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좋아하는 미술가를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몬드리안을 꼽는다.

그렇다고 몬드리안의 모든 작품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composition 시리즈를 좋아한다. 그 시리즈에 담겨있는 색의 조합은 정말 멋진 유희다. 그렇지만 내가 그림으로 그의 작품을 흉내낼 수는 없는 일이고,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색의 조합은 사진이 유일하다.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는 아버지께서 수십년 전에 쓰시던 pentax KX 로 당연한 말이지만 필름을 사용하는 SLR 이다. 오랫동안 사용 안해서 배터리 접지 부분에 녹이슬어 노출측정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 흠이 있지만 그럭저럭 잘 사용할 수 있다.(시간 여유가 된다면 한번 A/S 를 받아야 할텐데.) 한가지 문제라면,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매우 훌륭한 스캐너가 주위에 없기 때문에 필름 카메라가 담아내는 사실적인 색감을 전혀 디지타이즈 할 수 없다는 사실. 위의 두장 사진역시 현상,인화를 거친 원본 사진의 색감에 비하면 정말 칙칙하게 스캔이 됐다. :-(

그렇다고 좋은 필름 스캐너를 사자니 괜찮은 DSLR 바디를 살 수 있는 돈이 나온다. 화각이나 색감 면에서 DSLR이 SLR을 따라가지 못하는 건 분명하지만 raw 이미지로 펑펑 찍어댈 수 있다는 점은 대단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필름스캐너냐 DSLR 바디냐. 색감이냐 비용이냐. 어려운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