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의 대화
어제 밤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는다는 첫째에게 먹을걸 챙겨주고 다이닝룸 테이블에 둘이 마주 앉아 이런 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한시간 넘게 했다. 요즘 듣는 수업과 학교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거쳐 지구 온난화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이야기도 했고 미래의 직업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내가 하는 일에 아이가 많은 질문을 해서 그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고. 내 기억에 아빠의 일에 대해 아이가 그렇게까지 상세하게 물어본건 어제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중학생이 된 첫째는 이제 외교/정치적인 부분도 기본적이나마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고 과학 지식도 제법 폭넓게 쌓고 있어서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대화가 가능하다. 아이의 논리에서 유튜버들의 흔적이 보이기도 했지만 그 또한 지금 세대 아이들이 정보를 입수하는 방법일것이기에 별 말 하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에게 균형감을 찾아주는게 부모와 교육기관의 새로운 의무겠지. 늦은 밤, 아이와 주전부리 먹어가며(나는 위스키도 한잔) 각자의 세상 사는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일들을 이야기 하는게 그렇게 즐거운 일이라는 걸 전에는 미처 몰랐다. 아이가 벌써 이만큼 자랐다는 사실도 새로이 깨달았고. 이렇게 아이는 자라고 나는 늙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