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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삽화 같았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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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과 이런 저런 사정으로 두 달 정도 들여다 보지 못했던 수녀원에 주말을 이용해 다녀왔다. 뉴저지에서 출발할때도 날씨가 좋았지만 펜실베니아로 넘어가면서 공기가 투명해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좋아지더니 수녀원에 도착해서는 정말 이렇게 맑고 깨끗한 공기를 언제 경험해 봤나 싶을 정도로 좋았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들이 blurry 한 부분 없이 선명하게 보이는데 동화책의 삽화를 옮겨 놓은 듯한 느낌. 그곳에서 오래 지내오신 수녀님들도 이런 날씨는 정말 드물다고 하실 정도였다.  함께 점심을 먹고 수녀원 텃밭에서 자라는 채소 이야기, 우리집 뒷마당에서 키우는 감자 이야기 같은 농사꾼 같은 주제를 섞어가며 네시간 넘게 수녀님들과 수다를 떨다 왔다.  언제 와도 좋은 곳. 아이들 다 키우고 나면 이런 시골로 들어와서 살 수 있을까. 

아침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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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날씨는 운동하기 딱 좋은데 아침부터 집에서 할 일이 있어서 자전거 타고 멀리 가지는 못하고 대신 잠시 동네 산책중. 아침 해를 보는게 시차 적응에도 도움이 될테니 겸사겸사. 습도는 조금 높지만 섭씨 20도에 산들 바람이 부는 정말 쾌적한 아침. 조용한 주말 아침이라 사슴들도 마음 편하게 화초들을 뜯어 먹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가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어도 꿈쩍도 안하는건.. 여튼 이 동네 사슴들은 지나치게 도시화 됐다.

아시아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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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2주를 다녀 왔는데 1주일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 왔던건 삼성전자를 그만둔 이후 처음. 지금 회사에 입사한 이후에는 길어야 1주일이었으니까.  Vietnam에서 시작해서 Cambodia를 거쳐 중국 Shenzhen과 Shanghai 에서 마무리 된 일정이었는데 계속 이동을 해야 해서 쉽지 않았다. 가뜩이나 비행기 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데다, 한창 해외 출장 자주 다녔던 시기보다 열살 가까이 더 나이를 먹은 입장이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많이 부담이 됐다.  토, 일요일도 계속 업체와 미팅을 하는 쉬는 날 없는 2주였지만 그래도 반나절 잠시 짬을 내서 출국 직전에 Shanghai 의 야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운이 좋게 공기도 깨끗했고 비가 오지도 않아서 다니기에 좋았다. (그래도 사람은 너무 많았다. 워낙 시달려서 나중에라도 내가 가족과 함께 관광을 목적으로 여기를 찾아 올 것 같지는 않다. 우리집 식구들은 다들 사람 붐비는걸 싫어하니..)

불멍 & 물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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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마당 수영장을 오픈하고 한달의 시간이 지났다.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어쨌든 다 지나갔고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됐다. 수영장도, 그걸 관리해야 하는 나도.  아직 날이 충분히 따뜻해지지 않아 아이들이 수영장을 이용한게 열번도 되지 않고 이웃들을 불러서 pool party 를 한 건 한번 뿐이다. 하지만 그런것 보다 수영장을 오픈하고 가장 마음에 드는건 필요하면 불멍과 물멍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오늘이 그런, 그러니까 불멍 & 물멍을 한꺼번에 하면서 밤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날이다. 

We Do Not Remember Days, We Remember Mo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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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둘째의 뮤지컬 공연이 있었다.  둘째의 뮤지컬 공연이 끝나고 친구들과 기분을 내는 둘째와 함께 아내는 학교에 남고 나는 첫째와 막내를 데리고 집으로 먼저 걸어왔다. 해는 이미 넘어갔으나 하늘은 아직 붉게 꼬리를 끌며 군청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고 선선한 기온과 건조한 바람이 함께한 정말 좋은 날씨였다. 즐거운 공연을 본 뒤였고 날씨마저 좋다 보니 두 아이들 모두 약간씩 기분이 업 되어서는 앞다투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는데, 첫째는 금성의 날씨 설명을, 막내는 요즘 많아진 숙제에 대한 하소연을 했다. 집으로 반쯤 걸어 왔을때 문득 첫째와 막내에게 이런 말을 했다. "아빠는 너희들이 지금 이 순간을 기억했으면 좋겠어." 무슨 말이냐며 쳐다보는 아이들에게 미소를 지어 주며 말을 이었다. "ㅇㅇ이의 뮤지컬 공연을 보고 아빠와 함께 집으로 걸어가는 이 길을, ㅁㅁ이는 낮에 노느라 숙제를 못해서 걱정을 하고 있고 OO이는 금성에 대해 아빠에게 설명해주던 지금을 나중에 어른이 되서도 기억했으면 좋겠어. 맞잡은 아빠의 손 감촉을, 지금의 이 날씨와, 어둑어둑해져가는 하늘과,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하던 얼굴과 미소를, 저기 언덕 위로 보이는 우리집 porch light 까지. 그 모든 것들을, 순간을 기억했으면 좋겠어."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은 첫째는 피식 웃으면서 짧게 "네." 라고 했고 막내는 "너무 많아요~~!" 라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런 막내의 어깨를 한 손으로 감싸 안으며 "너무 많다고 한 지금 네 말도 기억해야해~!" 라고 하니 아이가 자지러 졌다. 'We Do Not Remember Days, We Remember Moments.' 이탈리아의 시인 Cesare Pavese가 한 인간의 기억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통찰. 오늘 저녁이 그런 순간이었으면 좋겠다. 정말 특별할 것 없는 순간이었는데 이유를 알 수 없이 그냥 내 어린 시절...

메모리얼데이 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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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데이 아침 라이드. Columbia trail에 못보던 메모리얼 벤치가 하나 늘었다. 친구들이 이렇게 기억해주는걸 보면 Dianne는 좋은, 그리고 행복한 사람이었을 것 같다.

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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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까지는 매달 100마일 이상씩 꾸준히 자전거를 탔었는데 작년 Gravel NY 그룹 봄 정기 라이드 즈음 문제가 생긴 무릎이 이후 장경인대 증후군으로 발전하면서 결국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7개월간 자전거를 완전히 봉인 했었다. 매년 부상으로 온전히 시즌을 마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작년 만큼은 다치지 않고 타자는 결심을 했었는데 그 결심이 무색하게 시즌 초반부터 부상을 입었고 결국 한창 뜨거운 시즌에 자전거를 봉인해야 했다. 장경인대 통증이 너무 심해서 실제 라이드는 물론 실내 자전거도 탈 수 없는 상태였으니까 달리 다른 선택지도 없었지만. 무릎 통증을 느꼈던 초반에 바로 라이드를 멈추고 원인을 분석한 뒤 한두달 쉬었다면 괜찮았을 것을,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타다 보면 염증도 금방 가라앉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통증을 무시하고 장거리를 뛰다가 그리 됐다. 나름 스트레칭을 하는 등 관리 한다고 했는데 문제의 원인, 지나치게 낮춘 안장 높이, 을 고치지 않았기에 아무 소용 없었다.  지난달부터 다시 조금씩 타기 시작했는데 근육이 다 빠져서 마치 처음 자전거 시작했을때 같은 상태라는(거기에 나이도 더 먹었으니) 걸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무엇보다 그렇게 괴롭히던 장경 인대의 통증이 없는게 정말 기뻤다. (당연히 안장 높이는 다시 맞게 조절했고.) 오늘 오후 또 한번 나갔다 왔는데 날씨도 좋고, 컨디션도 좋고, 정말 모든게 좋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그래블 코스를 가지 못하고 동네를 돌았다는 것. 그래도 올해부터는 정말로 무리하지 않고 탈 생각이다. 하나밖에 없는 몸뚱이 아껴서 오래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