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생신

삼일절 휴일과 어머니의 음력 생신이 겹쳐서 고향에 내려가서 시간을 보내고 왔다. 어제 저녁에 내려갔는데 아내와 이야기 하다 정신이 팔려서 신탄진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바람에 예상보다 한시간이나 더 걸렸다. 덕분에 케이크고 뭐고 아무것도 못했다.

대신 오늘 점심을 모시고 집 근처 레스토랑에 가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사실 이젠 나나 아내가 준비하는 어떤 선물보다 할머니를 "하니"라고 부르며 앵기는 두 손자들이 더 큰 선물인듯 하다. 뭐, 정확히 말해서 둘째는 아직 멀긴 했지만.

매년 생신이 올 때마다 무언가 해드리고 싶은 마음과 혼자 되신 이후 주위에서 챙기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시는 것을 알기에 조심스러운 마음 사이에서 갈등이 크다. 내 기억속의 어머니는 아직도 너무나 강인하신 분인데 현실에서 눈으로 보는 어머니는 예전의 그 분이 아니다. 그런걸 느낄 때마다 착찹한 마음을 어떻게 갈무리해서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처럼 맛있게 식사하시고 손자들과 장난 치시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니 오래오래 오늘 처럼만 지냈으면 소원이 없겠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