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돼지 국밥

Image
지난주 업무 출장차 캘리포니아를 다녀왔다. LA부터 샌디에고까지 3박4일에 걸쳐 체류했는데 이왕 캘리포니아 넘어간 김에 LA 살고 있는 후배 내외를 찾았다. 둘 모두 대학 후배인 탓에 아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가족인데다, 학생때도 유난히 가까이 지냈던 사이라 내가 한국에 살 때도 미국 출장을 오면 일부러 먼 길 돌아 찾고는 했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내가 이어준 커플이다) 남편쪽은 하필 캐나다 출장 중이라 만나지 못했지만 아내쪽은 만나서 저녁도 먹고 맥주도 한 잔 했는데, 굳이 따지자면 이쪽은 같은과+과내 학술 소모임+학교 동아리 까지 트리플 크라운인 사이니까 좀 더 가까운 사이 아닐까? (이렇게 말하면 다른쪽이 서운해 하려나 ㅎㅎ) 수년만에 만나서 서로 사는 이야기도 하고, 돼지 국밥도 먹었다. 그런데 이 국밥이 정말 맛있어서... 이 국밥을 먹었다는 것 만으로 남편쪽을 못만난 서운함이 사라졌다.  어쨌든 20년째 나와 친구해주고 있는 고마운 인연들. 미국 서부와 동부로 떨어져 있더라도 이렇게 가끔씩 얼굴 보고, 전화로 소식 전하며 오래오래 지내기를 바란다. 

2층의 높이

Image
오는 10월에 회사가 이사를 간다.  오늘 새로 이사갈 건물에 가서 레이아웃 리뷰하고 공사할 부분들을 확인했는데 내 사무실은 무려 2층이고 심지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엘리베이터를 마지막으로 타본게 언제인지 생각해보니 2020년에 서류 공증 받으러 뉴욕 총영사관에 갔을 때가 마지막.  사무실 창문에 섰더니 높아서 현기증이 나려 한다. 2층이 이렇게 높았구나. 아무래도 커튼을 쳐놓고 지내야 할듯... 

Taskforce Team

회사에서 6개월 기한으로 TF 를 하나 맡아서 리드하게 됐다. 전담 인력 한명을 6개월간 현지 파견도 하는등 제법 규모가 있고 중요한 프로젝트다. 개발 디렉터인 내가 리드하지만 신제품 개발은 물론이고 재무, 물류, 재고관리, 공급선 관리등 제품부터 시작해 supply chain을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구축하는 팀이라 권한도 많이 주어지고 그만큼 책임도 뒤따르는 그런 상황. 그런데 사실 어떻게 팀을 이끌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일단 지금 회사에서 이런식의 TF 가 만들어져서 운영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회사에서 기대하는 업무 방식은 뭔지, TF에 참여할 팀원들은 어떤 이해를 갖고 참여하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 삼성전자였다면 이정도 중요도를 가진 단기 TF라면 24/7 돌아가는게 상식이었을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회사에서 그렇게 일할것 같지는 않다. 요약하면 TF의 cadence 를 모르겠다는 것. 미국의 많은 산업 중에서도 내가 몸을 담고 있는 산업은 느림이 미덕이라고 보일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는 분야라... 내 몸에 베어 있는 삼성전자식 TF 운영을 하면 아마 잡음이 무척 나겠지 정도의 생각만 있다.  어쨌든 성공 시켰으면 좋겠다. 이왕 매니지먼트 루트에 들어선 이상 이정도 규모의 TF 를 성공시키는 것도 더 없이 좋은 레퍼런스가 될테니.

스트레칭 & 맨몸 운동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뒤 몇번의 부상을 입었다. 한차례를 제외하면 충돌이나 낙차를 해서 다치거나 한게 아니라 자전거를 타는 자세가 안좋거나 바른 자세임에도 그 자세를 오래 유지할 코어등의 기초 근력과 인대의 유연성이 부족해서 입는 부상이었다. 자전거 피팅과 아예 연관이 없다고는 할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무관하기도 하다. 피팅이 잘 된 자전거를 타더라도 유연성이 부족하면 부상을 피할수 없으니.  자전거라는 운동의 특성상 유연성의 차이는 정말 별것 아니라고 생각 했었는데 사십대의 뻣뻣한 몸은 네다섯시간 자전거를 탈 충분한 유연성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당황스럽게도, 작년의 몸과 올해의 몸이 다르다.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하지만 장시간 라이딩을 해보면 확연하게 느껴진다. 한해한해 나이를 먹는다는걸 전혀 생각도 못했던 곳에서 깨닫고 있는 입장. 이게 자전거를 꾸준히 타서 장시간 탈 수 있는 지구력을 갖게 되는 것과 또 다른 문제다. 말 그대로 유연성이 부족한게 아주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집에서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다.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가 아니라 하나하나 천천히 신경써 가며 스트레칭 동작이 완료될수 있도록 한다. 가장 신경쓰는건 관절을 움직이는 여러 인대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것과 하체와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맨몸 운동들. 해보면 단순 스트레칭인데도 온 몸의 근육과 인대가 비명을 지르는 느낌이다. 이렇게까지 유연성이 없었으니 자꾸 부상을 입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래도 이렇게 미리미리 몸을 풀어주고 유연성을 길러주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몸을 어디 가서 빌려올 수도 없고 운동 즐겨가며 오래 건강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아껴서 사용해야 할테니, 꼭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다치지 말자.   

Spring concert

Image
  어제는 둘째의 학교 오케스트라 Spring concert 였다. 이번 학년의 마지막 콘서트.  지난 Winter concert 이후 석달이 지났는데 그 사이 우리집 둘째도 그렇고 다른 아이들 모두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게 첫번째 곡부터 느껴질 정도였다. 놀라워라.  둘째의 공연을 보며 막내는 자기가 4학년이 되면 뭘 할지 벌써부터 고민에 빠졌다. 형처럼 바이올린도 하고 싶은데 어제 밴드 공연에서 플룻을 보고는 반짝거리는 플룻과 소리가 멋지다며 그것도 하고 싶다나. 오케스트라와 밴드는 동시에 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말에 잠시 세상 잃은듯 실망을 했다가 오늘은 또 그런일 없었다는 듯 신이 나 있다.  어쨌든 이렇게 온 가족이 콘서트에서 공연하는걸 보고 박수치고 축하해줄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둘째에게 큰 사랑과 감사를. :-)

Wallkill valley trail

Image
지난 주말, 집에서 1시간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Wallkill valley trail 을 다녀왔다.  작년부터 다녀오고 싶은 코스였는데 워낙 집에서 거리가 멀어 쉽게 기회를 만들지 못했는데 이번에 드디어 다녀왔다.  트레일 자체는 Walden 에서 시작하는데 이곳의 주차 여건이 좋지 못해 좀 더 위로 올라와 Kimball park 에 차를 대는게 가장 편하다. Walden 에서 출발을 하면 왕복 60마일 정도.. 그러니까 100km 정도 되는 트레일인데 초반을 포기했기 때문에 55마일을 목표로 라이드를 시작했다. (트레일의 거의 막바지 5마일을 남겨 놓고 공사중이라며 통행 금지가 되어 있어서 결과적으로 최종 왕복한 거리는 44마일.) 바닥이 거칠어서 38C 타이어로 까다로운 구간이 있기는 했는데 전반적으로는 무난하게 달릴수 있었다. (이런걸 경험할때마다 42C 정도 해줘야 그래블 자전거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평소 집 근처 로드 라이딩을 포기할 수는 없어서 아직까지는 38C 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코스 끝까지 업힐도 없고 전반적으로 아주 쉬운 코스. 코스와 그 주변 경치도 좋은 편이라 나중에 누군가 그래블 자전거 입문하고 장거리 뛰어보고 싶다고 하면 데려와도 좋을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주 오기는 어려울듯. 일단 여기를 자전거로 달리면 왕복 4~5시간 정도는 잡아야 하는데 추가로 차로 이동하는 시간도 2시간반~3시간이 걸린다. 운 나쁘면 8시간을 나와 있어야 하는데 주말에 혼자 그 정도까지 시간을 쓰기는 어렵다. 일단 내 마음이 불편해서.  그런데 코스 막판에 한국의 얼음골 같은 장소를 찾았다. 산에서 냉기가 쏟아져 내려오는데 이슬점보다 낮은 온도의 공기라 그 차가운 공기가 지나가는 길목에 안개처럼 수증기가 맺혀서 바람과 함께 흘러가고 있었다. 지나가다 깜짝 놀랄 정도로 차가운 공기를 만나서 잠시 멈췄을 정도. 어쨌든 여기서 과열된 몸을 제법 식힐수 있었다. 이날 여기는 섭씨 35도까지 올라갔던 ...

Stage II

내일부터 우리 가족의 미국 이민 생활에 있어 새로운.. 그러니까 두번째 스테이지가 시작된다. 아내가 공부를 시작해서 인근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니기 시작하는 것. 영상 의학 기기에 대한 공부를 하려는 아내는 일단 부족한 영어를 보충하기 위해 해당 칼리지의 어학 수업을 먼저 듣고 시험을 패스해야 한다.  두번째 스테이지라고 하는 이유는 앞으로 몇년, 이민 생활에서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어려움들을 마딱뜨려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내의 인생에서 오롯이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거의 유일한 시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아이들 셋을 케어하는게 가장 최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아이들 케어보다 아내의 공부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아이들 케어하는데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가족이 미국에 없는 이상 내가 시간을 쪼개 아이들을 챙기고 그래도 안되는건 전부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 간단하지만, 어렵다. 일단 맞벌이를 하던 작년까지와 달리 아내의 소득이 없어지고, 세 아이들 모두 수영만 하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좀 더 각자의 운동을 하고 싶어하는데다 막내는 피아노까지 따로 하고 있다.(테니스와 맞바꾸겠다고 해서 6월 학원 리사이틀까지만 하고 그만두기로 했지만.. 어쨌든 한달이라도 이중으로 비용이 나간다). 그나마 학교에서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는 둘째가 고마운 상황. 내일부터 6월말까지가 큰 고비인데, 이번 학기는 애프터스쿨 자리도 없고 고작 한시간 아이들 케어할 내니를 구하는것도 어렵다. 그렇게 짧은 시간 아이들 돌봐줘봐야 돈이 안되니... 이해는 간다. 특히 요즘같이 사람 손이 부족한 시기에야 말 해 무엇할까. 어쩔수 없이 남은 6주는 내가 매일 2시에 퇴근해서 아이들 픽업하고 집에서 재택으로 나머지 시간을 채워야 한다. 회사에 이야기 해서 오케이 되기는 했지만 여러가지로 부담이 되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애프터스쿨에 아이들을 보낼수 있는 9월부터는 그런 문제가 없지만 대신 돈 문제가 생길게 불을 보듯 뻔하다. (무슨 애프터스쿨이 이리도 비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