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동네 어지간한 곳은 이제 네비게이션의 안내가 없이 다닐 수 있게 됐다. 처음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집 구하러 다니고, 학교 찾아가고, 보건소 찾아다니고 하면서 느꼈던... 이질감과 낯선 느낌은 사라졌다. 분명 같은 길인데. 어제 가족들과 마트를 가면서 문득 지금 지나고 있는 그 지점을 지나면서 처음에 '도대체 여기는 어디쯤이야.. 너무 외곽까지 나온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전체 지리에 대한 감이 없이 네비게이션에 의지해 다니다보니 어딜 가나 약간은 불안했다. 출장으로 지나다녔던 것과, 내 가족이 살 곳을 정하러 다니는 그 차이겠지.
어쨌든 바로 그 생각을 하면서 약간은 불안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봤던 그 곳이 바로 우리집에서 마트로 향하는 그 길이었다. 그동안 수없이 왕복했던 길. 왜 몰랐을까.
이곳에서의 정착이 마무리 되는 건 무엇을 기점으로 알 수 있을까? 아직은 이방인. 얕은 뿌리도 내리지 못한. 서두르지 말자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스스로 '정착' 했다고 느끼는 시간이 기다려 지는 건 어찌 막을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