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 날 그리고 비 오는 휴일 아침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이어지고 있다. 나는 월요일까지, 아이들은 화요일까지 휴일인데 회사가 한국 달력에 맞춰 움직이는 아내는 혼자 일이 많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며칠째 계속 비가 내리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어딘가 움직여야 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적당히 와야 고민이라도 할 텐데 다음주말까지 열흘간 마치 한국의 장마기간처럼 비가 온다고 되어 있고 특히나 이번 주말에는 창문도 열지 못할 만큼 비가 내렸다. 미국에서 이만큼 오래 비가 내렸던 시즌을 경험 했었는지 기억이 애매하다. 언뜻 생각할 땐 없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일요일 아침. 혼자 거실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어제 늦게까지 책을 읽다 잠든 첫째와 둘째, 그리고 자정까지 일에 매달려 있던 아내는 아직 꿈나라에 있고.. 한방을 같이 쓰는 둘째형이 움직이지 않는 한 꼼짝도 안하는 막내도 여전히 함께 꿈나라다. 원래 계획은 아침 일찍 아이들을 깨워서 어제 늦게까지 노느라 생략한 샤워를 하라고 하는 거였는데.. 저렇게 잘 자는 걸 보니 방문을 노크할 마음이 손 끝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오락가락 한다. 내 킨들도 안방 침대에 놓고 와서.. 가져온다고 소리를 내면 아내가 잠에서 깰 것 같아 그 역시 포기. 내 나이 시절의 어머니는 이런 면에서 참 단호하셨는데 나는 아무래도 돌아가신 아버지의 성향을 많이 닮은 것 같다. 이유가 뭐가 됐든.. 조금만, 조금만 더 자게 놔두자. 타이핑을 하면서 조용한 재즈 피아노 연주곡을 틀어놓고 있는데 빗소리하고 함께 듣고 있자니 정말 좋다. 이 두가지 이질적인 소리가 이토록 잘 어울렸다니. 특히나 Cavatina, Somewhere over the rainbow, Fly me to the moon 이 세 곡은 정말 원래가 비오는 날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커피 향이 유별나게 더 좋아진 듯 한 기분. 이런 휴일 아침도 나쁘지 않네. 5월의 마지막 날 그리고 비 오는 휴일 아침. 비가 와서 운동을 나가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