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침

이제 겨우 규헌이가 돌을 지냈을 뿐이지만 슬슬 엄마 아빠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 들고 또 엄마 아빠가 싫어하는 행동과 좋아하는 행동을 얼추 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면서 조만간 규헌이를 대하는 태도에 기준을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가장 큰 고민은 내가 받아온 방식대로 교육을 시킬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나와 아내 모두 공공 장소에서의, 집 밖에서의 태도에선 예의 범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니 그건 고민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바로 가정 안에서의 교육 방침이다. 내가 자라면서 받은 교육을 그대로 시킬 것인가 아니면 아내의 방식대로 할 것인가. 이도저도 아니면 바뀌어 가는 세상을 관찰하고 거기에 맞게 새로운 교육 방침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 (가능성의 도달 여부를 떠나서)

친구들이 조선시대 집안이라고 놀라워 할 만큼 너무나 엄격했던 집안 분위기를 떠올리면 다 자라서 집을 떠난 후에도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그런 엄격함이 지금의 날 만들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게 엄격하게 가르칠 경우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너무나 잘 알기에 그걸 내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 그리고 주위에서 보면 그렇게 엄하게 자라지 않더라도 자신의 가치관을 잘 정립해서 멋진 성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내 자신이 어떻게 하면 엄하게 가르치지 않고도 그렇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지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대화를 통해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그 말은 마치 비행기는 조종간으로 조종한다는 말을 듣고 조종석에 앉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피상적인 지식은 모르는 것과 다름없다. 내가 가진 딜레마는 바로 거기에 있다.

내가 받아온 교육 방식이 싫다고 무조건 반대로 하면 아이를 응석받이로 키울테니 결국 그 중간 어디쯤에 타협점을 찾아야 겠지만 과연 내가 그 타협점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런지. 부모님께 내가 받아온 교육 방침이 힘들었을 뿐 틀린 방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똑같이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타협점은 멀어지는 것이고.

어려운 고민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