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자연사 박물관


가족 나들이로 맨해튼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다녀왔다. 관람을 하던 중 공룡 전신 화석 하나 앞에 한참 있던 첫째가 왜 공룡 화석은 모두 목이 뒤로 꺾여서 죽어 있는 모양이냐고 물었다. 아내가 대충 둘러서 대답 해 줬는데 아이가 이해가 안간다고 그 화석 설명문을 가르키며 계속 따지고 들어서 내가 끼어들어서 항상 뒤로 꺾이는 건 아니고 아닌 것도 있는데 네가 못본 거라고 질문을 둘러서 쳐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당황해서 아이를 진정 시키고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두번 본 것도 아니고 그동안 수없이 다닌 공룡 화석 박물관마다 전부 그랬다는 것과(아이의 말투에는 아이는 자신이 그동안 꾸준히 관찰한 것에 대한 확신이 묻어났다), 공룡 화석이 대한 설명중 이런 내용에 대한 언급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분명 그동안 자기가 궁금했던 것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했지만 영어 단어가 너무 어려워서 해석을 못해 안타까워 하던 중이었던 것. 그런데 도움을 줄 수 있을거라 믿었던 엄마 아빠는 자기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고 이동하려고만 하는 상황에 자리를 뜰 수도, 엄마 아빠를 어떻게 강제로 잡아 놓을 수도 없는 곤란함에 눈물이 터진 상황이었다. 

아차 싶어서 나도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니, 목이 긴 조반류 공룡의 경우 사후경직으로 목을 지탱하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목이 뒤로 꺾이는 형태로 자세가 바뀌는데 이는 현생 조류의 특징이기도 해서 공룡이 조류였다는 증거의 하나로 취급된다는 걸 알았다. 아이의 관찰이 맞았다.

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다시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자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이 그대로 환하게 바뀌면서 궁금한게 풀렸다고 기뻐했다.

이후 관람을 이어가면서 아이들 뒤를 따라가다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첫째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고 아이와 눈 높이를 맞춘 다음 아까 아빠가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지 않아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분명 오랜기간 관찰하고 궁금해 했던 것일텐데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은 건 아빠가 크게 잘못한 일이 맞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그 속내는 모르겠다. 다만 아빠의 사과를 듣는 동안 아이의 눈에는 다시 눈물이 고였다. 사과를 하고 아이를 품에 안아서 토닥여 주면서 마음이 정말 불편했다. 다름아닌 나 자신에 대해서.

사실 이번주 내내 스트레스가 심했고 오늘은 복잡한 전시관을 세 아이를 데리고 다니느라 신경이 곤두서고... 피곤하고........ 는 어른의 입장이지 아이가 그걸 이해해줄 필요는 없다. 더구나 아이가 궁금해 하는 걸 그렇게 가볍게 넘기려 한 건 아무리 곱씹어 봐도 잘못한게 맞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하마터면 아이가 오랜 관찰의 해답을 얻을 기회를 날릴뻔 하지 않았는가.

..어쨌든 그렇게 마무리 되나 싶었는데 아이가 조반류는 그렇다는 걸 알았는데 용각류도 마찬가지냐고 질문을 했다. 차마 모르겠다곤 말을 못하겠어서 찾아보고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이걸 도대체 어디서 찾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