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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January, 2011
루시드 폴
도로가 아니라는 이유로 염화칼슘 세례를 받지 않은 회사 주차장을 걷노라면 눈 덮인 산길을 걷고 있는 착각이 들 만큼 신발 아래에서 뽀드득 거리는 소리가 많이 들려온다. 특히나 기흥 사업장의 흙을 다져 새로 만든 주차장은 그런 느낌이 더하다.
사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비오는 소리와 눈 밟는 소리만큼 마음에 청량감을 던져주는 소리도 드물다.
오늘, 그렇게 주차장을 걷다가 문득 루시드 폴의 음악이 생각났다. 아무 이유는 없었다. 그냥 뽀드득 거리며 발 아래서 다져지는 눈길을 하얗게 입김을 뿜어가며 걷노라니 한걸음 뒤에서 삶을 관조하는 듯한 그의 음악이 떠올랐을 뿐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거실에서 틀어놓고 술 한잔 하면서 쇼파에 기대 느긋하게 풀어져 있었던게 언제가 마지막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지금도 오디오에는 동요 198선 두번째 CD가 들어 있으니. :-)
오늘은 루시드 폴의 CD를 찾아서 리핑 떠야겠다. 출퇴근 길의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모든걸 잊고 음악의 푸근함에 빠질 수 있도록.
서린 내외와의 저녁식사
어제 저녁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아내의 고향친구 서린 내외와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아내와 중학교때부터 절친했던 친구인데다 남편도 나와 같은 그룹 계열사 직장을 다니는 터라 같아 만나서 여러가지 이야기 거리가 많은 부부다. 특히 어젠 축하할 일이 있었는데 서린이가 2세를 임신한 것. 2년 전 우리 부부가 느꼈던 감동, 아이가 배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감격에 겨워 행복해 하는 그 부부를 보면서 함께 기뻤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아내가 임신 중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해 주는데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다. 그 중 압권은, "애 핑계로 비싼 명품 지르고 싶은 욕심 채우지 말 것. 유모차부터 시작해서 비싼 아기 용품들로 소비욕 채우면 끝도 없음." 나는 이 말을 해줬다. "이제 고생 시작이라고 겁주는 사람들 많을텐데 겪어보니 힘들긴 해도 사실 별 거 아니고 오히려 그 이상 행복하고 감사하고 또 재미있다" 라고. 어쨌든 이제 임신 초기인 그 부부가 남은 기간을 조심조심 또 행복하게 보낸 후 건강한 아기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 :-)
날씨
근 한달째 수은주가 영하 10도를 한결같이 찍으면서 겨울답다면 겨울다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긴 눈도 여러차례 폭설 수준으로 왔으니 겨울 답다는 말이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닌듯 하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많이 포근해졌다는 생각이 들어 날씨를 보니 영하 8도였다. 단지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포근하다고 느껴질 정도니 어지간히도 추운 날씨에 시달렸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출근길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다. 버스를 타러 가며 가로등을 배경으로 조용히 내리고 있는 눈을 보니 마음이 차분해 진다. 역시 바람 없는 날 내리는 눈 만큼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존재도 흔치 않은 듯 하다.
오늘은 금요일. 월화수목금금금이 된지 오래라 별 의미가 없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앞둔 날은 설레인다. (오늘은 제발 사건 사고 없이 지나가길!!) ^^
자신감
어른이든 아이든간에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자신감 만큼 중요한 요소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은 일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행동을 신속하게 해준다. 그래서 요즘엔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여러가지 교육 방침을 적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자신감이라는게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은 감정이다. 기본적으로 자신감은 밑도 끝도 없어서는 안되고 분명한 자신의 능력 한계치를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발휘되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자신의 능력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한다는 것 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능력 이상의 자신감을 보이다가 결과적으로 자신감의 상실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능력 이상이라고 판단되는 일에 도전하지 않고는 능력을 키워 나갈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그것만큼 두려운 일이 없다.
능력과 도전 그리고 자신감. 그 경계를 생각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안학교
지난 10여년간 한국 교육계에 생긴 가장 큰 변화라면 난 대안 학교의 부상이라고 생각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 방식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에 의해 시작된 대안학교는 이우학교와 같은 스타급 학교까지 탄생시키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더군다나 교육부의 지원을 받는 곳들도 나오면서 주류 교육계에도 조금씩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난 그러한 대안학교들의 교육 이념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규헌이도 곧 태어날 둘째도 가능하다면 그런 교육을 받게 도와주고 싶다.(물론 매년 한 아이당 천만원 혹은 그 이상 들어가는 학비가 문제겠지만)
궁금한 것은, 그런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좋은 대학에 얼마나 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어떤 모습으로 사는가 하는 다시말해 삶을 대하는 태도가 궁금하다. 하긴 대안학교의 역사를 생각하면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아직도 십년은 더 있어야 되겠지.
어쨌든 사교육 업체들의 공포 마케팅에 넘어가지 않고 중심을 잡아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소한 집에서 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