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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October, 2018

10월 마지막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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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공기. 따사로운 햇살. 딱 땀을 식혀줄 만큼만 부는 적당한 바람. 아무리 봐도 라이딩 하기 더할 나위 없는 날씨였다. 오늘은 평속 신기록을 세워 보겠다는 결심으로 집을 나섰으나 결국 경치 감상하며 넋놓고 달리는 샤방 라이딩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뭐... 아무렴 어때.

익숙함

동네 어지간한 곳은 이제 네비게이션의 안내가 없이 다닐 수 있게 됐다. 처음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집 구하러 다니고, 학교 찾아가고, 보건소 찾아다니고 하면서 느꼈던... 이질감과 낯선 느낌은 사라졌다. 분명 같은 길인데. 어제 가족들과 마트를 가면서 문득 지금 지나고 있는 그 지점을 지나면서 처음에 '도대체 여기는 어디쯤이야.. 너무 외곽까지 나온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전체 지리에 대한 감이 없이 네비게이션에 의지해 다니다보니 어딜 가나 약간은 불안했다. 출장으로 지나다녔던 것과, 내 가족이 살 곳을 정하러 다니는 그 차이겠지. 어쨌든 바로 그 생각을 하면서 약간은 불안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봤던 그 곳이 바로 우리집에서 마트로 향하는 그 길이었다. 그동안 수없이 왕복했던 길. 왜 몰랐을까. 이곳에서의 정착이 마무리 되는 건 무엇을 기점으로 알 수 있을까? 아직은 이방인. 얕은 뿌리도 내리지 못한. 서두르지 말자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스스로 '정착' 했다고 느끼는 시간이 기다려 지는 건 어찌 막을 방법이 없다.

집에 오는 길에 만난 자전거 라이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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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갑자기 옆으로 로드 자전거를 탄 할아버지가 오더니 귀찮게 굴었다. 어디사냐, 몇살이냐, 왜 하이브리드를 타냐, 나이도 어린데 왜 이렇게 느리냐, 앞서가라 뒤에 따라가면서 속도 향상시켜 주겠다 등등. ㅡㅡ 일단 차도에서 나란히 달리는 것도 위험했고 속도 경쟁을 하는 것도 원치 않아서 적당이 맞장구 쳐주고 얼른 앞서 가시라고 했는데 가지 않고 계속 옆에서 달리면서 말을 거는거 아닌가. 더구나 오르막에서 낑낑거리며 올라가는데 옆에서 계속 느리다고 잔소리 하는 것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신호에서 자전거 도로를 벗어나서 약간은 울퉁불퉁한 인도로 올라섰다. 메롱. 난 하이브리드지. 그랬더니 조금 더 이야기를 하시다가 다음번 오르막에서 가볍게 슥슥 치고 나가서 사라지셨다. 어쨌든 연세가 좀 있는 분이었는데 허벅지 굵기며 자전거 주행 속도며 엄청 건강해 보였다. 그렇게 해프닝으로 보고 넘어갔는데 이분이 Str ava에서 나를 찾아내서는 해당 구간을 달린 자신과 내 기록을 비교하는 링크를 내 workout에 댓글로 달았다. 마치 이 구역의 왕은 나야 라는 듯한;;;; 네네 인정해 드립죠. 프로필을 봤더니 올 한해 5600마일 이상 라이딩 하셨던데 요즘 페이스로 달려도 고작 1년에 1000마일 정도 탈걸로 보이는 제가 어딜 ㅎㅎ 어쨌든 다음에 도로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 해야지. 그리고 오늘은 그냥 앞서 가시라는 말도 ㅎㅎ 

위스키 그리고 환절기에 대한 짦은 생각

이곳, 미국 남부에서 환절기는 언제일까. 한국과 기후가 비슷한 조지아주라고는 하나 아무리 빨리 지나가더라도 계절이 바뀌기 전 가을 냄새가 먼저 나곤 했던 한국에 익숙한 내게, 이곳의 환절기는 낯설고 어색하다. 보이는 풍경은 여름과 아무 차이 없는데(심지어 하늘 빛깔 마저도) 기온만 갑자기 큰 폭으로 떨어졌다. 보이는 풍경에서 차이를 찾자면, 끈질기게 사람들이 머물던 아파트 수영장에 지난 며칠동안은 아무도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정도? 아이들마저 사라진 그 수영장은 확실히 여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그게 전부. 아직, 세상의 모습은 바뀐게 없다. 남들은 어찌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가을의 시작을 항상 냄새로 인지했었다. 문자 그대로의 '냄새'가 아닌, '느낌' 에 좀 더 가깝다고 해야 하는 그런 어휘. 하늘빛, 이슬맺힘, 나뭇잎이 잃어가는 푸르름, 차가와진 공기 그리고 문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약간 들뜬 사람들의 웅성거림.(아마도 무더위가 끝났다는 것을 반기는). 어휘력이 더 좋은 누군가는 좀 더 어울리는 표현을 찾을 수 있겠지만 난 그냥 그 모든 느낌을 가을 냄새, 향취.. 라고 뭉뚱그렸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가을의 시작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향취도 없이 갑자기 계절이 바뀌어 버렸다. 뭔가, 정신을 차리고 봤더니 세상이 바뀌어 있는 그런. 오늘 오후 늦게 근처 리쿼샵에 들려서 싱글몰트 위스키를 한병 사왔다. 그리고 이사 오면서 꽁꽁 넣어놨던 위스키 잔을 꺼내 조금 전 잔을 채웠다. 그러니까 지금 이 글은 술 주정에 가깝다는 이야기. :-) 위스키는 혼자 마실때 가장 좋다. 코 끝으로 향을 맡고, 입에 살짝 머금었을 때 혀 끝을 타고 찌르르 올라오는 그 느낌을 즐기고 마지막 목넘김에 집중하려면, 대화는 방해만 될 뿐이다. 특히 무엇보다도 싱글몰트 특유의 풍성한 향은, 그 자체만을 위스키 잔에 담아 코 끝으로 즐겨야 할 만큼 그윽하다. 시끌 벅적한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제조한다고 이거저거 섞어 버리거나 하는 건 위스키에 ...

가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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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주말 오후. 바람도 잦아 들었고 하늘은 파랗고, 공기는 선선해졌다. 가을이다.

10월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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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캠핑. 가을 캠핑이라 보송보송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흠뻑 젖었다. 불 속에 넣어 둔 감자하고 고구마 다 익을때 쯤 가서 샤워하고 와야지.

Wrong s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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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방향 잘못 타는 이 버릇은 미국 와서도 변하지 않는구나. 조금만 딴 생각 하면 내가 어떤 노선을, 어느 방향을 타는지 전혀 깨닫지를 못하니 이거야 원.  Dunwoody라니... Red line거의 끝까지 왔잖아. ㅠㅠ 집까지 가려면 한참 돌아야겠어..

막내의 생일

막내가 네살이 됐다. 아이에게 아직 초대할 친구들이 없는 탓에 어제 가족들끼리 조촐하게 생일파티를 하고 선물 증정식도 했다. 생일이 늦는 막내는 한국 나이로 다섯살이었으나 미국에 와서는 세살이 됐다. 다섯살을 형들과 비슷해지는 마법의 나이처럼 생각했던 막내는 미국에 와서 다시 세살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서럽게 펑펑 울었었다. 어떻게 된 다섯살인데... 네살도 아니고 다시 세살이 되어야 하다니. 뭐, 이해는 갔다. 이제 네살이 된 아이는 또다시 다섯살이 되는 날을 꿈꾼다. ...그래서 어제부터 나한테 자꾸 다섯살 생일 선물을 미리 받겠다고 하고 있어서 골치긴 한데 그런다고 사줄 생각은 없으니. 아빠가 반응을 안보이자 오늘 아침 엄마에게도 따로 요청한 모양. 어쨌든 기쁜 날이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조금 더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너무 빨리 자라서 속상하다. 언젠가는 품에 안고 있기를 그만둬야 하는 날이 오겠지만 아직은 좀 더 품에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