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cardinal
여기 와서 접한 동물중 가장 인상깊었던 '새' 는 바로 이 Red cardinal (Atlanta red cardinal 또는 Georgia red cardinal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다. - Angry bird의 붉은색 새 캐릭터가 이 새 로부터 모티브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인다. 실제로 보면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훨~씬 선명한 붉은색과 검은색을 지녔는데 이름처럼 머리 꼭대기부터 온통 붉은색으로 뒤덮여 있고 발도 약간 불그스름하다. 그래서 아이들 관심을 끌기 위해 인형을 나무에 붙여놓았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나도, 아내도 처음 볼 땐 비현실적인 그 색깔에 한참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그런데 이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상당히 특이하다.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데, 마치 피리를 부는듯 여러가지 톤의, 작지만 부드러운 소리를 내는 관악기와 같은 소리를 낸다. (오카리나 비슷? 아냐..음.. 좀 다르긴 한데... 여튼.)
겨우내 잘 안보이다가 지난달부터 조금씩 다시 눈에 띄기 시작하더니 얼마전부터는 우리집 가까운 나무에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며칠전엔 이 새가 집으로 들어오려고 창문을 여기저기 쿵쿵거리며 날아다녀서 잠깐 걱정하기도 했다. 들어와도 난리지만, 들어오려고 부딪히다가 다쳐서 땅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너구리나 고양이가 순식간에 물어갈텐데. (이 동네에 너구리가 많다. 작년 겨울엔 우리 카운티에서 광견병 바이러스를 지닌 너구리가 두번 포획되서 너구리 주의보가 나오기도 했으니까..)
어쨌든 요즘은, 아직 해도 안뜬 이른 아침, 거의 대부분 이 새 우는 소리에 잠이 깬다. 오늘 아침도 마찬가지. 한참을 계속 그러길래 구경이나 하려고 파티오로 나가는 뒷문을 열었는데 그 소리에 놀라 푸드득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지금은 지저귀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데 한두마리가 아니다. 뭐, 꼬끼요~ 소리에 일어나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
뒷문을 닫고 들어오려다 땅을 보니 새벽에 살짝 비가 내린 모양이다. 조금은 쌀쌀한, 하지만 상쾌한 바람에 촉촉한 풀내음이 섞여서 집으로 들어온다. 이대로 잠시 열어놔도 좋지 않을까? 풀내음도 좋고, 좀더 잘 들리는 새 소리도 좋은 아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