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벽난로 개시

Image
일요일 밤. 약간의 취기와 온기가 필요해서 벽난로를 지피고 와인을 한 병 열었다. 지난 겨울 이후 처음 벽난로를 지폈는데 잘 탄다. 벽난로 앞 러그에 앉아서 바닥에 와인과 안주를 차려놓고 먹고 마시는 중. 알딸딸... 하게 취기가 올라오고 약간 덥다고 느낄 정도로 벽난로 열기를 받으니 좋다.  

Wild Robot

Image
둘째 셋째와 나까지 셋이서 동네 극장에 가서 영화를 한 편 보고 왔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베스트셀러인 Wild Robot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건데 wild robot의 열성팬(작가가 학교 방문했을때 책을 들고가서 직접 사인도 받았다)인 막내가 오래전부터 개봉하면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다. 막내는 큰형하고 같이 보겠다며 나름 미루고 미뤘는데 여차저차 그건 포기하고 오늘 작은형과 아빠와 함께 다녀온 것.  100분짜리 짧은 애니메이션이었지만 막내는 그 사이에 웃었다 울었다 하며 스크린속 캐릭터들과 감정을 함께 공유했다. 중간중간 팝콘 먹는것도 잊지 않았고. 나도 나름 재미있게 봤다. 아이들 대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영어도 쉽고 슬랭도 없어서 알아듣기도 편했고. 보면서 앞으로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그마한 화면으로 보는 짧은 쇼츠가 아니라, 큰 화면과 훌륭한 사운드가 있는 극장에서, 빨리감기나 스킵 버튼 없이 온전히 훌륭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영상에 매몰되는 경험을 자주 하게 해주는게 분명 가치가 있는 일인것 같았다. 같은 영화라도 극장 스크린으로 보는 것과 기껏해야 태블릿 화면으로 보는것도 차이가 크고. 큰 아이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대사가 있었다. "뭔가 예상 못했던 일이 벌어진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걸 해결하기 위한 네 노력이 전부란다." (극장 나올때만 해도 영어 대사로 기억했는데 지금은 까먹었다)

은퇴 하우스 고민

Image
  문득 생각나서 찾아본 포코노 수녀원 피정집 사진. 수녀원과 차로 1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하나의 Lot 안에 집 두채가 지어져 있는 구조인데 사진은 안쪽의 작은 집에서 바깥쪽의 큰 집을 바라보며 찍었다. Lot 자체는 굉장히 넓어서 집을 짓느라 공터로 만들어 놓은 면적의 대여섯배에 달하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펜실베니아 깡촌 구석에 있는 곳이라 여기에 있으면 인간이 만들어낸 소리를 듣기가 정말 어렵다. 공항도 멀리 있어서 머리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도 들리지 않고 도로도 멀리 있는데다 인근을 지나는 유일한 도로가 수녀원에서 끝나는 dead end 길인 관계로 사실상 수녀원을 오가는 차가 아니면 그마저도 그 도로를 지나갈 일이 없다. 우편 배달 차량 포함해도 잘해야 하루에 두세대나 왔다갔다 할까. 주말이나 수녀원 봉사 모임이 있는 날은 다르겠지만.  여기는 내가 가장 탐내고 있는 주택지다. 막내가 독립하고 나면, 그러니까 내가 50대 중반이 되면 여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가능할런지. 농담인척 수녀님들에게 나중에 이 땅과 집 내가 살거라고 하면 수녀님들도 얼마든지 넘기겠다고 하시는데 농담이신지 진담이신지는 모르겠다.  일은 큰 문제가 아닐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중인데, 현재 우리 회사 CFO만 해도 대부분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집에서 일을 하고 사무실 출근은 1박 2일로 출장을 오듯 한다. 사무실에는 수요일에 와서 일하고 호텔에서 하루 자고 목요일 오전까지 일한 뒤에 오후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식으로 일하고 있는데, 9년 뒤에는 좀 더 그런 근무가 보편화 되지 않을까? 더구나 내 업무도 굳이 사무실에 앉아서 해야 할 이유가 없는 일인데 CEO가 될 생각도 없으니 출근을 통한 다수와의 인적 교류가 꼭 필요하지도 않다. 회사 사람들과 친밀도를 쌓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냥 서로 주어진 역할만 충실하면 된다는 생각.  여튼 이 터와 집은 깡촌인 만큼 면적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뉴저지 집...

분노의 시간

어떻게 제어가 되지 않는 분노가 감정의 저 깊은 곳부터 모든 것을 잠식하며 끓어 오르는 요즘이다. 그리고 그렇게 끓어 오른 분노는 표출되지 못한채 감정의 심연으로 다시 가라앉고.   어려운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언제쯤 끝날까.

GrNY Summer's Last Hurrah ride

Image
몇년만에 뉴욕 그래블 자전거 클럽의 그룹 라이드에 다녀왔다.  대략 서른명 정도 참가를 했고 클럽 리더가 참가자들을 속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눠서 각자 조금씩 다른 코스로 출발했는데 빠른 그룹은 좀 더 장거리를 뛰어서 라이드를 마치고 돌아오면 모두 비슷한 시간에 출발지에 모일수 있도록 했다.....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같은 그룹 내에서도 빠른 사람은 먼저, 느린 사람은 나중에 도착했다.  나는 가장 짧은 46마일 그룹에 합류 했는데 10마일 정도 타고 나서 나를 포함 세명은 따로 소규모 그룹을 만들어서 앞서 나갔고 나머지 short group보다 최소 두시간 정도(내 예상. 사실 라이드 마치고 점심 먹고 맥주 한잔 하면서 수다 떨다 집으로 출발할때까지 나머지 사람들이 도착을 안했으니까..) 일찍 라이드를 마쳤다.  여러 호수와 저수지, 댐을 가로지르는 코스였는데 경치는 정말 좋았다. 혼자 탔다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사진 찍어가며 놀았겠지만.. 그룹 라이드이니 만큼 앞사람 따라가기 바빴다. 그런데 경치 좋은 곳을 가로질렀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그만큼 경사가 심한 곳들을 지났다는 뜻이기도 했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의 업힐은 모두 다섯번 있었는데 특히 세번째와 마지막이 힘들었다. 세번째는 자갈이 깔린 그래블 업힐이었고 경사도가 10~13%까지 심해지는 곳이 있어서 그립이 약한 타이어를 낀 나와 같은 사람들은 바퀴가 조금씩 헛도는 상황도 있었다. 중간에 내려서 걸어 올라갈까 하는 생각을 몇번이나 하면서 올라갔다. 마지막 업힐은 포장 도로이기는 했지만 정말 말도 못할 정도의 경사라 중간까지 젖먹던 힘을 내서 오르다 결국 마지막에는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다. 이 때쯤엔 다리 근육도 완전히 털려서 아무리 죽어라 페달링을 해도 속도도 안나고 오르막을 치고 오를만큼 토크도 내지 못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즐겁게 탔다. 토요일에 타고 일요일은 휴식을 취했는데 딱히 몸에 별 무리도 없었던 것 같고... 컨디션이 괜찮...

옛날 집에 대한 기억

Image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살았던 아파트는 언덕에 위치하고 있었다. 언덕이라기 보다는 조금 낮은 산.. 에 가까웠는데 어쨌든 그런 산 꼭대기에 있는 고층 아파트였던 덕분에 거실 창문을 통해 남쪽으로 오산시가 내려다 보였다. 그리고 정면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탁 트인 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 아파트와 빌딩숲에서 살 수 밖에 없는 한국에서 정말 보기 드문 뷰를 가진 아파트였다. 시선을 내리면 굉장히 넓은 면적이 공사중이었는데 여기가 지금은 2동탄 호수공원이 되어 있다. 완공을 보고 한국을 뜨나 했지만 결국 흙먼지만 구경하고 왔다. 이 시기에는 늘 일찍, 가급적이면 해 지기 전에, 퇴근하려고 애를 썼는데 집 거실에 앉아 해지는 광경을 보는게 정말 좋았기 때문이었다. 아쉽게도 하늘이 불타오르는 듯한 노을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탁 트인 하늘과 멀리 내려다 보이는 도심으로 밤이 내려앉는 광경은 노을이 불타지 않더라도 항상 묘한 나른함을 가져다 주곤 했다. 그렇게 밤이 내려앉는 모습을 보며 음악을 듣는 저녁은 매번 정말 좋았다. 지금처럼 저렴한 와인이 많았다면 매일 홀짝거렸을텐데. 2년하고 5개월간 이 아파트에 살면서 좋았던 일도 나빴던 일도 모두 있었지만 뷰 하나 만큼은 좋기만 했다. 지금은 탁 트인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에 살지만 이 때처럼 멀리 도심이든 자연이든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곳이 아니라 이 때 바라봤던 경치는 늘 기억속에 내 인생 최고의 뷰로 남아있다. 지금은 호수공원가에 들어선 주상복합 때문에 내가 살던 아파트에서는 예전만큼 뷰가 나오지 않는다고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그 아파트의 가장 멋진 시기를 경험하고 좋은 기억을 갖고 이사 나온 마지막 가정일지도.

첫 Running Event 등록

Image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한달의 시간이 흘렀다.  초반에는 좀 혼란도 있었으나 이제는 수영, 달리기, 그리고 자전거 타기를 적절하게 섞어서 하고 있다. 캘린더를 보니 지난 한달동안 6일을 제외하면 매일 운동을 했다. 원래는 일주일에 하루만 쉴 계획이었는데 2주차에 연달아 며칠을 폭우가 내리면서 운동을 하지 못했다. 썬더스톰 경고가 내려지면 수영장이 문을 닫는다는 걸 이 날 처음 알았는데 이 때문에 밖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도, 달리기를 하는 것도 안됐고 수영도 할 수 없었다. 그 밖에는 계획대로 하고 있다.  부상 없이 운동을 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역시 어떤 운동이든 안쓰던 근육을 쓰기 시작하면서는 부상을 피하기가 어렵다. 둘째주에 달리기를 할 때 자세가 안좋아서 등 근육이 뭉쳐서 일주일 가량 고생을 했는데 결국 주치의를 만나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다음에야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의사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게 단순 근육 뭉침이 아닌 다른 질병 증상인줄 알고 걱정 했었다. (구글에 증상을 검색해보면 전부 무서운 병만 나온다.) 고작 한달이지만 운동 수행 능력에는 뚜렷한 지전이 있었다. 자전거는 전부터 많이 타서 변화가 없지만 달리기와 수영은 수행 능력이 좋아졌다. 이제 달리면서 호흡도 어느 정도는 안정화가 돼서 30분 정도 쉬지 않고 달릴수 있게 됐고 수영도 200m 인터벌로 1km 를 하고 있다. 욕심이 좀 더 나기는 하지만 꾹 참고 아주 조금씩만 변화를 주고 있다.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적정 운동량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지난 1주일은 optimal range 안에 들어왔다. 느낌상은 여기가 내 적정 운동량같다. 무작정 운동을 하기 보다 목표를 세워 놓고 하는게 좀 더 효과적일듯 해 event들을 찾아보다가 마침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공원에서 11월에 Running event가 있어서 등록을 했다. 앞으로 10주 몸 잘 만들어 봐야지.  https://runsignup.com/R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