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하루
오늘도 보통의 하루가 지난다. 대단한 삶을 기대하진 않았다. 적어도 서른을 넘긴 이후엔 대단한 삶 보다는 갈등 없이 가는 숨을 내쉴수 있는 그런 삶을 바랬다. 오십을 목전에 둔 지금 대단한 삶에 대한 정의가 좀 바뀌기는 했지만. 목 놓아 울 수 있는 삶이 얼마나 축복받은 삶인지 미처 몰랐다. 돌이켜 보면 마지막으로 마음껏 울었던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마른 눈물을 삼키다 장례식장 건물 뒷편에 앉아서 혼자 어금니가 부서져라 악물며 소리 없이 흐느낀게 고작이었다. 날 찾아 헤매던 사촌 동생이 뒤늦게 그런 날 발견하고 와서 안아줬지만, 그럼에도 소리내어 울지 못했다. 술이 늘었다. 주량이 늘었다기 보다, 취해 있는 날이 늘었다. 취하지 않고 잠들기 어려운 나날들. 돌이켜 보면 스무살 이후는 늘 이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십대가 되어 더 많이 취하는건 그만큼 취해도 되는 날이 많다는걸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삶이 별거 있나. 굳이 맨정신으로 악착같이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취해 있어도 되는 것을. 사람 사이를 떠나 나무 사이에서 살고 싶다. 하나하나 신경쓰고 설명해야 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라, 아무말 없이 거닐어도 되는 그런 사이에서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며, 그저 그런.. 보통의 하루가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