜 항상 Pocono라고 이름을 붙일까?) 에 있는 수녀원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루트였고 1박 2일동안 도합 6~7시간 운전을 했다. 가족들 사진을 주로 찍느라 풍경 사진은 별로 남기지 못했는데 그러다 보니 정말 멋진 경치는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다.  여행은 대단히 좋았다. Sight & Sound 극장의 연극도 좋았고, Lancaster에서 Weatherly까지 올라가는 국도의 아름다운 가을 단풍 풍경도 좋았다. 하지만 그 어느것도 수녀원에서 마주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두 수녀님들과의 만남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소식이라도 전하시지 그렇게 스리슬쩍 와 계셨다니. 시작은 연극을 보기 위한 여행이었는데 결말은 사람을 만난 여행을 바뀌었다. 다만 커다란 반가움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여러가지 그분들이 처한 어려움에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내가 뭔가 해드릴 수 있는게 있을지 고민되는 시간. 어쨌든 뉴저지에서 출발해 크게 삼각형을 그리며 펜실베니아를 돌고 온 그 길이 내게는 길지도 짧지도 않고 적당했는데 어머니와 막내에게는 조금 벅찬 일정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움직여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