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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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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이라고 이야기 할 만큼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 종종 배추를 사다 김치를 담가 먹는다. H mart에 가면 배추를 6포기 단위로 포장해서 판매하는데 그렇게 6포기를 사 와서 김치를 담그면 그래도 두달은 먹는다. 원래 한국에 있을 때 조차 이 정도로 김치를 많이 먹는 편은 아니었는데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리고 미국에서 마땅히 먹을 한식이 없다보니 김치를 재료로 한 음식을 자주 하게 되서 소모량이 많다.  이민 준비를 하면서 미국에 넘어오면 김치 정도는 직접 담가 먹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한식 아니면 밥 먹기 싫어하는 둘째 덕분에 생각보다 그 시기가 빨리 다가왔다. 하긴 작년 여름에 홈디포에서 장기 보관형 냉동고를 하나 사다가 온도 조절기를 연결해서 김치 냉장고를 만들어 놓은 덕분에 6포기 김치를 해서 넣어놔도 별로 걱정이 없다는 점도 기여를 했을테고. 이 150달러짜리 김치 냉장고(?)가 우리집 식상활 질 향상에 정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어제 오후에 사온 배추를 저녁때 절여서 김치를 담그는 것까지 한번에 달렸는데, 배추가 절여지는 동안 아내와 뒷마당에서 모닥불도 피워놓고, 음악도 틀어 놓고, 빵(무려 파리바게뜨!)을 뜯어 먹고, 라면도 끓여 먹으며 밤 시간을 보냈다. 아내와 문득 그런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서 살고 있었을 때 앞으로 몇년 뒤에 당신들은 미국에서 클래식 피아노 음악을 틀어놓고, 모닥불을 쬐며, 뒷마당에서 배추를 절이고 있을 거라는 말을 들었으면 아마 크게 웃었을 거라고.  그렇게 놀며놀며 김치 담그는 일을 마무리 하고 보니 어느덧 자정. 덕분에 오늘은 아침부터 계속 졸리다. 오늘은 꼭 9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야지. 

Ra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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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와 둘이 차를 마시며 있든, 손님을 초대해서 파티를 하든 상관없이 뒷마당에서 시간을 보낼 때면 음악이 아쉬울 때가 많았다. 스마트폰 스피커가 예전에 비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야외에서 음악을 듣기에 적당한 수준까지는 아니어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하나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이번주 초에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는 포터블 라디오를 주문했다. 그리고 오늘 도착.  다이얼을 돌려서 라디오 스테이션을 찾아 듣는 방식인데 블루투스 연결해서 Spotify 를 듣는 것 보다 안테나를 세우고 라디오 스테이션을 찾아서 듣는게 더 좋다. 이게 얼마만의 지직거리는 노이즈 섞인 라디오 음악을 들어보는 건지.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마음에 쏙 든다. 

2021-2022 game plan meeting

월요일 오후부터 오늘 오전까지 회사의 2021-2022 game plan meeting이 있었다. 한국 회사들이 연말/연초에 하는 경영계획 회의인데, 회사의 회계년도가 8월부터 시작이라 이번주에 다음 회계년도 전략 발표 및 점검을 한 것. 어제는 직접 발표도 해야 해서 조금 바빴다면 오늘 오전은 좀 느긋한 마음으로 다른 팀의 발표를 볼 수 있었다.   작년에도 느낀 건데, 참 다르다. 한국 vs 미국 이라는 사회적 차이도 분명 있을테고 회사 규모에 따른 차이도 있을테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참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끊임 없이 했다. 이 두가지 모두가 영향을 끼친 거라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직장 생활을 하거나 미국 회사라도 큰 규모의 회사로는 가고 싶지 않다. 

쉽게 살아지는 삶?

휴가 복귀 후 1주일이 지났다. 내일은 두번째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체감상으로는 일주일이 아니라 한달 이상 흐른 것 같다. 휴가 복귀 후 시간이 압축되는 기분은 어디나 마찬가지.  작년 4월, 회사에서 업무 시간 체크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근사치로나마 내가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서 작업을 한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오피스 365를 사용하는 덕분에 문서 작성한 시간부터 업무 메신저로 통화한 시간, 채팅한 시간, 메일 작성하고 체크한 시간까지 모두 확인된다. 그 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4월 이후 주당 평균 60시간.. 많았던 주는 최대 80시간을 일을 했다. 태평양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날짜변경선 덕분에 주말도 주말이 아니다. 전화와 메일에서 해방되는 시간은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의 아주 짧은 영역 뿐이다. 업무량이 많다는 건 정성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정량적으로 드러나서 보니 할 말이 없다. 나 뿐만 아니라, 비슷한 업무시간을 보이는 팀원들에게도. 이렇게 주당 근무 시간이 많다고 해서 누가 걱정해주거나 업무량을 조정해 주지는 않는다. 그냥 알려줄 뿐이다. 이게 리소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가 되는 건 분명하지만, 그래서 뭐가 바뀌는 건 멋 훗날의 일일터. 사실, 글로벌 회사에서 일하는 한 extended work hour는 피할 방법이 없다. 꼭 해외에 branch office 가 있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supply chain이 해외에 얽혀 있는 경우 한밤중의 전화와 메일, 메신저는 당연한 일상이 된다. 요즘이 재택 근무 시기여서가 아니라 평소 출퇴근 자체에 크게 의미가 없는 미국 회사 특징상 사무실은 뭔가를 측정하고 만들어 보거나(엔지니어링 입장), 좀 더 효율적인 회의/토론 을 위해서 가는 것일 뿐 일하는 장소로써의 다른 의미는 없다. 그래서 평소에도 출근을 안하고 work from home 하겠다고 아침에 메일 보내면 얼마든지 집에서 일할 수 있다. 장점은 분명 있다. 아이들을 키우는 경우, 부득이하게 아이들에게 시간을 써야...

95F degree

퇴근해서 집에 오니 아내와 아이들은 이웃의 초대를 받아 다 함께 수영장으로 놀라갔다. 설겆이 거리를 정리해서 식기 세척기에 돌려놓고 잠시 앉아 있다가 자전거를 타고 오자는 생각에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나왔다.  기온은 95도를 찍고 있었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상황. 차라리 잘 됐고, 가뜩이나 스트레스 받는 요즘 흠뻑 땀에 젖도록 신나게 달리고 오자며 룰루랄라 집을 나섰는데... 95도를 넘나드는 날씨에서는 신나게 달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다는 사실을 30분도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Getting Punchy segment 를 오르고 나면 완전히 넉다운이 될 것 같아 코스를 살짝 변경해서 좀 쉬운 길로 질러 왔다. 총 라이드 시간은 1시간 4분. 집에 와서 보니 정말 젖은 빨래 마냥 다 젖어 있었다. 땀을 흘리기는 정말 많이 흘렸네. 어쨌든 목표 달성인 셈인지. 95도는 만만한 기온이 아니구나.  샤워하고 와서 베이스먼트 내 책상에 앉아 탄산수를 얼음 꽉 채워서 들고 마시고 있자니 천국이 따로 없다. 아내에게서는 조금 전 아이들하고 좀 더 놀다 올 건데 저녁 미리 준비해 달라고 연락이 왔다. 아이들도 수영장에서 몇시간 신나게 놀아서 배고플테니 탄수화물 꽉꽉 채워 넣어주면 되겠지. 오늘 저녁은 비빔국수 해먹자. 

Treadm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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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들에 대한 징벌 수단이었던 treadmill. 삶이 이 treadmill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내 마음대로 멈출 수 없는, 그런 형벌.  아둥바둥 살기 싫은데, 살려면 아둥바둥 해야 한다. 멈출 수도 없고, 답도 없다. 

Blackrock's 2021 Midyear Outlook

휴가 기간 동안 하반기 자산 밸런싱을 마쳤어야 하는데 신나게 노느라고 아예 생각도 못했다. 오늘 출근해서 오전내내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 메일을 정리하고 점심 먹으며 잠시 쉬는 동안 둘러보니 마침 Blackrock에서 2021년 중간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https://www.blackrock.com/us/individual/insights/blackrock-investment-institute/outlook 역시 딴짓은 해야하는 일이 있을 때 하게 되는 법. 샐러드를 우걱거리며 재빠르게 훑어봤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부분에서 스탠스의 변화가 있어서 조금 놀랐다. 특히 슬쩍 한발 빼는 모양새가 많아 고민이 된다. 이들의 새로운 스탠스를 따르자면 현재의 내 투자 포트폴리오에 제법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나 같이 소심한 사람에게 새로운 투자 포트폴리오를 반영하는 건 언제나 어려운 결정이다. 더구나 올해 상반기처럼 내 기준에 90점은 줘도 될 정도의 실적을 거둔 이후라면 더욱. 어쨌든.. 이머징 마켓 그리고 중국. 이참에 조금 정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