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함께 일하는 네명의 디렉터중 Z 라는 사람이 있다. 테네시에 살고 있고 올해 65세가 되었는데, 취미로 기타 연주를 좋아하고 기타 수집도 한다. 집에 녹음실도 갖추고 있다. 그가 얼마전 뉴저지 본사에 왔었고 온 김에 나와 점심 식사를 했는데 이런 저런 잡담을 하던 중 본인 기타 이야기가 나왔다. 어떤 기타들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 하다 인생 첫 기타 이야기가 나왔는데, 15살때 선물 받았다고 했다. 그 기타를 선물해준 사람이 그 디렉터의 지금 와이프. 와이프는 16살이었고, 열심히 파트타임으로 일해서 모은 돈으로 자기의 첫 기타를 사줬단다. 그러면서 그 기타를 연주하던 15살의 자기 사진을 보여줬는데(기타를 선물해준 당시 여자친구가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을 몇년전 휴대폰으로 찍어 디지털화 했다고 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지금의 그 디렉터는 엄청난 과체중에 몸 여기저기 문제가 있어 아픈 사람 티가 난다. 하지만 흑백 사진 속의 그는 날렵한 체형에 긴 머리를 하고 기타에 푹 빠져 연주하고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가 연주를 하면 아내가 항상 곁에서 그걸 듣는단다. 사진을 보던 그 몇 초의 시간 동안 마치 한편의 다큐를 본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사춘기 시절인 15살에 데이트를 시작해 결혼생활 포함 50년을 함께 한다는건 어떤 기분일까. 서른살에 결혼해 여든까지 함께 사는 것과도 분명 다를것 같다. 그리고 15살에 즐기던 취미를 은퇴할 나이가 되어서까지, 그걸 지원해주는 배우자와 함께 즐긴다는 건 또 어떤 걸까. 그의 자녀들이 사십대가 되었다니 조금 늘려 잡으면 나도 그의 자녀 뻘이다. 간혹 자신의 자녀뻘인 직장 상사와 일하는게 어떤건지 궁금하기는 한데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런건 답을 들어도 정말 그의 생각이 어떤건지 알 수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분명한건 나는 그에게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65세가 된 그가 얼마나 더 나와 함께 일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올 초부터 나는 그의 successor 를 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그를 대체할 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