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은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닷새간의 사랑 이야기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일주일의 시간이 있었다면 나머지 이틀동안 이혼을 했을 거라는 농담을 즐겨 하기도 했다. (만난지 하루만에... 아니 만 하루도 아니구나. 일요일 밤에 처음 보고 월요일 오후에 결혼했으니까.) 하지만 셰익스피어가 참고한 아서 브룩의 원작(무려 서사시다)은 90일간의 사랑 이야기다. 그렇게까지 가벼운 사랑은 아니었다. 하지만 연극 무대에 세우기 위해 90일을 5일로 줄임과 동시에 폭풍같고 맹목적인 사랑을 말이 되게 하기 위해 셰익스피어는 줄리엣의 나이를 만 13세로 설정했다. (대충 중2쯤 되겠다. 예나 지금이나... 중2는 무섭다.) 이렇게 만든 희곡이 원작의 인기를-역사적으로- 뛰어넘었다. 그런 말도 안되는, 철없는 사랑 이야기에 오랜 시간 사람들이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 뒤 가리지 않는... 오싹할 만큼 순수한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라고 느끼는 것일지도. 비록 그것이 호르몬 분비에 따른 반응일지라도. 여하튼 간만에 읽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기대만큼 재미있었다. 내일은 한여름밤의 꿈을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