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패스
엔지니어 한명이 팀을 떠난다. 자기 전공에 좀 더 맞는, Robotics쪽 스타트업에 합류하기 위해서인데, 좀더 많은 샐러리를 제시했지만 돈의 문제가 아니라서 잡을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NYU에서 Robotics.. 특히 Mechanics 쪽으로 전공한 인력이니 정확하게 자기 전문 분야, 하고 싶었던 일을 하러 가는데 그걸 무슨 수로 막겠나 싶다. 더구나 우리 회사에 와서 전혀 지식이 없었던 control과 sensor, communication protocol에 대해 배우고 일하면서 내공을 쌓았으니 이젠 정말 Robotics 쪽에서 탐낼만한 엔지니어가 됐다. 나 같아도 옮길듯.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엔지니어들의 문화가 좋기도 하다. 더 많은 돈과 큰 회사가 아니라 더 작은 회사로, 더 적은 돈을 받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미래를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투자한다는 식으로 도전에 나서는 엔지니어들이 많은 이 문화가.
하지만 개발 디렉터로서 내가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는... 지난 2년간 회사에서 개발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라고 쓰고 인력 감축이라고 읽어야 하는) 집중했던 터라 인력 여유가 없어서 업무 공백이 예상된다는 것. 이론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 단기적으로 업무를 대신할수 있는 수준의 리소스 여유..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지만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운가. 나야 지난 1년간 추가 인력 채용이 필요하다고 주구장창 요구해 왔다... 고 한마디 할수야 있겠지만 사실 쓸데없는 말이고 어떻게든 신규 인력을 뽑아서 업무 파악 끝날때까지 인력 운용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골치 아프다. 이런 인력 순환이 너무나 빈번하고 자연스러운 미국 회사에서 개발 디렉터의 역할은 사실상 인력 운용이 90%인데.. 내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계속 드는 의문은 그렇다면 "나는" 지금 회사에서 계속 있는게 맞는가 하는 것. 이제 얼마 뒤면 3년을 채운다. 그동안 내가 이 회사에 어떤 value를 주었는지, 앞으로 어떤 새로운 value를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이 회사가 내 커리어에 어떤 value를 더 줄 수 있는지 고민되는 요즘이다. 내 커리어 패스의 다음 스텝은 어디가 되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