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나이 50이 다 되어가는 마당에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것들이 많다. 내가 생각하기에 내게 잘못한 누군가를 훨씬 독하게 괴롭히는 방식으로 응징하고 싶다는 생각이나,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분노를 책임 있어 보이는 특정인에 대한 복수를 통해 해갈하고 싶다는 생각이나, 철저히 꼬아서 상대가 아주 아프게 느낄법한 말을 던져주고 싶다거나.. 뭐 이런 사춘기때 하고 끝냈어야 하는 생각들. 몇 줄 되지도 않는 이메일 한통을 써 놓고 저런 감정적 보풀들을 잘라내느라 훨씬 긴 시간을 모든 문장을 다시 고쳐쓰는데 썼다. 그렇게 하고 보냈는데도 보내고 나서 보풀 하나가 남아 있었음을 발견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속이 시원하지 않은 이 어린 감정을 어찌해야 할지. 마흔이 되면 유혹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사소한 분노 표출에 대한 유혹에도 쉽게 흔들리는걸 보면 지천명은 언감생신... 너무 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