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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geb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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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이 된 첫째는 이제 학교에서 Algebra 수업을 듣는다. 어떻게 보면 인류 문명의 정수라고 볼 수 있는 철학, 그 철학의 한 부분인 논리가 숫자와 관계식으로 표현되어 정리된 지적 유희의 끝판왕인 수학, 그리고 그 수학의 정수라고 부를수 있는게 algebra 대수학 이다. 미국, 그중에서도 뉴저지의 공교육에서 algebra의 기초는 2학년만 돼도 시작하지만 말 그대로 기초일 뿐이고 본격적인 수학적 아름다움을 다루기 위한 준비는 7학년은 되어야 다루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 이외에 집에서 algebra 책을 한권 사서 아이에게 조금씩 가르쳐 주고 있는데 가르치는 속도와 내용 설명을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고민이 많다. 아이가 수학을 부담이 아니라 재미로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 자칫 그 경계를 넘어갈까 싶어서 조심스럽다.  문제풀이의 대상이 아닌 논리와 사고의 유희로 즐기는, 인문학으로써의 수학은 정말 재미있는데 어떻게 해야 그 재미를 느끼게 해줄 수 있을런지.

바람 잘 날 없는.

사람 사는게 다 그렇겠지. 라며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머리 복잡한 건 어쩔 도리가 없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큰 변화가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경영 회의에서 들었다. 특별한 이슈 없이 모든게 잘 진행된다고 가정할때 빠르면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발표가 날 것 같다. 어느 정도는 예상 했었기에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몇 년 뒤의 일로 예상했던터라 당장 올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에는 제법 놀랐다.  경영 회의가 끝나고 CEO가 자기 사무실로 따로 불러서 작년 성과 보너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변화 이후 내가 받게될 benefit 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이후에도 자신은 계속 CEO로 남아 있을 예정이기에 자신의 senior staff 들도 계속 남아서 조직 변동 없이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는게 그의 바램.  그의 앞에서는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냥 속으로 승진해서 경영진이 되니 이런 정보도 미리 알게 되고 또 혜택도 주어지는구나 하는 생각만 했을뿐. 상대에게 꼬치꼬치 캐묻는걸 싫어하는 성격 때문인지, 내가 따진다고 별로 바뀔게 없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을 꺼 버리는 성향 때문인지 모르겠으니 그냥 그 자리에서 말을 할 필요성을 못느꼈다. 내 무반응을 지켜보며 CEO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싶기도 하지만 사실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좀 애매했다. 좀 멋있는 말도 해가며 협상을 해야 하는건지 아니면 자세한 내용을 물어봤어야 하는건지 알 수 없었다. 경험이 좀 더 쌓였으면 내 대응도 달랐을텐데 이제 겨우 넉달밖에 안돼 업무 적응하기에도 벅찬 시간이었기 때문에 경영 임원으로의 태도를 갖출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미팅을 마치고 나와서 지금까지, 주말 내내 머리속은 이만저만 복잡한게 아니다. 남을 것인지, 남아서 약속받은 benefit 을 누릴 것인지 아니면 이 참에 보너스 받아 챙긴뒤 다른 회사로 옮길 것인지 하는. 당연히 옮길만한 다른 회사들은 어디가 있는가 하는 고민도 함께. 이제 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가 ...

낭만, 그리고 기억들

일상은 짜증날 만큼 시시하고, 기억은 저릿할 만큼 아름답다.  와인 한병을 따서 홀짝거리며 과거의 글을 읽어보는 시간.  쓸쓸함이 낭만이던 시절, 어설픈 한편의 글 조차도 영혼 없이 두드리는 지금의 글 보다 몇배는 더 아름답다. 쓸쓸함은 낭만으로 치환되고, 낭만은 문자로 새겨지던 시간들.  이제는 쓸쓸함은 여전하나 낭만은 없고, 간신히 끌어 모은 낭만조차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번거로와진 건조한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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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이렇게 저문다. 오후 늦게 시작된 비는 한참 세차게 내리고 있고 뒷마당 수양장을 덮어 놓은 커버를 두드리며 시끄러운 빗소리로 2022년의 마지막 날을 기억하게 하고 있다.  종각에서 치는 제야의 종이든, 타임 스퀘어의 볼드랍이든 첫째가 태어난 뒤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올해는 아내와 조금 기다리더라도 TV에서 볼드랍 행사를 보기로 했다. 아, 그러고 보니 이렇게 비가 오는데 볼드랍을 진행 하려나 모르겠네.  어쨌든 2시간 가량 남은 그 행사까지 벽난로를 활활 피워놓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위스키를 한 잔 할까.. 싶기도 한데 마시면 왠지 끝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잠이 들 것 같아서 망설이는 중. 2022년은 조금 벅찼다. 지난 1년을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감당하기 벅찼다고 하는게 가장 정확할 것 같다. 어떻게 일일이 다 이야기 하기 힘들 만큼 여러 일들이 있었던 한 해. 생활면에서 그리고 감정적인 면에서 모두. 길게 이야기 하면 오히려 잘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은 한 해.  내년은 다를까? 달랐으면 좋겠다. 아래 사진은 지난 봄 디즈니월드에서 찍은 불꽃놀이. 날씨가 별로라 뉴욕 볼드랍 화면은 별로일 것 같아 이걸로 대신해볼까 한다. 

기부

크리스마스 오후.  시간을 내서 포코노 수녀원에 온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다. 아내가 만들어 놓은 치즈 케이크에 더해 동네에 생긴 파리바게뜨에서 한국식 빵도 한보따리 사서 함께 들고 갔다. 수녀님들께서 준비하신 점심 식사를 하고 세시간 정도 이런 저런 수다를 떨었는데 평소 두 분만 계셔서 그런지 누군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이 약간은 신난 듯 보였다. 하긴 왜 아니겠어. 한편으로는 어떻게 보면 요식 행위에 불과한 빵이나 과일 같은.. 인사 치례 물품을 사가는 것 보다는 그냥 그 돈만큼 기부를 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나치게 현실적인가. 하지만 오가는 정이 꼭 과일이나 빵, 케이크일 필요는 없다. 기부금에도 분명 정이 오갈 수 있을 테니까. 어쨌든 에콰도르 수녀원과 포코노 수녀원 앞으로 각각 체크를 써서 봉헌했다. 적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다음에는 빵값도 현금으로 기부하는 걸 고려해 봐야지.  그리고 이번주 회사 CEO에게 이야기 해서 수녀원 다이닝 홀의 조명 교체를 위한 물품을 회사 이름으로 기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주말에 한번 더 가서 전기 배선 등을 확인한 뒤 조명 fixture 와 dimmer 필요 수량을 다시 한번 컨펌해서 보고하면 1월에는 교체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것 같다. 처음엔 개인 기부로 교체해 드리려 했는데 회사에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니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애초 내가 지불하려 했던 비용은 그럼 현금으로 추가 기부하면 될라나.  어쨌든 연말이니, 개인이고 회사고 할 것 없이 기부의 시즌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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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식구들이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간 혼자 거실로 내려왔다. 어제 밤 늦게까지 아내가 이웃들에게 선물한다며 치즈케이크를 만들었는데 오븐을 열어보니 완성된 케이크들이 들어 있다. 선물용으로 작은 용기에 만들었는데 확실히 full size 보다 이게 더 나은듯. 선물하기도 낫고, 먹기도 좋다. 마침 아침에 내려 놓은 커피가 있는데 잠시 치즈케이크와 커피 조합을 고민해보다 포기했다. 선물용이라고 미리 이야기를 들었는데 손을 대기는 좀..  요즘 집 안 온도를 조금 낮게 유지하고 있어서 첫째의 불만이 많은데 새벽에 내려와보니 거실이 썰렁하다. 사실 68도.. 그러니까 섭씨 20도로 유지하고 있는거라 그렇게 춥다고 할 수 없지만 창이 많은 주택인데다 집 천장이 높은 만큼 외풍을 무시하기 어렵다. 가만히 있으면 어디선가 찬바람이 불어 온다. 그래서 같은 20도라도 한국 아파트의 20도와는 차이가 있다. 잠시 망설이다 거실 벽난로에 불을 피웠다. 어제 저녁 내내 주구장창 나무를 태워 아직 재가 좀 있는데 그냥 그 위에 올려서 불을 붙였다. 어차피 싼타할아버지 오실때 불편하지 말라고 오후에 막내와 함께 벽난로 청소해야 하는데 그 때 한꺼번에 치우지 뭐. 그렇게 불을 피워놓고 보니 어두컴컴한 새벽, 따뜻한 커피 한잔 손에 쥐고 거실에 앉아 있는 것도 제법 괜찮다. 손가락을 꼽아 보니 이번이 미국에 넘어와서 다섯번째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첫해에는 나름 크리스마스 쇼핑도 다녀오고 저녁 식사도 좋은데 가서 사먹었었는데 이번에는 아이들끼리 서로 주고 받을 선물을 직접 고르고 사게 하기 위해 어제 저녁 target 에 다녀온 것 말고는 다른 쇼핑을 다녀오지 않았다. 오늘 오후에 서점에 다녀 오는것 정도가 유일하지 않을까. 저녁에 성당이야 가겠지만 그 밖에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계획에 없다.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 아내와 나 둘 다 바빠서 뭔가 다른걸 할 여유를 내지 못했다. 정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도 간신히 했을 정도니까. 절대적인 ...

고속 성장의 대가

52시간은 주5일제 기준 삼일은 하루 10시간, 이틀은 11시간씩 일 해야 달성 가능한 근무 시간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출퇴근에 각각 한시간씩 걸린다고 가정하면, 9시에 일을 시작해도 저녁 7시까지 일을 해야 한다. 만일 점심과 저녁으로 한시간씩 빼야 한다면 밤 9시까지 일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고 집에 돌아오면 10시가 된다. 여기에 더해 매주 이틀은 11시에 집에 들아오는 생활을 해야 52시간을 채우게 된다. 부서 회식이라도 한번 하면 주말 출근을 해야 간신히 52시간을 채울수 있다. 아니면 자정 무렵까지 일하거나. 이런 생활을 버틸수 있다 하더라도 이런 생활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건 불가능하다. 부부가 맞벌이라도 한다고 보면 외부의 보육 노동력 유입이 없이는 가족 자체가 유지되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대단한거지 절대로 모든 사람이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한국 언론의 기사대로 이렇게 주당 52시간을 일하고도 생계 유지가 어렵다면 그건 더 심각한 문제다. 기업들을 뭐라 하는게 아니다. 근로자들이 이미 상식적인 수준의 가정 생활이(혹은 연애 생활이) 힘들 정도의 근무 시간을 일하고 있는데 그러고도 생계 유지가 안된다면 국가 전체 부의 재분배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52시간 노동을 하고도 노동자의 생계 유지가 안되는지를 더 큰 줄기에서 따져보는게 맞다. 단순히 30인 미만 사업장 사장과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싸움으로 만들어 버릴게 아니라. 그런데 한국 정부의 해법은 일을 더 하면 된단다. 참 쉽다. 최저 임금은 말 그대로 그 이하 시급을 받으면 한국 사회에서 인간적인 생활이 불가능 하다는 하한선을 정해준 것 뿐이고 권고는 그 금액 이상 지불해라 인데, 너도나도 최저 임금만 주고 직원을 부린다. 그래서 최저 임금을 올리면 자영업 종사자들이 망하고 국가 경제가 망한단다. 그렇다면 어째서 최저 임금을 줘야 자영업장과 소규모 기업들이 운영 가능한지, 왜 이렇게 최저 임금에 국가 경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