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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의 독립에 대한 대화

요즘 첫째와 이런 저런 대화를 참 많이 한다. 함께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주말에 둘이서만 자전거를 타고 멀리 다니면서 대화가 더 늘기는 했으나 아이가 7학년에서 8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전과 확연하게 차이가 날 만큼 대화가 늘었다. 이와 관련해서 아이에게 아빠이기 전에 사춘기를 먼저 겪은 한 남성으로서 네가 참 멋있는 아이로 자라고 있다고 보여 부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다고 했다. 나는 이 아이의 나이때 아버지와 대화 자체를 안하려 했었는데, 이 아이는 다르다. 어른들과 대화를 하려 하고, 자기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변명을 하지 않고 인정한다.(간혹 그래서 더 대담하게 잘못을 저지르기는 하지만....) 요약하면, 내가 못했던 걸 이 아이는 한다. 같은 사춘기에. 어쩌면 그래서 제안했던 것 같다. 어제 저녁 함께 피자를 먹으면서 아이에게 그랬다. 5년 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제 성인으로써 독립을 하게 될텐데,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직업을 갖든 혹은 대학을 가든 상관 없이 6개월이든 1년이든 하와이 같은 곳에 가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남는 시간은 주구장창 서핑을 즐기면서 해변에서 한껏 시간을 보내고 오는게 어떠냐고. 스스로를 책임지는 어른으로 첫 발을 내딛으며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지 고민해보고 또 마음껏 젊음을 즐겨 보는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른으로써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이제 그럴 기회가 없을테니 시작점에서 한번 쉼표를 찍고 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다. 그런 고민과 사색은 어디서든 할 수 있지만 도서관이나 골방에 앉아서 하기 보다 하와이 같은 곳에서, 파도를 바라보며 하는게 더 낫지 않겠냐고. 19살의 치기 어린 감성으로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그 시간이 돈 버는데는 쓸모 없을 확률이 높지만 아빠 나이가 됐을때 얼마나 삶에서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이 될지는 상상도 못할 거라는 건 아이에게 말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상상도, 이해도 못할테니. 나는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 대학을 가고 성인이 되었으나 고...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는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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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일정의 출장을 위해 공항에 도착.  어디선가 피아노 소리가 들려 둘러보니 탑승 게이트 앞 피아노를 두 여성이 번갈아 가며 연주하고 노래도 부르고 있었다. 악보가 없어서인지 가끔 틀려서 다시 치기도 하는데 그래도 듣기 좋았다. 지난 금요일부터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잠시나마 그 일을 잊을수 있었고 뭔가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연주가 끝난 뒤에 옆에 가서 오늘 정말 힘든 하루였는데 덕분에 힘든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두 여성들은 내 힘든 하루에 대한 위로와 함께 자기들의 연주와 노래가 도움이 됐다니 기쁘다며 내 행운과 safe trip을 기원해 줬고. 그렇게 감사와 위로를 주고 받고 났더니 마음이 한결 더 가벼워 졌다. 미처 말해주지 못했는데, 이들 또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행복하고 안전한 비행이 되기를. 뒤늦게나마 이렇게 기원한다.

Rutgers Scarlet Knights vs Northwestern Wildcat

지역 주립대인 Rutgers University 풋볼팀인 Rutgers Scarlet Knights 와 Northwestern Wildcat 의 2023 College football 경기에 다녀왔다. 처음 가보는 College football 경기인터라 대학 경기가 뭐 얼마나... 하고 갔다가 정말 깜짝 놀랐다. 무슨 한일전 보는 줄. 주차부터 고생하더니 Rutgers 의 대학 컬러인 붉은색 셔츠를 입은 사람으로 경기장이 거의 가득 찼다. 학생들만 온게 아니라 지역 주민들까지 해서 온 가족이(말 그대로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손자 손녀까지) 총 출동한 모습들도 정말 정말 많았다. Rutgers 가 시종일관 압도한 끝에 24-7 로 승리. 경기 초반 Rutgers의 와이드리시버 Ian 이 end line 끝에서 가까스로 공을 잡아 첫번째 터치다운에 성공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Ian이 공을 잡았을때 end line 을 벗어났는지 아닌지 애매해서(착지 했을때는 확실히 라인을 벗어나 있었지만 잡는 순간이 라인 인 이었는지가 관건이었다)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었다. 내가 찍은 동영상이 바로 그 상황으로 비디오 판독 후 터치다운이 선언되는 상황을 담았다. 터치 다운이 선언되고 경기장은 잠시 광란의 시간을. 직접 본 느낌으로는 이 순간 Ian이 붕- 하고 날았다. 음... 그렇게 밖에 표현이 안된다. 여튼, 저 세상 텐션인 사람들 많이 봤다. 가끔 경기보다 이 사람들 보는게 더 흥미로왔을 정도.

연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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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or day 연휴의 시작. 첫째와 아침 일찍 15마일 자전거를 타고 왔다.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았고 전형적인 가을 하늘이 펼쳐졌다.  점심 먹고 아이들은 게임을 시작했고 아내와 둘이 뒤뜰에 나와서 노닥거리고 있었는데, 아내는 조금 전에 pool chair 에 누운 채로 잠이 들었다. 낮잠 자기 좋은 날씨. 하여 굳이 깨우지 않고 있다. 3~4시쯤 되면 게임 시간이 끝난 아이들이 수영하겠다고 나올 것 같으니 그때까지는 그냥 둬도 되겠지.  난 옆에서 '달라구트 꿈 백화점'을 읽고 있는데 읽으면서 마음이 붕 뜨는 듯한 소설은 오랜만인듯. 술술 읽히고 쉽게 빠져드는 걸 보니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가보다.  어쨌든 날씨가 술 마시기 아까울 만큼 좋다.

사람 고민

새벽에 집에서 나와 인디애나로 날아가서 미팅을 하고 다시 뉴저지로 돌아왔다. 우버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는 중. 12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지난 수요일 밤, Warehouse director가 사직서를 냈고 당장 다음주까지만 일하겠다고 통보를 했다. 다음주까지 출근한다고 하지만 그 사이 노동절인 월요일과 붙여서 목, 금 휴가를 냈기에 사실상 3일 노티스를 한 것. 2주 노티스가 기본 상식인 점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 더구나 시니어 매니저들은 하고 있는 일의 중요성을 고려해서 일찍 이야기 해 새로 사람을 뽑든 임시로 다른 사람이 진행중인 일을 넘겨 받든 회사가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게 도와주는게 매너인데,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warehouse들을 총괄하던 director가 3일 노티스를 하는건 어떤 이유로 퇴직을 하는 것이든 정말 매너가 없는 행동이었다. CEO와 HR Director 그리고 나까지 셋이 목요일 아침에 회의를 했고 그를 잡기 위한 어떤 협상 없이, 다음주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날 바로 내보내기로 했다. 설사 협상을 그쪽이 원하더라도 내보내기로 했다. 이런 사람을 회사의 주요 자리에 둘 수 없다는게 그 이유. 우리 회사의 인사 원칙중 하나인, asshole과는 일하지 않는다가 적용됐다. 퇴직 사유가 다른 더 좋은 기회를 찾아서든,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자기가 얼마나 회사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인지하고 있다면 이렇게 행동해서는 안됐다. 인사에서 목요일에 바로 통보를 했고 나는 warehouse 팀의 메인 사무실이 있는 인디애나에 팀을 단속하러 오늘 당일 치기로 다녀왔다. 미팅은 잘 됐지만 앞으로 warehouse를 어찌해야 하나 고민. 술 한잔 하고 싶은 날이다.

Ride bu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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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 오후에 샵에서 주문한 첫째의 자전거 조립과 세팅이 끝났으니 가져가라는 연락이 왔다. 퇴근길에 들려서 가져왔고 토요일은 놀러온 손님+아이들 친구와 수영장에서 노느라 오후부터 저녁까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오늘. 성당을 다녀온 후 재빨리 점심을 먹고 나와 첫째의 자전거를 차에 싣고는 자주 가는 D&R canal 트레일을 향했다. 아직 얼마나 아이가 따라올지 알 수 없어 우선 한시간 정도만 타 보기로 하고 속도를 조절해 가며 달렸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잘 따라왔다. 한시간동안 10마일 조금 넘게 달렸는데 이만하면 처음 장거리 라이드 치고는 잘 탔다고 보여진다.  날씨도 좋았고, 아이와 함께 라이드를 하는 기분도 좋았다. 새삼스럽지만 이 아이가 언제 이만큼 컸을까. 어쨌든 이제 라이드를 함께 할 친구가 생겼다.

첫째의 그래블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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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 첫째와 코어 근육의 힘과 지구력을 어떻게 하면 더 기를 수 있을지에 대해 잠깐 이야기한 적이 있다. 펜싱을 배우고 있는 첫째가 시합이(공식전이 아닌 클럽내에서 친구들과 하는 시합이지만..) 길어지면 급격하게 힘이 빠진다는 것과 몸에 힘을 주고 자세를 잡을때 다른 친구들보다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을 한 다음이었다. 사실 근력 운동을 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기는 한데, 악착같이 플랭크를 오래 하거나 덤벨을 들었다 놨다 하는 반복 운동을 첫째가 질색하는 상황이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어쩌면 별 상관 없을 수도 있지만 문득 생각이 나서 아이에게 툭 던졌다.  "아빠하고 자전거 탈래? 아빠처럼 장거리 타다 보면 코어와 지구력이 좋아질텐데." 별 기대하지 않고 장난처럼 던진 말이었다. 지난 2~3년간 가끔씩 이야기를 했지만 첫째는 운동을.. 특히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을 싫어하는 만큼 늘 1초도 고민하지 않고 거부했던 터라 별 기대도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 이날은 잠깐 생각하더니 OK 를 했다.  "네." 예상을 못했던 터라 잠시 아이를 쳐다봤는데 뭐가 문제냐는 시선이 되돌아 왔다. 얼른 (마음 바뀌기 전에) 오케이 하고 자전거를 사주겠다고 했다.  그로부터 두달이 지났고 그 사이 아이는 한국을 다녀왔다. 지난주부터 어떤 자전거가 좋을지 본격적으로 상의 하다 Giant Revolt2 black color small size 로 결정했다. 아이가 조금만 더 자라면 나보다 키가 클텐데 그때를 위해 Medium size로 할까도 고민 했었는데 그건 아이에게 당장 너무 큰 프레임일것 같아 small로 했다. 내가 small size도 탈 수 있는 키니 아이가 나보다 커지면 내 자전거를 주고 내가 그걸 타면 되겠지.  어떤게 아이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모르겠다. 펜싱을 시작한 뒤로 운동에 조금 더 관심이 생긴건지, 아니면 나이가 들면서 아빠와 시간을 보내는 것에 좀 더 점수를 주기 시작한 건지, 그도 아니면 그냥 아빠가 원하는 것 같...