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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June, 2024

지천명

나이 50이 다 되어가는 마당에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것들이 많다. 내가 생각하기에 내게 잘못한 누군가를 훨씬 독하게 괴롭히는 방식으로 응징하고 싶다는 생각이나,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분노를 책임 있어 보이는 특정인에 대한 복수를 통해 해갈하고 싶다는 생각이나, 철저히 꼬아서 상대가 아주 아프게 느낄법한 말을 던져주고 싶다거나.. 뭐 이런 사춘기때 하고 끝냈어야 하는 생각들. 몇 줄 되지도 않는 이메일 한통을 써 놓고 저런 감정적 보풀들을 잘라내느라 훨씬 긴 시간을 모든 문장을 다시 고쳐쓰는데 썼다. 그렇게 하고 보냈는데도 보내고 나서 보풀 하나가 남아 있었음을 발견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속이 시원하지 않은 이 어린 감정을 어찌해야 할지. 마흔이 되면 유혹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사소한 분노 표출에 대한 유혹에도 쉽게 흔들리는걸 보면 지천명은 언감생신... 너무 멀구나.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기

자전거를 타다 보면 꼭 한두번은 이벤트가 생긴다. 지난주에는 Wallkill Valley 트레일을 타다 트레일 중간에 나무가 쓰러져 있었고 어떤 라이더 한명이 혼자 그 나무를 치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아주 굵은 나무는 아니어서 자전거에서 내려 들고 넘을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그 라이더는 다른 이들을 위해 치우고자 했다. 그래도 나무는 나무라 혼자서는 힘들어 낑낑 거리고 있던 차에 내가 도착한 것. 나도 내려서 함께 줄기를 부러뜨리고 힘을 써서 트레일 옆으로 나무를 끌어 냈다. 평소 나무가 넘어져서 길을 막고 있으면 난 그냥 넘어가기 바빴는데 이렇게 다른 이를 위해 그 나무를 치운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을 보고 살짝 놀랐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나이 많은 어르신들도 이용하는 트레일인데 그분들께는 이런 나무는 정말 큰 장벽 같을테니. 그 전 주에는 라이딩 중간에 어떤 할아버지가 손자와 함께 나왔는데, 아이의 자전거 체인이 빠져서 난감해 하고 계신걸 봤다. 처음엔 무슨 일인지 몰랐는데 꼬마를 옆에 세워둔 어르신 한분이 자전거를 뒤집어 놓고 체인을 만지고 있는데 뭔가 문제가 있구나 싶어 자전거를 세우고 무슨 일인지 물어봤더니 체인 문제였던 것. 내가 도와줘도 되는지 물어보고 오케이 하시자 마자 옆에 가서 체인링에서 빠진데다 이리저리 엉킨(?) 체인을 열심히 풀어서 다시 장착시켜 드렸다. 손이 기름때 범벅이 되어 악수를 하지는 못했고 피스트 범프만 했다. 그리고 오늘은 그래블 트레일이 아니고 일반 로드라 별 일 없을줄 알았는데 이벤트가 있었다. 25마일쯤 탔을때, 오르막에서 힘겹게 올라가고 있는 와중 도로변에 세워져 있던 차에서 갑자기 운전자가 손을 내밀어 나를 불렀다. 워낙 힘들게 오르던 오르막이라 자전거를 세우고 싶지 않아 속도만 줄이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병원을 가는 길을 물어봤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질문. 2~3미터 지나쳤다가 자전거를 세우고 다시 자세히 말해 달라고 하니 우리 동네 병원 응급실의 위치를 묻고 있었다. 자기 스마트폰이 배터리...

Wallkill Valley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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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한시간 반이나 떨어져 있어서 쉽게 걸음을 할 수 없는 Wallkill Valley Trail 에 다녀왔다. End to End 왕복하면 55~60마일. 하지만 주차 편의성을 고려해서 Kimball park 에서 출발하고 이 트레일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인 Rail trail cafe 를 찍고 왕복하면 40마일이다.  Kimball park 에서 출발하면 초반에 포장 도로를 달리게 되서 일반적인 레일 트레일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비포장으로만 된 트레일들과는 달리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어서 신나게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초반 포장 도로를 지나면 여지 없이 숲 속으로 들어가며 내가 원하는 그래블 트레일이 펼쳐진다.  Rail Trail Cafe 에서 사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로젠데일의 명물 다리를 건널수 있는데 오늘의 목표는 Rail Trail Cafe 였기 때문에 그냥 여기서 멈추고 잠시 시간을 보냈다.  마치 한국 고속도로 휴계소처럼 Wallkill Valley Trail 에 딱 붙어 위치하고 있는 이 카페는 실내 좌석 없이 모두 야외 좌석만 있어서 비가 오면 문을 열지 않고 날이 추워지는 늦가을부터 봄까지 문을 열지 않는다. 뉴욕주 북쪽에 있어서 4월까지도 제법 춥기 때문인지 5월은 되어야 문을 연다.  숲 한 가운데 있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나뭇잎들이 흔들리며 마치 폭포수가 쏟아지는 것 같은 소리를 들을수 있다. 오늘도 여기 도착해서 커피와 에그 샌드위치를 시켜서 먹으면서 나무 벤치에 늘어져서 그 소리를 한참 들었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인지 아직 사람도 별로 없었고 정말 조용히 그렇게 숲을 휘저으며 돌아다니는 바람 소리에 취해 있을수 있었다. 이곳은 주말 오후가 되면 뮤지션들을 초청해서 미니 콘서트가 열리기도 하기 때문에 오후가 되면 이런 고즈넉함을 즐기기 어렵다.  고요했고, 고즈넉했고, 평화로왔다. 커피와 샌드위치도 맛있었고. (카페 주인이 키우는 강아지가 내가 먹고 있는 샌드위치를 달라며...

Paulinskill Valey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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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년만에 Paulinskill valley trail 에 다녀왔다.  Lafayette에서 Blairstown까지 왕복 35마일의 라이드였는데 총 3시간 반, 중간중간 사진 찍느라 멈췄던 시간과 반환점에서 베이글 사먹느라 소비한 시간을 빼면 3시간 조금 넘게 달렸다. Blairstown을 지나 Knowlton까지 내려가야 완주하는 셈이지만 Blairstown까지만 찍고 돌아오는게 여러가지로 편리하다. 여기에 있는 Blairstown Diner 에서 파는 buttered bagel 과 블랙커피의 조합은 그냥 지나칠수 없는 맛이고, 겸사겸사 화장실도 이용할수 있으니까. 어쨌든 여기는 트레일 노면 상태가 다채로와서 지루하지 않다. 오늘도 단단한 흙길, 자전거를 끌고 지나야 할 정도로 muddy 한.. 거의 뻘 같았던 진흙탕, 단단한 지면 위로 물만 고여서 흐르고 있는 지형, 자갈길 등등... 쉴 새 없이 새로운 노면을 넘어야 했다. 쓰러진 나무가 트레일을 막아서 자전거를 끌고 옆으로 걸어서 우회해야 하기도 했고.  사실 오늘은 복잡한 머리속을 비우려 일부러 이 트레일을 선택했는데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계속 머리속으로 복잡한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서 라이드에 집중하지 못한 탓에 코스를 이탈하거나 트레일 한 복판에 떨어져 있는 굵은 나무가지를 보지 못하고 의도치 않은 점프를 하기도 했으니까. 그래도 3시간 반동안 숲속 트레일에서 땀을 흠뻑 쏟아내고 왔다니 조금은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다음주에는 작정하고 멀리... Wallkill valey 트레일을 다녀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