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누구든,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삶의 무게가 있다. 다른 사람과의 상대적인 비교는 명백하게 의미가 없는 자신만의 삶의 무게.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노력으로 어떻게 나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손 쓸 방법이 없는 것이라면 그 무게는 참으로 감당하기에 쉽지 않다. 2006년의 마지막 날이다. 한해를 가만히 뒤돌아 보면 조금은 상심이 된다. 이런저런 일들은 참 많이 겪고 또 벌였으면서 막상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살기도 쉽지 않을 텐데. 더욱이 재작년에 날 괴롭히던 것들이 올 한해동안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내년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정신이 아득해진다. 요즘은 밥을 먹는것도, 연구실에 출퇴근 하는 것도 싫다. 심지어 뒷골 한 쪽을 무엇인가가 꾹 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과 함께 대바늘이 천천히 가슴을 찔러 들어오고 있는 듯한 통증에 숨쉬는 것마저 싫어질 때도 많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날 괴롭히는 일들 중 내가 내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도 없는 것을. 더군다가 가장 큰 괴로움은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살면서 지속적으로 내 어깨를 짓누를 일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로 힘이 빠져 버린다. 새해를 맞이하는 날의 기분이 뭔가 벅차고 가슴에 희망이 가득한 것이 아니라 긴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참으로 우울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별 수 있겠는가. 행복한 결혼생활은 다른 것들을 덮을 수 있을 줄 알았었다. 하지만 역시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아무리 한쪽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하더라도 다른 쪽의 그림자를 없앨 수는 없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