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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January, 2020

Thank you Michelle

미국에는 Crossing guard 라고 불리는 아이들 등하교시 교차로/건널목 등을 지키고 교통을 통제하는 사람들이 있다. 돈을 받기는 하지만 직업 이라고 할 수는 없고 봉사하는 사람들에게 수고비 정도 챙겨주는 수준이다. 주위를 항상 살펴야 하고 통제판을 들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우산을 들어서는 안되고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면서,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면서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항상 모자라고, 봉사자가 없으면 경찰이 나와서 지킨다. 학교와 바로 맞닿아 있는, 정문으로 이어지는 블럭에 위치한 우리 집 특징상 우리집 다음부터 학교 정문까지는 주차 금지 구역이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정문앞 사거리를 담당하는 Crossing guard인 미셸은 항상 우리집 앞에 차를 댄다. 차를 돌리기 위해 마당의 드라이브웨이(차고 앞) 까지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도 일상 다반사. 당연히 종종 대화를 하고 출근할 때 인사를 나눈다. 나이 지긋한 노부인인 데 처음 이사 왔을 때 집 관리하는 법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을 때 타운십에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받았다. 어제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는데 아이들 등교 시키면서 미셸과 잠깐 대화를 나눴는데 이번주가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주고, 다음주부터는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뭔가 선물이라도 해줘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오늘 출근하는데 마주쳐서 잠깐 서서 이야기를 했다. 지금 봉사하는 그 자리에서 지난 30년 동안 아이들 등하교를 지켰다고 했다. 지금 아이들 손을 잡고 학교를 오가는 부모들의 많은 수가 자기가 처음 crossing guard를 시작했을 당시 학교를 다니던 꼬마들이었다고. 어쩐지 등하교 할때면 미셸을 향해 아이들이고 어른이고 모두 반갑게 인사하고 친해 보이더라니... 가끔 지켜보면서 놀랐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중 하나는, 아이들 하교 시간에 한 여자 아이가 시간이 지났는데 동생이 집에 안왔다며.. 자기가 챙겼어야 하는데 깜빡 했다고 울면서 미셸에게 달려온...

향원정 (香遠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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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향원정 @2006 / Pentax KX / Film scan] [경복궁 향원정 @2011 / Pentax KX / Film scan] 향원정 (香遠亭)은 내가 좋아하는 서울의 명소중 한 곳. 경복궁 안에 위치하고 있고,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보이는 곳이기에 항상 사람들이 주위에 많고, 시끌벅적 한 곳이지만 연못 가장자리에 서서 그 육각형의 정자를 바라보고 있을 때면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 지고 고요함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그런 장소였다. 휴일 저녁. 문득 이 곳 생각이 나서 여기서 찍은 두 장의 사진을 찾아봤다. 둘 다 Pentax KX로 찍은 사진이지만 흑백 사진은 필름이 TX400(+diafine 현상) 이었고 컬러는 reala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메모 좀 잘 해 놓을 걸. 하지만 저 당시 흑백 필름은 TX400, 컬러 필름은 reala만 쓰던 시절이었으니 아마 낮을 듯. 현상약은 diafine 만 알던 시절이고..) 둘 다 사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고, 구도며... 노출이며 지금 보니 참 아쉽다. 하지만 적어도 그 시절 저 사진을 놓고 스스로는 참 만족했던 사진이고 이후 정물 사진에 빠져들었기 때문에 필름으로 찍은 몇 안되는 landscape 사진이기도 하다. 어쨌든, 저 때는 향원정의 그 알 수 없는 향기에 취해서 경복궁을 종종 찾았었고 - 심지어 휴가때 혼자 카메라를 들고 경복궁을 하루종일 돌아다니기도 했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35mm 흑백 필름은 한 캔 사 놓기는 했는데..), 이 곳에서도 저렇게 향기가 나는 듯한 건물을 찾을 수 있을까?

2020년 설 연휴

1. 다행이 한국의 설이 여기 주말과 겹치는 덕분에 명절이지만 출근해서 일하는, 아무날도 아닌 것 같은 어정쩡한 상황은 피했다. 성당에서 잔치를 했고, 아이들은 한복을 입고 성당 어르신들에게 세배를 하고 세뱃돈도 챙겼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우린 아이들에게 세배 안받았네. 추석이라는 명절은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쉽고 아이들이 자라서 그 명절을 챙기는 것도 쉽다. 아주 유사한 추수감사절이 여기도 있고 특별히 다른 행위를 하는게 없으니까. 하지만 설은 '세배' 라는 그 독특한 문화 행위 때문에 아이들과 여기 미국 집에서 챙기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하필 그 '세배'가 이 명절을 한국적이게 만들어 주는 것이고, 의미를 부여한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아니, 그 전에 '설'을 한국식으로 챙길 것인가 하는 문제도 남는다. 2. 설이기도 하고... 해서 금요일과 주말에 각각 한 집씩 성당에서 친해진 이웃을 초대해서 떡국을 포함한 저녁 식사를  했다. 한 가정은 이민 온지 10년이 넘은 집이고 한 집은 3년 언저리 된 것 같다. 우리보다 약간 오래 된 수준. 성당에서야 자주 대화를 나누고 인사했지만 같이 식사를 하면서 긴 시간 이야기 한 것은 처음이었다. 다행이 아이들도 또래고 서로 성당 주일학교와 학교(한 아이는 우리집 큰 아이와 같은 학년, 같은 반이다)를 통해 잘 아는 사이여서 어색함 없이 저녁을 즐겼다. 이제는 집으로 다른 가정을 초대해서 저녁 식사를 같이 하는 일이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놀이 방에 모여서 투닥투닥도 하고, 게임도 하고 (막내들은 가끔 울기도) 하면서 안전하게(?) 있기 때문에 어른들이 신경을 끄고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한번 익숙해지면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이민 가정의 첫 저녁 식사 대화라는 것은 사실 뻔하다. 왜 그리고 어떻게 미국에 넘어 왔는지. 어찌보면 지루한 이야기들이다. 그래도 처음엔 무척 중요한게, 서로의 가정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

삼형제와 눈 치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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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눈이 와서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집 앞 드라이브 웨이에 쌓인 눈과 자동차 앞유리를 덮고 있는 눈을 치우게 했다. 드라이브 웨이에 뿌려놓은 rock salt 덕분에 눈이 많이 녹아서 아이들 힘으로도 충분히 치울 수 있었다. 이정도라면 앞으로 마무리와 감독만 하면 되겠어.

첫째와의 나들이

1. 며칠 전 중고 시장에 올라온 한국어 서적 전집을 사러 첫째와 둘이 필라델피아까지 나갔다 왔다. 첫째는 아빠와 둘이 있으면 가끔씩 신세 한탄을 하는데 아빠와 둘이서만 차를 타고, 그리고 하루 종일(아침 8시에 나가서 오후 4시에 돌아왔다) 같이 있다보니.. 그리고 차에서 할 일도 없으니 이날 여러가지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 아래는 이날 차에서, 식당에서 그리고 필리 다운타운을 걸으며 나눈 이야기들. 2.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막내가 너무 까분다는 것. 혼내고 싶은데 너무 어려서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고. (이건 막내 이야기도 들어봐야 한다. 막내는 엄마 아빠 포함해도 세상에서 큰형이 제일 무섭다는데.. 너 정말 혼내지 못하는거 맞냐??) 3. 친구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기로 새해 결심을 했는데 아직 잘 안지켜 진단다. 아침마다 교실에 들어가면 먼저 말을 걸고 싶은데 입이 잘 안떨어져서 항상 친구들이 먼저 인사 한다고. 영어의 문제는 아니고 그냥 입이 잘 안떨어 진단다. 아이에게 성격이 내성적인 사람도 있는 거고 그게 고쳐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이야기 해줬다. 다만 스스로가 변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걸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 멋진거고 그런 노력 자체를 아빠는 너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해줬다. 4. 엄마 아빠가 자기가 먹는 음식에 너무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단다. 무슨 말인가 하니 젓가락 두번만 가면 다음엔 그 음식을 산더미처럼 준다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먹은건데 다음번에 너무 많이 주니 질린다나. 음... 내 이야기를 해줬다. 아빠는 말이야.. 네 나이때 딱 한번.. 잡채를 맛있게 먹었는데 이후 30년째 네 할머니는 아빠가 잡채를 정말 좋아하는 줄 아신단다. 사실 아빠는 시금치가 많이 들어간 할머니 잡채를 별로 안좋아 했는데 말이지. 5. 아빠가 요즘 읽는 책의 내용이 뭐냐고 해서 내가 읽은 부분까지에 한정해서 설명을 해줬다.(요즘 Ray Dalio가 쓴 Principles 를 읽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