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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콜렛 우체국

어느덧 2월도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매년 그렇지만 이맘때가 되면 난방이 되지 않는 건물은 건물 안이 밖보다 훨씬 춥다. 해가 제대로 들지 않는 위치의 경우라고 한정을 지어야 하지만 내가 지내는 곳은 한낮이 되도 해가 정확하게 드는 정남향은 아니기 때문에 제법 추위를 느낀다. 그리고 커피를 한잔 하러 건물 밖에 있는 벤치에 나와 앉을 때마다 오히려 밖이 더 따뜻하다는 사실에 문득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입춘도 지났고 이제 경칩만을 기다리고 있는 요즘. 봄이 오고 있다. 밤이 제법 늦긴 했지만 왠지 모르게 글이 쓰고 싶다는 생각에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자취방에 돌아와 창문을 열어놓고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창문이 활짝 열리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새벽이 다가오고 있는 시간에 창문을 열어두고 있을 수 있게 된게 언제쯤인지 모르겠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적당히 시원해서 무척이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고 있다. 한밤중에 상쾌함을 느낀다면 그것만큼 어색한 표현이 없겠지만 냉기가 묻어나는 아침의 상쾌함보단 요즘이라면 차라리 밤늦은 공기의 상쾌함이 더 깔끔하다고 난 믿는다. 어쩌면 그러한 기분좋음에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음악이 있었으면 싶지만 리모콘이 제법 멀리 떨어져 있어 움직이기 귀찮다. 그냥 창밖으로 들려오는 자동차들의 소음을 음악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인데, 아직도 참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구나 싶다. 온 세상이 쵸콜렛으로 뒤범벅이 되는 발렌타인 데이가 지나갔다. 정확하게 말하면 쵸콜렛을 포장하기 위한 바구니와 상자들이 더 난리지만. 팬시점 들을 지나가다 보면 거리에 하나가득 내놓은 발렌타인 데이용 바구니와 상자들 때문에 시선을 잠깐씩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SIMPLE” 이라는 영어 단어로 표현이 가능한 내 기호 때문인지는 몰라도 난 그렇게 복잡하고 화려한 바구니로 치장된 쵸콜렛 보다는 쵸콜렛 자체를 그냥 깔끔하게 포장해서 받는 선물이 더 좋을 것 같다. 언론에서 시...

2003.1.1.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해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1999년 12월 31일을 집에서 혼자 보낸것 이후에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해였던 것 같다. 정확하게 3년만이다. 원래 무슨 날이든 잘 챙기는 성격이 아닌 관계로 한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한다는 날도 별다르게 의미를 두진 않았었다. 어렸을때는 집안에서 신정을 설날로 정해 모였으므로 다음날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을 받는다는 것때문에, 그리고 보기 힘들었던 사촌들과 만났다는 즐거움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원래의 설로 챙기는 날을 집안에서 옮긴 이후로는 1월 1일은 그저 내게있어서 많은 날들중 하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런 날이 됐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종각에 타종을 보러 간다고 부선을 떨었지만 올해는 그것도 시큰둥. 특별히 누구와 만나고자 약속을 잡지도 않았고 그서 하루 집에서 푹 쉴 생각으로 영화와 소설들을 노트북에 챙겨서 집에 왔을 뿐이다. 너무 재미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어차피 재미란 상대적인 느낌. 자신의 판단 기준을 남에게 적용하는 것만큼 우스운 일도 드물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최근에는 매년 1월 1일을 기억할만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특별한 사건이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1월 1일을 챙겨서 글을 쓰고 있는건, 순전히 달력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2003년이라는 숫자. 이유를 설명하라면 할 수 없지만 난 홀수가 좋다. 홀수를 좋아하는게 비단 나 혼자만의 특징은 아닐지라도 다른 사람이 다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좋아한다는 그런 사실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2001년이 그랬고, 2003년이 그렇다. 난 홀수해가 좋다. 무언가 기분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 물론 내 예감이 맞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그런 정확성을 요구했다면 애초에 좋은일이 있을 것 같다는 식의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느낌은 느낌으로써 끝. 좋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굳이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2003년은 내가 학부를 졸업하는 해이며 동시에 대학원생이 되는 해이...

조용히 이야기할 상대가 있다는 것은

내가 마음이 심란할때 조용히 이야기 할 상대가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쁜일이다. 특히 나와 비슷한 분위기를 갖고 있는 상대일 경우엔 더욱. 어제부터 상당히 우울해 했었다. 이런저런 일도 있었고...여하튼 그랬는데 오늘 지연이 녀석 자취방에 들려서 차를 한잔 얻어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거의 한달만에 보는 거라 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한시간이 훌쩍 가버리긴 했지만, 음악도 좋았고 그래도 손님이라고 녀석이 만들어준 샌드위치도 제법 맛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오는데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다. 문득 얼굴에 미소가 돌면서 ‘즐겁다’란 생각이 들었다. 춥지 않은... 그런 비라니. 겨울에 어울리지 않아 조금은 이상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무척 반갑다는건 비단 나뿐만의 감정은 아니겠지. 좋은 대화와, 맛있는 커피 & 샌드위치. 그리고 기분좋은 보슬비. 모든게 멋지게 어울어진 밤인듯 싶다. 지금 듣고 있는 소지로의 오카리나 연주도 멋있고... 내일 내 컴퓨터를 학교 연구실로 옮긴다. 그리고 방에다가는 CDP를 하나 사다 놓을까 고민중이다. 컴퓨터가 내 방에 있느것도 좋지만 이제는 방에 와서는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고 싶다. 컴퓨터가 있으면 그건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리니까. 이해할 수 없는 습관성 의무감에 이게시판 저게시판 오고가면서 글을 읽는것도 이제는 내게서 너무나 많은 시간을 앗아가고 있다. 집에와서 편하게 있는 것은 길게 잡아야 두시간가량? 그시간 만이라도 ‘혼자서’ 있고 싶다.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하면서 ‘날 위해 쓰고’ 싶다. 사이다가 다 떨어졌다. 내려가서 사올까? 커다란 컵에 사이다를 가득 따라놓고 스탠드의 불만 켜놓고는 침대에 기대 앉아 창밖의 비오는 풍경을 감상해야 겠다. :-)

풍 경

풍 경 멀리 늘어선 북한산 한쪽 귀퉁이로 왕십리역을 떠난 열차가 움직여가고 좁다랗게 벌어진 창문틈에서 저녁을 태우는 노을향이 느껴질때면 군청색으로 물드는 동쪽하늘의, 밤이 다가온다. 언제나 그렇지만 밤은 차분하고 평화로운 것 술에 젖어버린 시간이 아닌 다음에야 소란스러움을 위한 자리는 없다. 차한잔의 향긋함과 그만큼의 고요함. 그걸로 좋다 홀로 있음이 이토록 크게 멍드는 밤이면 차라리 소란스러움은 독이지 않던가.

나의 하류를 지나

나의 하류를 지나 나는 이미 찾는 이 없고 겨울오면 태공들도 떠나 해의 고향은 서쪽 바다 너는 나의 하류를 지나네 언제 우리 만날 수 있을까 어스름 가득한 밤 소리 ‘모든 게 우릴 헤어지게 했어’ 모든 게 우릴 헤어지게 해 모든 게 우릴 헤어지게 해 종이 배처럼 흔들리며 노랗게 곪아 흐르는 시간 어떻게 세월을 거슬러 어떻게 산으로 돌아갈까 너는 너의 고향으로 가네 너는 너의 고향으로 가네 너는 너의 고향으로 가네 나의 하류를 지나 조윤석 : vocal, chorus, nylon-string guitar, keyboards고기모 : sampling

The Young Mart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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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천사인가? 그녀의 얼굴위에 위치한 “링”은 과연 공중에 떠있는 것인가 아니면 옆에 “놓여진”것인가.-이경우는 물에 떠있는 이 되겠지만- 만일,그녀의 링이 공중에 떠있는 것이 아닌, 머리위의 상징적 위치에서 벗어나 그저 물에 떠있기만 한 것이라면, 그리고 그렇게 상상하며 그녀의 손목을 얽어맨 끈과 그녀의 하얀 목덜미와 봉긋한 가슴을 보면 난 야릇한 성욕을 느낀다. 텀벙텀벙 물을 밟고 들어가 허리까지 잠기는 그녀 옆에 서서는 손을 적셔 가만히 그녀를 품에 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떨림에 몸을 맏기고 가만히 입술을 내밀어 그녀의 목에서부터 시작해 가슴을 지나 손가락 끝에 이르기까지 내 혀끝의 축축함을 선사할 것이다. 그건 그녀를 감싸고 있는 차가운 물과는 전혀 다른 축축함, 따뜻함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래서 그녀의 하복부를 애액으로 축축하게 적셔버리는 그런 축축함일 것이다. 천천히..아주 천천히 타고 흐르는. 그래서 성숙한 Ophelia가 맛보지 못한 그런 환희를 그녀에게 선사할것이다. 태초의 고향..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에도 어줍잖은 찬송가 따위를 부르는 Ophelia보다 아무말 없이 자신을 받아들이는, 속박마저도 무표정으로 넘기는...그녀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징표로 그런 환희를 선사할 것이다. 그리고 물이 그녀를 잡아다니기 전에, Ophelia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을 거품이 물밖으로 나오기 전에 내 손에 힘을주어 그녀의 목을 졸라 저 바닥으로 밀어넣을 것이다. 그리고....그리고 그 자리에 서서 아무도 듣지 못하게 내 얼굴을 물속에 파묻고는 전신의 힘을 모아 비명을 지를 것이다. 울부짖을 것이다. The Young Martyr…..

8월이 끝나가고 있다는

8월이 끝나가고 있다. 그동안 큰 비도 몇차례 지나갔고 태풍도 예년과 다름없이 우리나라에 상륙한다 일본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며 방송국마다 난리를 치게 만들었다. 몇년만에 가족끼리 여행을 다녀 오기도 했으며 대관령 너머 강릉을 옆동네 오가듯 왕래를 했던 한달이기도 했다.내 방은 크게 바뀐것이 없다. 컴퓨터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 집으로 돌아왔고 전화기가 책상에서 침대 옆으로 이동했다는 것이 유일한 변화이다. 옷걸이가 무척 좋은게 하나 들어왔다는게 오랜만에 내 방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사건일까? 하지만 이건 8월이 아닌 7월에 찾아온 변화이니까 8월에는 컴퓨터와 전화기가 가장 큰 변화이다. 공교롭게도 두가지 모두 다른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도구라는 점도 주목할만한 점. 무언가를 탐구한다는 사실에 푹 빠져서 대학에 오고난 이후 그 어느 방학보다도 책상앞에 앉아서 논문과 노트를 뒤적거리는 시간이 길었으며 덕분에 지난 반년정도 지지부진하게 진행이 되었던 프로그램 작성이 엄청난 속도로 마무리를 향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26편의 애니메이션을 보았고 4차례 극장을 찾아 영화를 보았다. 그중 한차례는 애니메이션이다. 사람사이? 별로 말할만한 것은 없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내 주위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어느쪽이냐 하면 난 특별하게 주위에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주의는 아니지만 성격으로 인해 이래저래 관계를 맺고 만다. 그래서 난 항상 내 주위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할 때가 있다. 이번이 그런 시기라면 시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언급할만한 것이 없는건 내가 그만큼 그런것에 익숙해져 버려서 그렇겠지. 한 모임과, 몇명의 사람들을 내 삶에서 지웠다. 그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게 필요해서다. 누군가를 특별히 의식해야 한다면, 그리고 그로인해 내가 피곤해 진다면 그냥 그를 내 삶에서 지워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항상 나한테 들려주는 말이지만 사람 관계에서 중요한건 넓이가 아니라 깊이다. 그리고..그렇게 8월이 끝나간다. 9월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