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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August, 2022

Paulinskill trail, 베이글, 그리고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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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inskill trail Lafayette에서 출발해서 Stillwater와 Blairstown을 지나 Portland까지 이어지는 Paulinskill rail trail 은 지금까지 세번 도전해서 제대로 길을 헤매지 않고 완주한 이력이 없는 트레일이다. 내가 워낙 길눈이 어두운데다 Garmin 의 navigation 기능도 아주 정밀한건 아니라 그렇다는 핑계를 대 보지만.. 어쨌든 갈림길도 많고 좁은 트레일을 달리면서도 길을 신경쓰지 않고 무작정 달린 탓이 제일 크지 않을까 한다.  오늘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다시 한번 도전했다. 딱 Blairstown 까지만 찍고 되돌아 오기로 하고 경로 파일도 다시 만들었다. 실제 라이드 하면서도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구글맵을 켜서 비교해가며 위치를 확인했고. 덕분에 이번엔 헤매지 않고 이 트레일의 멋진 풍경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었다. 베이글 어제밤 경로를 작성하다 보니 내가 반환점으로 지정한 곳 바로 옆에 Blairstown Diner 라는 식당이 있었는데 구글 평점이 괜찮았다. 반환점에서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돌아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오늘 도착해서 간단하게 버터에 구운 베이글과 커피를 시켜서 먹어봤는데, 오.. 상당히 맛있었다. 집에서 가까웠다면 주말에 종종 찾았을 만큼 괜찮은 맛이었다. 이 베이글 때문에라도 종종 와야겠다.  곰 미국에 와서 자전거를 탄 이후 처음으로 곰을 봤다. 덩치가 작은 흑곰이었는데 트레일 옆 수풀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내가 자전거를 타고 빠르게 다가오자 수풀에서 나와 산 위로 도망쳐 올라갔다. 이 트레일을 올 때마다 곰이 있어도 이상할게 없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정말 마주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워낙 빠르게 도망친데다 휴대폰을 가방에서 꺼내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릴 일이라 포기하고 그냥 씰룩거리며 산 위로 사라지는 곰의 엉덩이만 감상했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올까? 그리고 그때는 곰 엉덩이라도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을까?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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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자전거를 취미로 즐기고 있고, 자전거를 탈 곳이 많은 마을에 살고 있는게 참 행운이라는 생각. 포장/비포장 도로가 골고루 섞여 있고 그렇게 붐비지 않는 조용한 동네. 오늘 자전거를 타며 보니 옥수수가 내 키보다 크게 자라고 있었다. 조만간 맛있는 옥수수들이 마트에 쏟아져 나오겠구나. 

밤이 길다

세상에는 좋게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다.  6개월 기한으로 시작했던 TF 가 두달만에 활동을 종료하는 상황이 됐다. TF 의 결과만 놓고 보면 더 할 나위 없이 성공적이다. 두달만에 실패한게 아니라, 6개월이 걸릴 거라고 예상했던 일을 두달만에 마무리 했으니까. 다만 그 과정에서 나온 많은 문제점들을 놓고 이해 당사자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데는 실패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 부분은 TF 의 영역 바깥에 있는 일이었고 회사에서는 TF 활동이 성공적이었다고 보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내가 목표로 했던 win-win 해법을 도출하지 못하고 한쪽의 잘못으로 결론이 나 버렸고 결국 bad ending 이 됐으니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한 셈이다.  한시간째 책상에 데스크 램프만 켜 놓고 앉아서 어디서 어떻게 잘못됐는지 복기를 해보고 있다. 내가 좀 더 설득력이 있었다면.. 영어로도 한국어만큼 내 사고의 흐름을 언어로 바꿔 전달할 수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아니면, 그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결국엔 안좋게 끝날수 밖에 없는 일이었을까? 머리 한쪽에서는 내 잘못이 아니며 나는 오히려 더 상황이 나빠지는걸 이른 시점에 발견하고 막았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으나 다른 한쪽에는 그래도 뭔가 다른 방법이 있었을것 같다는 미련이 남는다.  그냥 이 모든게 쓸데없는 고민인걸까.  밤이 길다.

10번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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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계약을 했다.  지금 사는 집보다 부지는 조금 좁고 건물 자체도 덜 예쁘지만 대신 뒷마당에 in ground pool 이 있다. 내년 여름부터는 아이들이 자기 친구들 불러다 풀파티를 즐길수 있을듯. 나와 아내도 무더운 여름밤 시원한 pool 옆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불멍, 물멍 한꺼번에 할 수 있을테고.  그럴 작정으로 계약을 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 집에서는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결혼후 지금까지 9번의 이사를 했는데, 꼭 10번째 이사가 되는 이 집에서는 발 붙이고 살고 싶다. 하다못해 막내가 성인이 되서 독립할때까지 만이라도. 

Vice President

9월 인사 일정에 맞춰 VP 승진이 결정됐다.  지난주 금요일에 CEO와 면담을 했고 이번주부터 HR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follow-up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주말부터 어제까지 경영진들의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아 생전 구경도 못해봤던 비싼 와인을 맛보고 있다. 이 무더운 여름에도 차가운 white 보다는 진한 red wine을 좋아하는 red guy 로 소문이 난 덕을 본다고 할까. 이 회사에 입사한게 2019년 여름이었으니까 꼭 3년이 지났다. 입사후 이듬해에 Senior Engineer에서 개발팀 Director로 승진했고, 두 해가 더 지난 올해 VP 로 승진을 하게 됐다. 회사 board 에서도 승인 됐고, CEO의 정식 오퍼도 accept 했으니 앞으로 한달 동안 회사가 망하지 않는한 그대로 진행되겠지 싶다. 아직 사내에는 confidential 이지만 여기에 적는다고 우리 회사 사람들이 와서 이 글을 읽어볼 가능성은 없으니 괜찮겠지. Confidential인 이유는, VP중 한명이 lay off 될 예정이고 내가 그 자리에 가는 거라 조직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다. 사실 이왕 VP가 되는 거라면 현재 공석인, 내가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개발 VP로 승진한다면 참 좋았을텐데, 개발을 떠나 회사 운영쪽 VP로 가게 되는거라 나도 불편하고 operation쪽 인력들도 알게 되면 마음이 불편하리라 생각한다. 개발 VP였다면.. 어차피 공석이었고, 마침 내가 그 역할 하고 있었으니 바뀌는 것 없이 타이틀과 연봉만 올라가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었을텐데 operation쪽 VP가 되는거라 어떻게 경영진이 이유를 설명하든 말이 나올수 밖에 없는 상황. 기분이 좋냐 하면 그렇지 않다. 젊은 시절과 달리 커리어 래더를 올라가는 일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기에 더 많은 갈등을 직면해야 하는 자리는 더 많은 스트레스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무엇보다, 미국은 승진하지 않아도.. 실무자로 일해도 먹고 살고 은퇴하는데 문제가 없으니까 돈 조금 더 벌자고 승진하는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