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 피아노
며칠째 듣고 있는 첼로와 피아노의 합주. 정말 이 둘의 조합은 언제 들어도 좋다. 다른 악기들의 끼어듬 없이 단단하고, 묵직하고, 부드럽게 흘러가는 이 둘의 합주에는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힘이 있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조합도 나쁘지 않다. 내가 세세한 멜로디의 변화까지 캐치하는 악기가 피아노 뿐이라 감상의 깊이가 얕을 뿐. 기억을 더듬어보면 마지막으로 피아노를 남들 앞에서 쳤던 건 고등학교 1학년때다. 그 이후로는 다른이가 등 뒤에 있는 상태에서 친 적이 없고 그나마도 고3인가... 부터는 혼자 있을때도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 이십대에 만났던 인연들이 내게 피아노 연주를 부탁했던 적이 몇 번 있었지만... 무슨 똥고집인지 응하지 않았다. 진짜 왜 그랬을까? 그 시절 연애 사업이 좀 더 수월했을수도 있었는데.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손이 다 굳어 버렸고, 어차피 왼손 손가락 세개를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을만큼 크게 다쳤던 탓에 피아노 건반과는 이제 다시 인연을 맺기 어렵다. 그냥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는 '귀' 에 감사하며 살 뿐. 그렇다고 딱히 아쉽다거나 하지는 않다. 이렇게 유튜브를 통해 원하는 곡을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 밤부터 오는 비가 그치지 않고 하루종일 내린다고 한다. 첼로와 피아노 연주에 푹 빠져 있기 정말 좋은 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