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 주말.

날이 흐린 주일 오후. 성당에 다녀온 뒤 온 가족이 정원 일을 했다. Mulch를 뿌리고, 사과나무를 심고, 잡초를 뽑고, 구석에 쌓여 있던 낙엽도 치웠다. 나는 앞, 뒷마당 잔디를 깎은뒤 지붕에 올라가서 물이 새는 것 같은 부위에 water sealer 를 발랐고.

벽에 균열이 간 곳을 메우기 위해 시멘트를 개어 작업을 하고, 물이 새는 지붕에 sealer를 바르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지붕에 올라가는 삶을 살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미국 생활 6년차인데, 매년 새로운 경험을 한다.

어쨌든 지붕에서 아직 작업이 다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아내가 갑자기 단게 먹고 싶다며 케이크를 사러 가자고 불렀다. 눈치를 보아 하니 잠시만요.. 할 상황이 아닌것 같아 일단 하던 일을 중단하고 아내와 같이 케이크 가게에 다녀왔다. 꼼꼼하게 지붕을 다 살피지는 못했지만 일단 내가 sealer를 바른 곳이 적중하기를. 그리고 둘째와 막내가 정성을 다 해 심은 사과나무가 죽지 않고 잘 자리 잡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