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Showing posts from May, 2021

5월의 마지막 날 그리고 비 오는 휴일 아침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이어지고 있다. 나는 월요일까지, 아이들은 화요일까지 휴일인데 회사가 한국 달력에 맞춰 움직이는 아내는 혼자 일이 많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며칠째 계속 비가 내리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어딘가 움직여야 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적당히 와야 고민이라도 할 텐데 다음주말까지 열흘간 마치 한국의 장마기간처럼 비가 온다고 되어 있고 특히나 이번 주말에는 창문도 열지 못할 만큼 비가 내렸다. 미국에서 이만큼 오래 비가 내렸던 시즌을 경험 했었는지 기억이 애매하다. 언뜻 생각할 땐 없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일요일 아침. 혼자 거실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어제 늦게까지 책을 읽다 잠든 첫째와 둘째, 그리고 자정까지 일에 매달려 있던 아내는 아직 꿈나라에 있고.. 한방을 같이 쓰는 둘째형이 움직이지 않는 한 꼼짝도 안하는 막내도 여전히 함께 꿈나라다. 원래 계획은 아침 일찍 아이들을 깨워서 어제 늦게까지 노느라 생략한 샤워를 하라고 하는 거였는데.. 저렇게 잘 자는 걸 보니 방문을 노크할 마음이 손 끝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오락가락 한다. 내 킨들도 안방 침대에 놓고 와서.. 가져온다고 소리를 내면 아내가 잠에서 깰 것 같아 그 역시 포기. 내 나이 시절의 어머니는 이런 면에서 참 단호하셨는데 나는 아무래도 돌아가신 아버지의 성향을 많이 닮은 것 같다. 이유가 뭐가 됐든.. 조금만, 조금만 더 자게 놔두자.  타이핑을 하면서 조용한 재즈 피아노 연주곡을 틀어놓고 있는데 빗소리하고 함께 듣고 있자니 정말 좋다. 이 두가지 이질적인 소리가 이토록 잘 어울렸다니. 특히나 Cavatina, Somewhere over the rainbow, Fly me to the moon 이 세 곡은 정말 원래가 비오는 날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커피 향이 유별나게 더 좋아진 듯 한 기분. 이런 휴일 아침도 나쁘지 않네. 5월의 마지막 날 그리고 비 오는 휴일 아침. 비가 와서 운동을 나가지도 ...

20년

Image
아내와 연애를 시작한지 20년이 됐다. 결혼한지는 17년 밖에 안됐지만, 연애하는 내내 결혼 생각을 하며 만난 탓에 그냥 20년 된 느낌이다. 남들과 마찬가지로 그 세월.. 다 늘어놓을 수 없을 만큼 우여곡절이 참 많았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여기까지는 헤쳐 나왔다.  둘이 이룬 가정은 그 사이 세 아이가(우리가 신혼을 오래 즐긴 덕에 세 아이들 모두 아직 어린...) 뛰어 다니는 대가족이 됐고, 삶의 터전도 미국으로 바뀌었다. 20년 전 우리에게 누가 자녀 계획과 이민 계획을 물었다면 지금과 완전히 다른 대답을 했으리라. 정말.. 삶이라는 건 정말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존재다. 그걸 '존재'라고 부를 수 있다면. 얼마 전 아내와 차를 마시며 우리가 앞으로 겪게 될 잠재적인 risk 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가장 첫번째로 언급된게 부부싸움 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연애-결혼-출산(세번이나)-이민 이라는 네 차례의 큰 파고를 넘으며 의견이 달랐던 적은 많았으되 그것 때문에 언성을 높여 말다툼을 하거나 화를 내며 싸운 경험이 없다. 그러니 만일 20년이 지난 이제와서 싸우게 된다면.. 서로에게 그 자체로 너무나 큰, 극복하기 쉽지 않은 충격일거라는 것. 나 역시 아내와 싸우는 내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런게 앞으로 있을지 모르겠지만, 너무 서운해서 아내에게 꼭 따져야 하는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모르겠는데 아내도 비슷하지 않을까. 아내에게 화를 내는 내 모습이나, 아내가 내게 화를 내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다. 지난 20년간 서운했던 적이 없어서.. 애초에 화를 낼 기회가 없었다. 그러니 만일 우리가 싸울 정도로 큰 문제가 둘 사이에 생긴다면.. 그 뒤의 일들은 감히 상상하기 무섭다. 어쩌면 그래서 점점 더 싸운다는 선택지가 사라져 가는지도. 여튼 발생하면 큰 문제지만 어떻게 미리 대처할 방법이 없으니 risk인건 맞다. 방법있나? 그저 지금처럼 스킨십 많이 하고, 많이 표현하고, 서로 믿고 아끼며...

2021년 첫 D&R canal ride

Image
올해 처음으로 D&R canal gravel 코스를 다녀왔다.  작년에는 토요일 아침에 다녀오는 장거리 라이딩의 단골 코스였는데 올해는 아이들 수영 클래스가 토요일 점심에 잡혀 있어서 한번도 가지 못했다. 오늘도 40마일만 달리고 돌아왔음에도 오가는 시간까지 합하면 다섯 시간을 썼다.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에 다녀와서 샤워하고 먹는 것 까지 고려하면 여섯 시간은 필요한 상황. 도저히 10시까지 집에 돌아와 다시 아이를 데리고 수영장까지 갈 엄두가 안난다. 하물며 작년처럼 50마일, 60마일을 타는 건 언감생신. 그러다 보니 매번 동네에서 한시간, 두시간짜리 코스만 달리고 있어서 아쉬움이 컸는데 오늘은 이래저래 시간도 났고 아내도 자전거 나가서 오래 타고와도 좋다고 허락을 해준 덕분에 나가서 정말 신나게 달리고 왔다.  마음 같아서는 60마일 달리고 싶었는데, 제대로 장거리 라이딩을 못한 지금 몸 상태에서 무리했다가 곤란한 일 벌어질 것 같아 40마일만 달리기로 마음 먹고 출발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이상 달렸으면 힘들어서 막판에 고생 좀 했을 것 같았다.  작년 여름 폭우 때 일부 망가진 구간을 보수해 놨는데, 뭔가 아쉽다. 작년에는 울퉁불퉁하고, 물 웅덩이도 제법 있는 그야말로 dirty load 였는데.. 어디서 구해 왔는지 은모래까지 구해와서는 아스팔트만 덮지 않았을 뿐 그야말로 비단길을 만들어 놨다. 덕분에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나 유모차를 끌고 온 사람들은 무척 편해 보였지만 나처럼 그래블 바이크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밋밋하다 못해 심심한 구간이 되어 버렸다. 뭐, 그래도 state park 인데 이렇게 하는게 맞는 거긴 하지. Dirty load 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흙과 모래를 다져놓은 덕분에 흙먼지가 달리는 내내 상당히 많이 달라붙었다. 길은 깔끔한데, 자전거는 엉망이 됐다. 특히 물통은 마시기는 커녕 손을 대기 싫을 정도. 다행이도 물주머니 배낭을 짊어지고 나가서 식수 문제는 없었는데, 사진의 물통에는 이온음료...

Livingston loop

Image
Livingston loop 기록이 드디어 1시간 1분대로 들어왔다. 작년 최고 기록에는 아직 한참 못 미치지만 적어도 작년 평균 기록 보다는 빠르다. 몸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작년보다 빠른 거겠지. 속도 욕심을 내는 건 아닌데, 똑같은 느낌으로 달려도 점차 빨라지는 건 그만큼 다리 근육이 붙고 있다는 뜻이라서 기분이 좋아 자꾸 기록을 보게 된다.  그런데... 살은 안빠진다. 이번주에만 50마일 넘게 달렸고... 3천 칼로리 넘게 길에 쏟았는데... 살은 안빠진다. 역시나 나이살은 먹는 걸 조절해야 하나 보다. 그건 좀 힘든데. ㅡㅡ;;; 

아이와 대화하기

어제 저녁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끝나고 첫째와 둘이서만 10분 가량 따로 이야기를 했다. 어려운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대화였는데 아빠인 내 관점에서 볼 때 첫째가 평소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노력해서 넘어서기 보다는 피하려고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든 자리였다. 나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고 아이도 짜증을 내거나 반발하지 않아 대화를 나누는 내내 차분하게 이야기가 오고 갔다. 어렵고 힘든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 외면하고 피하려 하는 태도에 대해 아이도 인정을 했고 나도 여러가지로 지금 놓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제안을 해주기는 했는데, 대화를 하면서 찜찜했던 기분이 오늘 아침까지도 이어진다. 다른 무엇보다, 내가 한 몇가지 잘못이 걸린다.  일단 적절하지 못한 말을 했다. 내가 아이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눈치가 빨라서 문제가 원하는 답이 뭔지 잘 캐치해 내는 능력을 공부를 잘 하고 열심히 해서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과 혼동하면 안된다는 것과 상식이 아닌 지식은 노력해서 쌓지 않는 한 절대로 습득할 수 없다는 거였는데.. 전달하기 위해 말을 만들다 보니 아이에게 너는 과학을 잘 하는게 아니라 단지 단편적인 과학 상식이 많은 건데, 그런 상식을 드러냄으로써 똑똑하고 아는게 많다는 주위의 평가를 받는것에 도취되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말을 뱉은 직후 아차 싶었는데...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아이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격려했어야 하는 자리에서 그만 아이의 현재를 비난하는 발언을 먼저 하고 말았다. 한가지 지식을 깊게 파고 들어 이해하는게 어렵더라도 그걸 넘어서지 않으면 지식을 습득하기 어렵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노력이 싫어 가볍게 읽고 소비할 수 있는 상식만 찾아다니면 언뜻 보기에는 아는 것 많은 사람 같지만 진짜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말을 덧붙였지만 이미 아이가 상처를 받은게 보였다. 이걸 또 수습하려고... 로봇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를 위해 최신 로봇 기술 트렌드만 잘...

밤 새

Image
  어스름이 내려앉은 초저녁. 혹은 길고 긴 여름의 입구. 불을 붙인 장작을 앞에 두고 있자니 어디선가 밤 새 한마리가 와서 지저귄다. 아직도 짝을 못 찾은건지 소리가 곱다. 그런데 한국에서 듣던 밤 새 소리와 너무 다르다. 소쩍새도, 호랑지빠귀도, 솔부엉이도 아닌 저 새의 종류는 무엇일까. 밤 새 소리가 낯설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자 내가 정말 이억만리 타국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또 든다. 언제쯤 이런 당혹감이 사라질런지. 어쨌든 자리에 못 박힌 듯 주저앉아 밤 새 소리를 듣고 장작 타는 모습을 보고 있기에 요즘 저녁 날씨가 참 좋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문턱 정도는 밟은 듯 하니 이제 조금 있으면 반딧불이들이 보이기 시작하겠구나. 

봄 밤

Image
어제 저녁, 일찌감치 애들 재워 놓은 뒤 밤 11시가 되도록 아내와 둘이 fire pit 주위에 앉아서 마시멜로 구워 먹어가며 불멍도 하고 세상 이야기도 했다. 애들이 할 때는 세상 다시 없는 소란스러움과 정신없음이던 마시멜로 구워서 만드는 스모어도 어른들끼리 하니 고즈넉한 산사의 달콤함이 되는구나. 봄 밤이 이렇게 지나고, 여름으로 넘어간다.

가난의 책임

가난의 책임을 개인에게 물을 수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여론은 그렇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옳다 그르다 판단은 잠시 뒤로 물려 놓고 그 자체만을, 가난이 개인의 잘못이라는 판단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다. 가난이 사회 환경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그걸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 우리는 더 이상 함께 문제 해결을 고민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그건 그 사람 개인의 노력 문제니까. 그런데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지 않고 사회 문제가 해결된 사례를 나는 알지 못한다. 개인의 잘잘못을 떠나 그 파급 효과만을 놓고 봤을때 구성원들의 가난은 사회 문제인가? 그렇다. 오히려 여러가지 파생된 또 다른 문제들을 끌고 다니는 중요한 문제다. 그러니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 우리는 가난을 해결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여기서 파생된 다른 사회 문제들 역시 해결할 수 없다. 얼마전 Daniel Markovits의 The Meritocracy Trap 를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함께 생각났던 책이 10년도 더 전에 읽었던 Michael Sandel의 Justice 였고. 이 두 권의 책은 하나만 읽을때 보다 두권을 모두 읽을 때 훨씬 다가오는 의미가 크다. 굳이 순서를 정하자면 내가 했듯이 Justice를 먼저 읽는 것이 나을 것 같기도 한데, 사람마다 그건 다르겠지. 하지만 능력주의가 가진 문제점에 기회의 균등과 정의에 대한 자기 중심적 해석이 더해질 때 얼마나 큰 불합리가 발생하는지 깨닫는 건, 이 두 권의 책을 읽는 순서와는 관계가 없다.  누군가와 기회의 공평성, 개인의 경제적 능력, 그리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의 범위를 이야기 하자면 몇 시간이고 테이블에 앉아 토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토론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말하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무의미하니까. 이런 건 토론을 통해 서로의 ...

어필하기

분기마다 있는 회사 보드 멤버 회의가 오늘 있었다. 나야 그 회의 참석 대상이 아니지만, 회의 시작 전 최근 개발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시연과 현재 개발 status를 설명을 하는 자리가 있었다. 회의실에 제품들을 설치하는 건 너무 번거로운 일이라 이사회 멤버들이 모두 개발실을 와서 시연을 보기로 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의사 결정 권한이 큰.. 그러니까 높은 사람이 오면 쓸고 닦고 하는 건 마찬가지. 덕분에 항상 지저분했던 개발랩이 깜작 놀랄 만큼 깨끗해졌다. 집에 손님이 주기적으로 방문해 줘야 거실이 깨끗해 지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이런 자리가 어떻게 보면 회사의 개발 디렉터로서 이사들에게 나를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을텐데, 전혀 개인적인 스몰톡이나 대화를 하지 못했다. 여전히 이런게 어렵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는 별개의 문제인게, 그 자리가 한국어로 진행이 되었다 하더라도 나는 아마 별 말 안했을게 분명하기 때문. 그냥 말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내가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한 것도 아니고, 어필해야 한다는 필요성 자체도 그 순간에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함께 참석한 사람들은 누구 하나 예외 없이 한마디라도 이사들에게 말을 건내고자 노력하는게 보였다. 그들이 쓸모 없거나 틀린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내 기준에서는 너무나 당연해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말들이 대부분. 사실 그런 말이라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어야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말을 섞을텐데, 잘 되지 않는다. 흘러가는 대화의 중간을 끊고 들어가 내 이야기를 하는 타이밍을 잡는게 쉽지 않다.  어릴때부터 침묵이 금이라고 배워서 그런건지, 아니면 직급이 높은 사람에게는 먼저 다가가 말하는게 금기시 되는 한국 문화에 아직도 익숙한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생각해보면 뭔가 아쉽다.  

뒷마당 철쭉

Image
주말 내내 날이 좋았다.  토요일에는 이웃 가정의 식사 초대를 받아 온 가족이 신이 나서 찾아가 다섯 시간이 넘게 놀다 왔는데 덕분에 아이들이고 어른들이고 어제 아침에는 힘들어서 비몽사몽 했다. 이런 상황에 주일에는 성당 다녀온 뒤 미루고 미루던 텃밭 일구기를 했고. 오락가락 하는 날씨 때문에 2주 전에 사온 모종을 밭에 심지 못하고 있었는데 더 이상 두면 다 죽을 것 같았다. 마침 날도 풀렸고.. 해서 오늘 아내와 밭일 한 뒤 저녁에는 일찌감치 뻗자! 는 마음으로 삽과 호미를 들고 나가 잡초를 뽑고, 호미로 땅을 고르고, 삽으로 구덩이를 파서 지지대를 세우고... 하며 세시간 이상 일을 했다. 텃밭만 만드는 거면 일이 별로 없는데, 사슴과 토끼를 막기 위해 울타리까지 쳐야 하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생각해보니 작년에는 몇 주 전 미리 땅을 골라 놓고 검은색 비닐을 덮어 잡초들까지 나오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모종을 심었는데 올해는 대충 눈에 보이는 잡초들만 뽑아놓고 모종을 심었다. 약을 쓰지 않는 한 잡초를 깨끗하게 정리한다는게 불가능하다는 걸 작년 한 해 배웠기 때문.  어찌어찌 일을 마치고 녹초가 된 상태로 뒷정리를 하는데 아이들이 날씨가 좋으니 밖에서 저녁을 먹고 싶단다. 안그래도 저녁은 뭘 어떻게 먹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먹고 싶다니. 뭐.. 그럼 라면이지. 뭘 차려서 먹을 기운이 없다. 물을 끓이며 보는데 바베큐 그릴 옆 철쭉이 눈치 없이 예쁘다. 그러고 보니 올 해 한번도 개시를 안했네. 그렇게 라면을 끓여서 먹고 있는데 둘째가 그런다. 밖에서 라면 먹으니 한국에서 캠핑 갔을 때 같다고. 하긴 한국에서 캠핑 가면 주구장창 라면이었구나. 어쨌든 일기 예보를 보니 주 후반부터는 계속 비가 온다니, 이번 주말에도 바베큐 그릴은 휴업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