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누군가 내게 무슨색을 좋아하느냐 라고 물어 본다면 난 두 말 없이 오렌지 색을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오렌지 색을 떠올렸을 때는 늘 기분이 우울했던 때였다. 기분이 우울했기 때문에 색이라도 좋아하는 색을 떠올리고자 했던 것인지.
이번 추석때 처음 마셔봤던 16도 짜리 산사춘도 오렌지 색에 가까운 진한 빛이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14도 짜리 산사춘하고는 빛깔부터 달랐다. 맛은 더할나위 없이 훌륭했고. 처가에 선물로 사갖고 갔던 그 술의 맛에 반해 추석 연휴가 끝난 후 둘이 근처 마트를 돌아다니며 찾았지만 선물셋트로만 판매를 하는 듯 구할수가 없었다. 하다못해 그 선물셋트라도 구하고자 했지만 그 역시도 살 수 없었다. 내년 설까지 기다려야 하는 걸까. 아내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 열셋트 정도 사놓자고 하지만 워낙 비싸서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쉬운대로 14도짜리 산사춘을 반잔 따라놓고 홀짝이고 있다.
내일부터 모레에 걸쳐 서해로 아내와 둘이 주말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는데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예보되어 있다. 이 무슨 날벼락이람.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이 무렵의 꽃지 해수욕장 낙조를 사진에 담을 더할나위 없는 기회라고 좋아했었는데.
이제 삼일 후면, 결혼한지 어느덧 2년째가 되는 날이다. 일은 여전히 정신없이 바쁘고 시간은 부족하다. 억지로, 정말 억지로 오늘처럼 시간을 내서 술한잔 홀짝이면서 키보드 두드릴 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지.
최근들어 너무나 머리속이 뒤틀려서는 글이 써지질 않는다. 그래도 답답할 때 하소연이라도 할 수 있는게 어딘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