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the rainbow
내 기억에 양자역학 숙제 하던 날이었다. 자정 무렵이었고. quantum entanglement 문제를 풀다 펜을 집어 던지고 도서관 천장을 쳐다보고 있던 내게 옆자리에서 공부하던 누군가가 말했다.
"술 마시러 가자."
1초도 고민 안하고 다 싸짊어지고 학교 앞 76ers 라는 웨스턴바를 찾았다. 기억에 네명이 같이 갔는데 거기 앉은게 아마 새벽 한시 였고 이후 두시간 넘게 신나게 부어라 마셔라 했다. 그 때 바에서 흘러나온 곡이 Over the rainbow였다. 그 노래를 들으며 무지개에서 색분리가 일어나는 걸 텐서(...이게 맞나? 가물가물) 를 써서 풀어 보겠다고 했던 녀석이 누구였는지 기억은 안난다. 그냥 다 같이 욕을 했던 기억만 남아 있을 뿐. 다들 취했었고, 나도 취했었다. 취했든 안취했든 어쨌든 20년도 더 전 일 아닌가. 기억 안나는게 당연할지도.
어쨌든 그 일 덕분에 내게 over the rainbow는 양자역학이 생각나는 노래다. 조합이 어색하긴 하지만, 뭐 어때.
UPDATE 9/22:
페이스북에 이 내용을 올렸고 이 때 문제 풀겠다고 했던 녀석이 누군지 찾아냈다.(텐서를 이용하겠다는 말은 안했다나)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멤버 한명도. 이 날 술취해서 문제 푼다고 시끌벅적한 우리에게 76ers 사장님이 로또를 한장씩 사서 나눠주기도 했다고. 기억에 없는걸 보면 난 그때쯤 만취했던 것 같다. 어쨌든 20년전 기억. 다들 기억하는 부분이 조금씩 다른데 신기하게도 Over the rainbow가 그날 바에서 흘러 나왔다는 건 기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