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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클럽

요트 클럽을 알아보고 있다.  은퇴 무렵, 그러니까 지금부터 15년 뒤에 여건이 된다면 블루워터 요트를 타고 여기저기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여러가지 필요하긴 하겠으나 일단은 요트에 익숙해지는게 필요하고 앞으로 한 10년은 준비를 해야 겠다는 판단이 섰다. 가능할지 아닐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내가 준비가 부족해서 못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으니까. 그 첫단계로 세일링 클래스 등록. 다음달부터 조금씩 항해술을 배울 예정. 즐거운 배움이었으면 좋겠다.

7월의 저녁

쓰레기 봉투를 내놓으러 나갔다가 현관에 주저 앉아 한참을 있었다. 7월도 후반부로 접어든 지금, 예상치 못했던 반딧불이들이 아직도 앞마당에서 반짝이고 있었기 때문.  마치 내 시선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 내가 바라보고 있는 곳은 피해서 시선의 모퉁이를 찾아 반짝이는 이 작은 반딧불이들을 쫓노라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앉아 있게 된다.  주말을 마무리 하는 저녁.  적당한 알콜이 들어갔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재즈 음악도 듣고 있고.  좋다. 

운동 횟수 늘리기

이번주부터 운동 패턴을 바꿨다. 전체 운동 시간이 아니라 운동 횟수에 좀 더 집중하는 식으로. 그동안 겪었던 어려움을 요약하면, 아침에는 내가 일어나는 시간과 아이들 깨워서 아침 챙겨야 하는 시간 사이가 짧고(30분 정도), 퇴근하고 나서는 아이들 라이드 해야 해서 바쁜게 끝나면 저녁 시간이 되는데 나는 잠을 일찍 자야 하는 스타일이라 저녁 운동을 하기도 애매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런 이유로 운동하는 횟수는 줄어들고, 주말 혹은 어쩌다 평일에 운동을 할 때면 보상 심리로 지나치게 오래 운동을 하려 하다가 다치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었다. 월요일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딱 1마일만 집 근처를 달리고 들어온다. 1마일을 천천히 조깅하면 12-13분 정도 걸리는데 나가기 위해 옷 입고 준비하는 시간을 포함해도 15분이면 된다. 이 정도 운동을 해서는 체중 조절이고 뭐고 별 효과가 없을건 아는데, 몸 건강 보다 정신 건강을 위해 '매일 아침 몸을 움직여 땀을 내고 운동을 한다' 는 의미로 접근하기로 했다. 그래서 앞으로 몇 달 평일 아침에 15분을 투자해서 딱 1마일 집 주위를 달리는걸 해보려 한다. 효과가 있기를. 지금은 무엇보다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게 중요하니까.  

Z의 기타

내가 함께 일하는 네명의 디렉터중 Z 라는 사람이 있다. 테네시에 살고 있고 올해 65세가 되었는데, 취미로 기타 연주를 좋아하고 기타 수집도 한다. 집에 녹음실도 갖추고 있다. 그가 얼마전 뉴저지 본사에 왔었고 온 김에 나와 점심 식사를 했는데 이런 저런 잡담을 하던 중 본인 기타 이야기가 나왔다. 어떤 기타들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 하다 인생 첫 기타 이야기가 나왔는데, 15살때 선물 받았다고 했다. 그 기타를 선물해준 사람이 그 디렉터의 지금 와이프. 와이프는 16살이었고, 열심히 파트타임으로 일해서 모은 돈으로 자기의 첫 기타를 사줬단다. 그러면서 그 기타를 연주하던 15살의 자기 사진을 보여줬는데(기타를 선물해준 당시 여자친구가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을 몇년전 휴대폰으로 찍어 디지털화 했다고 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지금의 그 디렉터는 엄청난 과체중에 몸 여기저기 문제가 있어 아픈 사람 티가 난다. 하지만 흑백 사진 속의 그는 날렵한 체형에 긴 머리를 하고 기타에 푹 빠져 연주하고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가 연주를 하면 아내가 항상 곁에서 그걸 듣는단다. 사진을 보던 그 몇 초의 시간 동안 마치 한편의 다큐를 본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사춘기 시절인 15살에 데이트를 시작해 결혼생활 포함 50년을 함께 한다는건 어떤 기분일까. 서른살에 결혼해 여든까지 함께 사는 것과도 분명 다를것 같다. 그리고 15살에 즐기던 취미를 은퇴할 나이가 되어서까지, 그걸 지원해주는 배우자와 함께 즐긴다는 건 또 어떤 걸까. 그의 자녀들이 사십대가 되었다니 조금 늘려 잡으면 나도 그의 자녀 뻘이다. 간혹 자신의 자녀뻘인 직장 상사와 일하는게 어떤건지 궁금하기는 한데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런건 답을 들어도 정말 그의 생각이 어떤건지 알 수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분명한건 나는 그에게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65세가 된 그가 얼마나 더 나와 함께 일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올 초부터 나는 그의 successor 를 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그를 대체할 인력...

미국 생활 9년차

2018년 6월 22일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국으 떠나 미국에 랜딩했으니, 오늘로 꼭 8년을 채웠다. 뭔가 길게 이야기 할 거리가 있다는 느낌과, 그냥 와인 한잔 하면서 취해있고 싶다는 기분이 모두 든다. 그런데 두가지 모두 오늘은 어렵다. 그래서 그냥 이 한마디.  내일부터는 미국 생활 9년차.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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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high 강을 따라 형성된 트레일을 따라 45마일 자전거를 타고 왔다.  계곡 사이에 난 트레일이라 그늘도 많고 길도 좋아서 자전거 타기에 더 할 나위 없이 좋았다. 포코노 근처에서 트레일을 벗어나 평화의집 수녀원에 들려 점심을 얻어 먹었는데, 수녀님들께서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주셔서 과식을 한 탓에 돌아올때는 좀 버거웠다.  그런데 이 날 자전거 타면서 진짜로 힘들었던건 무릎이었다. 둔근도 약해지고, 체중도 늘었고, 관절을 감싸고 있는 여타 다른 근육들도 모두 약해졌기 때문일텐데 라이드 끝 무렵에 무릎이 overuse 된 듯 통증이 찾아왔다. 사실 이날 처음 느낀건 아니고, 특히 작년부터 느끼고 있는데 전에는 아무 문제 없이 수월하게 자전거로 주파했던 트레일이 완주하고 나면 무릎에 부담을 느꼈다.  이걸 극복하려면 더 많이 운동하고 이제는 근력 운동도 제법 해야 할텐데 시간이 마땅치 않다. 핑계라면 핑계인데, 정말 그렇다. 어쨌든 매일 스트레칭을 좀 더 하고 하루라도 운동량을 늘리려 애를 쓰고는 있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런지.  다른건 몰라도 자전거는 최대한 오래 즐기고 싶다. 60대가 되더라도, 70대가 되더라도 이번 처럼 경치 좋은 트레일에서 적당한 속도감을 느끼며 운동하기에 자전거만한 수단이 없으니까.  

여우

  막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길에 길 옆을 총총 걸어가고 있는 여우를 마주쳤다. 운전석에 있는 나는 못봤는데 조수석에 앉아 있던 막내가 먼저 발견했다. 입에 뭔가를 물고 있었는데 사냥에 성공해서인지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막내와의 대화는 저 여우가 '그 여우' 인지에 대한 쪽으로 넘어갔다. '그 여우' 가 뭐냐 하면, 얼마 전에 막내가 다니는 초등학교 운동장 가장자리 수풀에 자리를 잡고 새끼를 낳아 기르기 시작한 여우를 말한다. 사람을 공격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야생동물 보호 센터에서 생포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게 금지되어 있어서 새끼를 다 길러 떠날때까지 그대로 두는 수 밖에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여우가 새끼를 키우는 수풀 가까이 가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으나 아이들이 말을 들을 리 없다. 이 여우도 사람에게 공격적이지 않고 꼭 길고양이처럼 굴어서 대담한 몇몇 아이들은 여우를 쓰다듬어 준 적도 있다고. 선생님들은 뒷목 잡을 이야기지만 아이들 사이에선 영웅담처럼 돌아다닌다. 막내와 내가 오늘 아침 여우와 마주친 곳은 학교에서 길 하나 건너면 되는 곳이고 보금자리로부터 따져도 0.5마일 정도 거리라 충분히 그 여우일 수 있다. 재작년부터 여우를 마주치는 경우가 느는데 아무래도 여우들이 돌아온 것 같다. 이 동네에 처음 왔을땐 토끼들이 그렇게 많았다. 그러다 고양이와 여우가 늘면서 토끼가 줄어들더니 이어서 여우도 사라졌다. 그런데 재작년부터 다시 토끼들이 많이 보인다 싶더니 여지없이 여우들도 늘고 있다. 내년 정도면 처음 왔을때만큼 토끼가 많아지고 여우도 많아질 것 같은데, 햇수로 따져보니 이 동네에 온지 7년을 꽉 채웠고 이제 8년차로 접어든다. 야생의 먹고 먹히는 관계가 변화를 거쳐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그 정도의 시간은 걸리나보다. 그러고 보니 다음달이면 미국에 넘어온지 8년을 채우고 이제 9년차에 접어든다. 10년 살면 집 같이 느낀다고 하던데 정말 그러려나. 시간 참 빠르다.

블루제이

블루제이는 남서부를 제외한 북미 대륙 대부분에 넓게 서식하는 텃새로 뉴저지에서는 흔히 보인다. 예쁘기는 한데 자주 보다 보니 점차 별 신경 안쓰게 되는 그런 흔한 텃새. 그런데 막내는 블루제이를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희곡 파랑새에 나오는 그 파랑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블루제이를 보면 행운이 뒤따를거라고 믿는다. 오늘 아침 학교 오케스트라 연습을 위해 일찍 데려다 주는 차 안에서 내가 오늘이 벌써 5월이네 하고 지나가는 말을 던졌는데 막내가 4월에 블루제이를 다섯번이나 봤으니 이번달에는 우리 다섯 식구 모두에게 좋은 일이 한가지씩 생길것 같다는 말을 했다. 아이의 말에 손뼉까지 쳐 주며 공감해줬다.  그래, 오월에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좋은 일이 한가지씩 꼭 생길거라고 믿어보자.

심란

첫째의 상태가 다시 나빠지고 있다. 그 동안은 컨디션의 기복은 있으나 그래도 어느 정도 우상향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엔 우하향 하고 있다. 지난 반년은 컨디션이 나빠도 짧게 끝내고 다시 회복이 되었다면 지금은 회복이 되지 않고 계속 나쁘지고 있는 모습니다.  어느정도는 기복이 있으리라는건 알고 있었고 각오도 하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경험한 것과 달리 깊고 거대한 down turn 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무겁다.  어제부터 아내와 저녁 묵주기도를 시작했는데 기도의 힘이 아이를 잡아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